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요실금·발기부전 등 합병증↓…환자 중심 치료 역량 입증
중앙대병원 태종현 교수 “로봇수술 도움 될 환자 선별 가장 중요”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중앙대병원 비뇨의학과 태종현 교수는 전립선암·신장암·방광암 등 비뇨기계 종양을 전문으로 하며 짧은 시간 안에 로봇수술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젊은 비뇨의학과 의사다.

그는 ‘종양학적 완치와 삶의 질 회복은 선택이 아니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SP플랫폼을 활용한 개인별 맞춤형 최소침습 수술 모델을 구축해가고 있다.

이에 의학신문은 태종현 교수<사진>를 만나 비뇨기종양 로봇수술의 가치 및 젊은 외과의사로서의 수술 철학 등을 들었다.

SP 수술 비중 77%…좁은 공간서 장점 분명

중앙대병원의 전립선암 로봇수술 패턴은 SP 플랫폼 도입 이후 눈에 띄게 달라졌다. 태종현 교수는 “도입 초기에는 Xi 로봇과 SP가 비슷한 비율이었지만, 6개월 만에 SP 비중이 77%로 크게 늘었다”며 “SP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복막 외 접근법을 활용하면 통증이 적으며, 장은 물론 수술 당일 물이나 식사를 시작할 수 있을 만큼 환자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SP 로봇수술이 복막을 열지 않고, 장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바로 전립선암이 위치한 골반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태 교수는 모든 환자에게 SP를 적용하는 것이 아닌 맞춤형 로봇수술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그는 “전립선암 종양 크기가 매우 크거나, 림프절 절제가 넓게 필요할 때는 Xi가 더 유리하다”며 “반대로 장 유착이 예상되는 환자나 복막을 열지 않는 것이 유익한 경우에는 SP가 최적이다. 환자의 해부학, 종양의 병기와 위치에 따라 접근법을 바꾸는 ‘맞춤형 로봇수술’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 교수는 로봇수술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짚었다. 그는 “이미 표준치료로 자리잡은 개복·복강경·로봇수술 간 전립선암의 생존률·재발률은 큰 차이가 없다”며 “하지만 요실금·발기부전·통증·회복 속도 등 같은 삶의 질에서 차이를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실제 태종현 교수의 종양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서 3개월 이상 요실금 남는 경우가 거의 없고 발기기능도 대부분 회복돼 재진을 받기 위해 오는 환자들 모두 웃는 얼굴로 그에게 진료받고 있다.

정교한 술기 및 맞춤형 전략으로 로봇수술 완성도⭡

이 같은 성과는 태 교수의 신경·조직 보존 전략과 정교하고 세밀한 술기에 있다. 그는 발기부전에 영향을 주는 열에 취약한 C-fiber로 구성된 신경혈관다발 보호를 위해 열 대신 역행성 조기 유리법으로 신경을 풀어준 후 클립 결찰술을 활용하고, 요실금 최소화를 위해 전립선과 요도가 만나는 앞쪽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고자 수술대가 파텔 교수의 ‘최소 정단부 박리술’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종양이 방광경부까지 침범한 경우처럼 보존술이 위험한 상황에서는 기존 수술원칙을 지킨다. 그는 “기능 보존만 쫓다 보면 절제연 침범 위험이 생길 수 있다”며 “종양학적 안전성과 기능 보존의 균형이 항상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중앙대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전담 코디네이터 운영은 물론, 전립선암 환자의 상당수가 70대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해 철저한 수술 전 평가 및 환자선별, 마취과와의 긴밀한 협진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ERAS(조기 회복향상 프로토콜) 기반의 수술 후 집중 관리를 도입·운영함으로서 면담부터 수술·회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표준화했다.

로봇수술 기술 혁신, 중심은 환자

아울러 태종현 교수는 로봇수술이라는 기술 혁신의 중심에는 여전히 환자가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태 교수는 “로봇은 훌륭한 도구지만, 수술의 성패는 결국 로봇을 조종하는 의사의 풍부한 경험과 정확한 판단력에 달려 있다”며 “모든 환자에게 로봇수술이 최선은 아닌 만큼,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의료윤리에 맞게 로봇수술이 도움이 될 환자를 선별해 시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사의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특히 환자 중심의 치료를 해야한다”며 “환자 개개인의 해부학적 특성·상태 등을 고려해 불필요한 손상을 최소화하고, 수술 후 환자 삶의 질을 온전히 회복시키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좋은 로봇수술”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환자 중심의 수술을 하고 싶다는 태종현 교수는 로봇수술의 혜택을 후배 의사들은 물론 더 많은 환자들이 누릴 수 있길 바란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태 교수는 “종양학적 안전성과 기능 보존 사이의 아주 미세한 균형점을 잡는 술기를 완성하고, 그 술기를 더 단순화해 후배 의사들이 쉽게 배우고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로봇수술 술기가 이어질 수 있길 희망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로봇수술이 전립선암의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비급여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커 혜택이 일부 환자에게 국한될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을 통해 치료에 제약받지 않고, 더 많은 환자가 최상의 치료를 받을 수 있길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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