병상감축 완료하고 이번주부터 인상수가 적용…병원별 이행계획 추진
질적인 진료협력체계 강화…10개소 상급종병도 추가로 신청서 제출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상급종병 구조전환에 참여한 8개 병원이 총 763병상을 감축하고, 각 병원마다의 방식으로 필수의료를 강화한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1차 선정 기관으로 총 8개소(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구로병원, 고려대안산병원, 경북대병원, 경희대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전북대병원, 중앙대병원)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사업은 상급종병이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으로 진료하는 ‘중환자 중심 병원’으로서 기능을 확립하고, 전공의의 과도한 근로에 의존하던 관행을 개선해 밀도있는 수련을 제공하고 ‘임상과 수련’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1차 선정기관 8개소는 지원사업 선정평가 자문단에서 ▲병상감축 계획 ▲전공의 연속근무 시범사업 참여(미참여 기관은 신규신청) ▲구조전환 이행계획(2025년) 수립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해 결정됐으며, 지원사업기간은 3년이다.
◆중증 중심으로 진료체계 전환= 시범사업은 중증환자 중심으로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경증진료를 축소하면서 확보된 진료역량은 중증, 응급환자 등 필수의료 대응 기능 강화에 투입한다.
지금까지는 경증환자를 포함해 진료와 검사를 늘릴수록 이익이 되는 구조임에 따라 일반병상은 확장하면서도, 중증 응급 등에 필요한 인력과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축소돼 필수의료 대응 역량이 저하됐으나, 앞으로는 중증·응급 진료라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는 구조로 본격 전환된다.
지원사업에 참여한 8개 상급종은 중환자실, 특수병상, 소아·고위험분만·응급 등 유지·강화가 필요한 병상을 제외한 일반병상을 감축하고, 자체 계획에 따라 중환자·응급 등 진료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충해나가기로 했다.
8개병원 일반병상 감축현황을 보면, 세브란스병원이 290병상(2111→1821병상)으로 가장 많은 감축이 이뤄지며, 고대구로 96병상(921→825), 고대안암 86병상(895→809), 경희대 74병상(758→684), 고대안산 67병상(712→645), 중앙대 66병상(645→579), 전북대 50병상(1010→960), 경북대 34병상(758→724)이 줄었다.
각 병원들은 중환자·필수의료 강화 계획을 제출했는데, 정부는 이를 유형화해 소개했다.
에를 들어, A병원은 중증응급질환 후속진료 인력을 확보하고 응급외상팀을 충원해 필수의료 전담인력 배치를 확대하고, 신경계 중환자실을 증설해 인프라를 강화한다. 또 ‘외상환자 원스톱 진료시스템’과 ‘지역응급·외상 진료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B병원은 응급·외상 전문의를 증원하고 응급진료센터 진료지원인력을 증원한다. 또 인프라 강화를 위해 필수의료 병상을 증설하고(응급전용중환자실 10↑, 외과계 중환자실 20↑, 고위험산모집중치료실 2↑, 신생아중환자실 2↑), 진료과 팀 구성을 통해 중증외상환자 신속 대응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한편, 중증상병 해당환자 재실시간 관리, 권역 내 고위험 분만환자 진료협력 강화를 추진한다.
C병원은 응급의학과·산과·소청과·신생아중환자실 전문의를 확보하고, 외과계 중환자실을 신설한다. 또 심뇌혈관질환 24시간 내 시술·수술 제공을 위한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중증·응급질환 전문의 중심 신속 협진체계 운영을 강화한다.
D병원은 응급·외상·소아중환자 전문의를 확보하고, 배후진료 인력을 보강하며 필수의료 진료지원 간호사 호가충, 심뇌혈관 전담 코디네이터 배치를 추진한다. 인프라 강화를 위해서는 권역응급의료센터 10병상을 증설하고, 응급수술 환자 의뢰 시 수술실 즉각 이송 패스트트랙 마련, 필수의료 진료운영센터 신설, 권역 내 병의원과 협력을 통한 고위험산모 안심시스템 구축을 함께 추진한다.
◆단순 환자의뢰회송 탈피한 질적 진료협력체계= 상급종병을 중심으로 권역 내 진료협력 네트워크가 강화된다. 기존의 단순한 환자 의뢰·회송에서 벗어난다.
실질적인 진료협력이 이뤄지도록 권역과 인접지역 내 상급종병과 2차병원을 중심으로, 의사의 정확한 소견을 토대로, 진료정보가 연계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환자 증상에 따라 진료협력병원 간 신속진료체계(패스트트랙)를 구축한다.
이러한 진료협력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정부는 진료협력에 필요한 노력에 대해 지원을 강화하고, 한 사람 진찰하는 것보다 진료협력에 대한 노력이 더 많이 보상될 수 있도록 ‘전문적 의뢰·회송 수가’를 인상한다. 환자에 대한 회송이 보다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회송을 보내는 의료기관 뿐 아니라 회송을 받는 진료협력병원에 대해서도 진료협력지원금을 지원한다.
또한 수도권 상급종병에서 비수도권 상급종병으로 환자 회송도 촉진할 수 있도록 상종 간 회송에 대한 지원도 새롭게 신설한다. 8개 병원들은 이미 병상감축을 마쳤으며 이번주부터 인상된 수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팀 기반 업무재설계로 효율적 인력 운용체= 현행의 인력을 유지하면서도 효율적인 업무가 이뤄지도록 업무구조를 재설계한다.
‘전문의+진료지원간호사 팀 기반 업무’를 도입해 중증환자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진료지원 간호사의 역량 강화를 위한 자체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내실있게 운영하도록 한다. 또한 인력의 감축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고, 교육훈련 등을 통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수련 기능 강화 통한 임상-수련 균형발전= 상급종병 구조전환 과정에서 지도전문의는 역할을 강화하고, 전공의에게는 다양한 임상경험을 제공하는 등 밀도있는 수련이 이루어지도록 추진한다. 이를 통해 임상과 수련이 균형적으로 강화될 수 있도록 한다.
구조전환에 참여한 상급종병은 전공의가 수련생으로서 보다 나은 여건에서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병원마다 자체 계획을 수립·운영해야 한다.
또한, 전공의들이 다양한 수련경험을 할 수 있도록 내년도 다기관 협력수련 시범사업이 시행되는 경우, 상급종병 구조전환 지원사업 참여병원도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상급종병 구조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상급종병이 중증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상급종병이 진료해야 하는 적합질환군을 보완하는 것에서 나아가, 현행 중증환자 분류체계를 단순히 상병 기준이 아닌 연령, 기저질환 등 환자의 상태를 반영하는 새로운 분류 기준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이번에 선정된 8개 상급종병 외에도 현재 10개 상급종병이 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으로, 초기에는 주 단위로 선정하면서 준비가 된 병원에는 조속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한다. 구조 전환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급종합병원은 상황에 맞게 충분히 준비하고 들어올 수 있도록 연말까지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복지부 정경실 의료개혁 추진단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통해 바람직한 전달체계로 이행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세밀히 살피고,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가면서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