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실습을 나오는 학생들의 한결같은 질문이 있다. “무슨 과를 하는 것이 좋은가요?”다. 늘 받는 질문이지만 대답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흔히 외과나 산부인과를 '기피과'라고 하는데, 모든 학생들이 기피하는 것은 아니다. 외과 중에서도 유방-내분비외과나 혈관-이식외과는 오히려 선호한다. 산부인과도 산과전공을 기피하는 것이지 부인과전공을 기피하는 것은 아니다. 인기과의 판도는 세상이 변하는 만큼 빨리 바뀐다. 인기과가 바뀌는 이유가 무엇일까? 건강보험 때문이다. &nbs
제약업계에 근무하면서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가 아직은 쓸만하게 작동하고 있구나' 하고 느낀 계기가 있다. 초강대국인 미국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의 수가 우리나라 인구수보다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이다. 오바마 1기 정부시절인 2010년 3월 21일 근 100년 만에 미국의 건강보험개혁법이 통과 되어 오는 2019년까지 3200만 명의 건강보험 적용을 늘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메디케이드(Medicaid) 지원을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하며 오바마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며칠 전 대한개원의협의회와 선한의료포럼 공동주최로 ‘의료일원화 공청회’가 개최되었다. 의료일원화의 필요성으로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국민건강의 향상 이라는 이유가 제시되었고, 의료계와 한의계의 치열한 공방이 전개되었다. 모든 사회적 갈등의 원인은 그 역사적 시발점에 있기에 필자는 의료일원화에 대한 해묵은 논쟁의 원인과 해결책을 해방 후 제정된 국민의료법에서 찾고자 한다. 20세기에 들어 생리학에 기초한 현대의학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서양의학이 유일하게 인정받는
제약업계가 어렵다고 한다. 어려운 것이 제약업계 뿐만은 아니겠지만 앞이 안 보인다고 불안해한다. 지난해 발표한 실적도 좋지 않다. 전체 매출이 줄었고, 이익은 급감했다.일반적으로 회사경영이 어려우면 회사는 신입사원을 뽑지 않는다. 그리고 기존의 인력은 사업 재배치를 통해 퇴직을 유도한다. 그래도 어려우면 일부사업에서 철수한다. 제약업계는 아마도 두 번째 단계로 들어 간 것 같다. 그동안은 새해 초 신입사원들이 현장(병원)에 연수 겸 인사를 하러 왔는데 올해는 신입사원을 거의 보지 못했다. 대신 경력사원들이 사업장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한국개발연구원(KDI)을 4년간 이끈 현부총리는 2009년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 추진 당시 일반약 약국 외 판매와 외부자본의 의원, 약국 투자허용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는 의약분야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의 한 면이고, 또 다른 면은 바로 영리법인약국으로 일반인의 약국 개설을 허용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의료민영화이다. 약은 약국 밖으로 풀고, 일반인 약국 개설을 허용해 약사의 약국 독점권을 깨겠다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공공의료 확대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건강보험공단 직영병원의 확충안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4월2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건강보험 직영 검진센터 및 의원 설립 △일산병원의 중앙의료원화 △병원경영악화 민간병원 인수 합병 등이 제안되었다. 이와 같은 공공의료기관의 확대방안은 최근에 진주의료원 사태와 맞물려 의료계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을 둘러싼 주요 논쟁의 핵심은 지방정부에서는 누적적자가 심화되고 있고, 인건비 비율(2011년도 77.6%)이
얼마 전 병원으로부터 의사를 구한다는 메일이 왔다. 물론 나에게만 온 것은 아니고, 병원 모든 의사들에게 보낸 거다. 의사 투성이(?)인 대학병원에서 그것도 병원장이 의사들을 상대로 의사를 구한다는 구인메일을 보낸 것이다. 사정은 이렇다. 작년에 우리 병원은 외국 어느 나라와 의료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 나라에 새로 짓는 병원에 우리 의료 인력을 파견하고, 그 나라 의료 인력을 우리 병원에 데려다 교육을 시키기로 했다. 새 병원이 지어진 이후에도 병원이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 경영
최근 수면마취제 ‘프로포폴’남용과 관련하여 마약법 위반 혐의로 정상급 여자 연예인 4명이 불구속 기소되거나 약식기소되었다. 처음에 수사착수단계에서 보도가 나왔을 때만 해도 적극 부인하던 이들은 185회 투여 등 구체적인 숫자가 나오는 기소 단계에 이르러서도 피부미용을 위해 의사 처방에 의해 투약을 받았을 뿐이라는 답변 일색이다. 결국 출연하던 프로그램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하차하는 등 신분상 불리한 입장에 처한 이들이지만, 그들의 팬들도 받은 충격은 매한가지다. 특히 그 중 두 사람은 아이를 출산한 엄마였기 때문에 팬들의
요새 학교는 두 가지 문제로 고민 중이다. 하나는 의학전문대학원 문제이고, 또 하나는 인턴제 폐지에 관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오는 2015년에 바뀌기 때문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을 포기한 대학은 2015년부터 예전처럼 의예과로 학생을 뽑는다. 일부 학생을 편입으로 받기는 하지만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로는 더 이상 신입생을 받지 않는다. 그렇다고 제도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부 대학에서는 의전원으로만 신입생을 뽑는다.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는 도입 초기부터 논란이 있었고, 그 성과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보건복지부 외청으로써 그간 역할을 다하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무총리 직속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지위와 역할이 바뀌었다. 즉 중앙행정부처로서 지위가 격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법령제정 및 예산편성권을 갖게 됨으로서 이제는 명실 공히 식품․의약품 안전행정에 관한 독자적인 자리매김이 구축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식약처는 중앙행정부처로서 지위가 격상되었다고 좋아만 할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막중한 책임이 수반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첫째, 식약처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다. 매년 해가 바뀌지만 올해가 특별한 이유이다. 대통령선거는 자주 하지도 않지만, 대통령이 바뀌면 많은 것이 바뀐다.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그 시대 흐름의 산물이다. 선거과정에서 여러 갈등들이 노출되었지만 그중에서도 세대간의 갈등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 세대문제에서 선거 때 가장 큰 이슈는 젊은이들의 표심이다. 2030 표심이 중요한 건 그들이 미래의 주역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적으로 많아서 당락에 중요한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출산율의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는 지난 2월 4일 공동으로 리베이트 단절을 위한 자정선언을 하였다. 의약품에 대한 처방의 대가로 제약회사가 의사개인에게 지급하는 의약품 리베이트를 받지 않음으로써 리베이트 수수로 실추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번 의료계의 리베이트 자정선언은 제약업계의 공정경쟁 규약이 시행 된지 오래되었고, 2010년 쌍벌제가 도입 된지도 거의 3년이 다 되어 가는 시점에 나왔기 때문에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의사 단체가 리베이트 단절의지를 최초로 천명한 것이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
정부가 응급의료에 큰 돈을 투자한다고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응급환자를 위한 이런저런 제도를 만들었지만 아직 문제가 있는 모양이다. 응급환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응급환자의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응급환자가 응급실에 오면 응급환자분류를 한다. 응급환자가 아니면 처치 후 귀가조치하고, 응급환자는 해당과의 진료 아래 입원이나 수술이 결정된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응급환자의 분류에는 문제가 없다. 응급여부에 대한 환자와의 다툼이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응급환자가 아닌 경우의 처치는 각 병원 응급실에서 병원수준
진료 현장에서 다양한 질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환자 대부분은 약의 처방을 원하고 빠른 효과를 기대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약을 ‘제대로’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마음대로 약의 양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다른 사람의 약을 짐작으로 먹는 경우, 장롱 속에 묵혀두어 유통기한이 훨씬 지난 약을 꺼내 먹는 경우 등 당혹스러운 사례가 부지기수다. 실제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병원에서 고지혈증 약을 처방 받는 환자 150명을 추적해 보니 거의 절반인 48%가 한 달 간 약을 복용한 후 알아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세계에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슈퍼주니어의 경우 일본은 물론 대만과 홍콩 심지어 저 남미의 칠레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공연을 보러 엄청난 수의 소녀팬들이 몰려들고 있다. 바야흐로 한국문화의 전성시대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의 우수성과 상품성은 이미 내수시장의 검증을 거쳐 해외에서도인정받고 있다. 그 이면에 가수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배어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다면 의료는 어떠한가? 이미 한국 의료의 우수성은 '의료관광'이라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외국환자의 국내
지난 21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서남대학교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총체적인 비리와 불법·편법적인 학사운영 등이 드러났는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서남의대 졸업생에 대한 의학사 취소 조치이다. 임상실습학점 이수를 위한 기준시간을 미충족한 학생들의 학점을 취소하고, 이에 따라 졸업이수학점이 모자란 134명에 대한 학사 취득을 취소하라는 결정 말이다. 학교와 교육당국을 믿고 교육을 받은 학생들 입장에서는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졸업생 중에는 의학사 학위가 취소되면, 의사면허 국가시험을 통과해서 병원에서
나는 요즘 심각히 고민 중이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이런 고민을 할 사람이 많을 줄 안다. 장학금 후원을 계속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다. 올해부터 대학등록금의 반을 정부가 지원한다고 한다. 반값 등록금이다. 반값 등록금이 시행된다고 해서 모든 학생들의 등록금이 반값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생활 형편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고 한다. 어려운 학생은 혜택이 많고, 형편이 나은 학생들은 혜택이 없다고 한다. 좋은 제도이다. 학생들의 가정형편에 따라 정부가 등록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반값 등록금은 학자금
2012년10월 8일자 모 전문지 기사를 보면,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1년 기준 종합병원의 의약품공급업체에 대한 구입대금 결제기간은 종합병원 318곳 중 48.1%인 153개 병원이 180일을 훨씬 넘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제기일이 300일 이상인 병원이 35곳이나 되고, 365일이 넘는 병원도 21개에 달한다. 4개 병원은 각각 무려 750일, 840일, 900일, 960일을 초과하고 있다. 이는 비단 종합병원뿐만 아니라 병원 및 의원 등도 유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얼마 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병원연맹(IHF) 총회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이번 IHF총회는 인구고령화와 부족한 의료인력 문제 그리고 의약품 리베이트 문제 등 최근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들에 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그런가하면 총회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IHF 대학병원 지부회의와 전략워크숍을 통해 대학병원들의 IHF 참여를 활성화하고, 국제보건의료정책 및 통계자료 공유 방안을 마련키로 했으며, 병원 유관기관 및 관련업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하기로 했다. 이번 IHF 총회는 한마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지난달 21일 2013년도 의원급 환산지수를 최종 2.4%(환산지수 70.1원)로 결정했다. 2.4%라는 수치는 지난 10월 협상시 건보공단이 마지노선이라며 제시한 수치였다. 의협은 날로 열악해지는 의원 유형의 생존을 위해 3.6% 이하는 절대 수용할 수 없었고,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사상 최초로 ‘보류’ 조치를 내릴 정도로 정부는 의원급 수가 결정에 적잖은 부담을 느꼈다. 페널티를 적용하자니 의협의 저항이 우려되고, 공단 최종안대로 가자니 그간의 관행을 깨는 일이어서 꺼려졌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