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5세 젊은층에서 발병되는 복합적 질환…한해 산정특례 환자 4218명
장결핵과의 감별진단 중요…증상 따라 5-ASA · 스테로이드 · 외과치료 등 활용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크론병은 주로 소장과 대장에서 나타나는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며, 위장관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서구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도 발생률과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15~35세 진단이 많아 젊은이들에서 주로 발병되며 가족력이 있다.
증상은 염증이 발생하는 위치, 질병의 심한 정도, 발생 위치나 협착, 천공 동반 여부, 항문 질환 동반 여부, 장관 외 증상, 합병증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복통과 설사가 가장 흔하게 나타나고, 체중감소, 소아의 성장 장애, 구역과 구토가 동반될 수 있다. 또 발열이나 출혈이 나타날 수 있으며, 항문 질환이 동반되거나 질병이 진행되는 동안 항문 질환이 자주 발생한다.
장 이외의 신체 다른 부위에도 염증이 발생하는데, 장관 외 증상은 매우 다양하며, 관절, 피부, 누과 같은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다. 합병증으로는 장출혈, 장 협착 또는 장 폐쇄, 항문 질환, 누공, 장 천공, 농양(고름) 등이 있다.
질병 원인으로는 유전, 면역반응, 환경요인 및 장내 미생물 등 다양한 발병 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된다.
의료기관에서는 환자의 임상증상, 신체검사, 혈액 및 대변검사, 대장내시경, 조직검사, 영상검사(캡슐내시경, 컴퓨터 단증촬영, 자기공명 영상)등을 모두 참고해 크론병을 진단하고 있다. 그중 대장내시경이 가장 중요한 검사로 회장 말단을 포함한 대장의 염증 정도와 궤양 형태와 위치를 관찰해 조직 검사를 실시한다.
특히 크론병은 장결핵과의 감별진단이 문제가 되고 있다. 크론병은 세로로 길게 생긴 궤양과 울퉁불퉁한 조약돌 모양의 점막이 흔한 반면, 장결핵은 둥그렇게 둘러싸는 모양이 많다. 의료기관에서는 대장내시경검사를 통한 조직검사로 세균배양을 하거나, 배양되지 않는 경우에는 항결핵제를 시도하고 있다.
크론병의 치료로는 △5-ASA(아미노살리실산) △스테로이드 △항생제 △면역조절제 △생물학 제제와 소분자 제제 △외과적 치료 등이 활용되고 있다.
‘5-ASA’는 염증성 장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항염증 약물로 대장에만 염증이 있는 가벼운 크론병 환자에게는 설파살라진 같은 제제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소장에만 염증이 있는 크론병에 대해서는 효과가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테로이드’는 중증도에서 중증의 크론병 관해 유도에 효과적이지만, 관해 유지에는 효과가 없으며 장기간 사용 시 부작용이 발생하며, ‘항생제’는 항문 주위에 생긴 누공과 농양 치료에 사용된다.
‘면역조절제’는 스테로이드 의존성 환자들과 스테로이드로 관해가 유도된 환자들에게 사용하며 아자티오프린(azathioprine)이나 6-메르캅토퓨린(6-mercaptopurine), 메토트랙세이트(methotrexate) 등을 주로 사용한다.
‘생물학 제제와 소분자 제제’는 면역조절제 등으로 관해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투여한다. 이는 염증을 일으키는 종양괴사인자 [tumor necrosis factor-α(TNF-α)]에 대한 항체 인플릭시맵(Infliximab)과 아달리무맵(Adalimumab)등 2종의 종양괴사인자억제제, 인테그린 억제제인 베톨리주맙(vedolizumab), 인터루킨-12/23 억제제인 유스테키누맙 및 소분자 제제로 야누스 인산화 효소 억제제인 우파다시티닙을 사용한다.
‘외과적 치료’로는 복부 수술의 경우 재발과 재수술의 가능성을 고려해 최소한의 장을 잘라낸 후 건강한 장을 서로 연결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절제가 어려운 크론병 환자에게는 장루술을 실시해 소장이나 대장의 끝을 인공항문과 연결하며, 항문 주변 농양과 치루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치루절개술, 세톤수술, 줄기세포이식수술 등으로 치료한다.
질병관리청은 크론병에 대한 의료비 지원과 쉼터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희귀질환자 진료, 연구, 등록통계 사업 수행으로 권역 내 희귀질환 대응을 위해 권역별 희귀질환 전문기관을 운영하고 있으며(17개소), 저소득층 희귀질환자에게 의료비를 지원한다.
의료비 지원은 희귀질환 산정특례에 등록된 저소득(기준중위소득 51% ~ 140% 미만) 건강보험가입자로, 요양급여 본인부담금(산정특례 등 건보가입자 혜택 적용 후 잔여비용)을 지원한다.
크론병(K50.0, K50.1, K50.8)으로 진단받아 치료비를 지원받는 산정특례 등록자는 2022년 한 해 기준 4218명이다(그해 신규 발생자, 2022년 희귀질환자 통계연보).
쉼터 운영의 경우, 단기숙박시설 및 주간프로그램이 지원된다. 단기숙박시설은 비수도권 거주 희귀질환자들이 진료 등을 위해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의료기관 방문 시 무료 숙박을 제공하고 있으며(5개실), 주간프로그램으로는 희귀질환자·가족 건강증진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전문가 연계 심리상담 및 미술치료 등 정서적 지지 프로그램이 지원된다.
한편, 유럽연맹 크론병·궤양성대장염협회(EFCCA)와 50개국을 대표하는 환자단체들은 매년 5월 19일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을 기념하면서 크론병을 비롯한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이 겪는 고통을 공유하고 질환의 이해를 높이는 행사·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