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상황 고려 ‘신뢰보호’ 적용 가능성 높아---병상 기능은 중증 중심 조정에 무게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정부와 지자체가 병상 과소·과잉지역을 분석해 관리에 나서는 가운데, 인천 지역에 건립을 진척시킨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예정대로 분원 확대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송도세브란스병원 조감도(왼쪽)와 서울아산청라병원 조감도
송도세브란스병원 조감도(왼쪽)와 서울아산청라병원 조감도

지난 9일 정부와 17개 시·도가 수립한 ‘병상수급관리계획(안)’이 병상관리위원회에서 확정돼 5월부터 시행된다.

이번 계획은 우리나라의 병상 과잉공급을 및 지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발표된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2023~2027년)‘의 후속조치로 구체적인 목표병상수를 처음 설정해 지역에 따라 감축·조정·증설 등을 추진하는 내용이다.

또한 오는 6월부터는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 개설이나 300병상 이상 종병 의료기관 개설자가 병원급 의료기관 추가 개설 시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받게 되면서(의료법 개정안 2024년 12월 국회 통과), 병원설립에는 ‘병상수급계획’과 ‘사전심의’ 두가지 병상조정 기전이 마련된 상황이다.

병상수급관리계획에서는 병상공급 과잉 지역 63곳(일반병상 기준)의 병상 수준을 조정하며 공급 조정지역은 24곳, 공급 제한지역은 39곳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병상 공급 제한·조정지역을 함께 묶어서 발표한 것은 기본적으로 두 지역 유형 모두 병상과잉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라며 “분석기준인 인구수/유출입 2개 중 하나가 과잉되느냐(조정지역), 2개 모두 과잉되느냐(제한지역) 차이일 뿐 관리가 필요한 지역으로 판단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수도권 상급종합병원들의 6600병상 분원 확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이 주목되고 있었는데, 분원확대 진행 상황에 따라 온도차가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병상수급계획 제한지역이라면 병상확대가 제한되며, 상급종병의 분원 설립은 복지부장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이미 건축 허가나 토지매매 등 건축이 진행된 곳은 복지부와 협의는 필요하지만 신뢰보호 차원에서도 인정돼야 하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인천광역시 병상수급관리계획(송도세브란스병원은 연수구, 서울아산청라병원은 서구 소속)
인천광역시 병상수급관리계획(송도세브란스병원은 연수구, 서울아산청라병원은 서구 소속)

당초 알려진 6600병상 분원확대 병원 중 신뢰보호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곳은 ‘송도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청라병원’으로 보인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2021년 1월 착공에 들어갔다. 지난해 토목공사를 마무리하고 시설 공사에 들어갔으며, 2026년 개원을 목표로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연면적 8만5800㎡, 지하3층/지상15층, 800병상 규모).

‘서울아산청라병원’은 올해 1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건축허가를 승인받았으며, 상반기 내 착공예정이다. 개원은 오는 2029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연면적 16만5899㎡, 지하2층/지상19층, 800병상 규모).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연수구(인천 남부권)로 병상 공급가능지역에 속했으며, 서울아산청라병원은 서구(인천 서북권)로 병상 공급제한지역이다.

복지부는 지난 2023년 병상수급관리계획안을 논의중인 상황에서도 건축허가를 받아 의료기관 개설 및 병상 증설을 추진중인 경우 신뢰보호 원칙에 따라 의료기관 개설을 불허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을 공개한 바 있다.

행정절차법 제4조(신의성실 및 신뢰보호)에서는 ‘행정청은 법령등의 해석 또는 행정청의 관행이 일반적으로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졌을 때에는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해석 또는 관행에 따라 소급해 불리하게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신뢰보호에 따라 병원개설이 그대로 진행되더라도 (의료기관 개설) 사전 심의과정에서 병상에 대한 기능을 중증 중심으로 조정하는 등 조정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아직까지 신도시에 증설을 계획하고 있더라도 사업자가 확정되지 않았거나 검토단계인 곳은 원칙적으로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지난해까지 6600병상 수준의 분원확대가 알려졌었던 병원들은 가천길병원(서울 송파구), 경희의료원(경기 하남), 고대의료원(과천·남양주), 서울대병원(경기 시흥), 서울아산병원(인천 청라), 연세의료원(인천 송도) 으로, 이들중 상당수는 계획 수립단계이거나 재검토 등 확정 일정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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