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목적지는 하나인데 방향이 제각각으로 힘이 모이지 않는다.
의료계 대정부투쟁에서 단일대오가 필요하다면서도 소통부재 속 불협화음으로 힘이 분산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증원이 꾸준히 추진되는 가운데, 빅5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의 의대교수들이 휴진을 선언했으며, 대한의사협회와 의료계 주요 단체들은 18일 총궐기대회와 개원가 휴진 등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전공의들은 집단 사직으로 분명한 의견 표명을 마쳤으나, 나머지 의료계나 정부에 의견을 내는 전공의들의 창구는 단일화 되지 않은 상황이다.
의협 역시 대한의학회, 의대교수 비대위 등과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구성하는 등 소통창구 단일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공동대표 중 한 축인 전공의들로부터 응답을 받지 못했으며, 또다른 한 축인 시도의사회에서도 소통의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도한 ‘일방통행’과 ‘소통부재’가 양측에서 의료계 혼란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일방통행의 대표적인 매개는 SNS이다. 의료계의 책임있는 인사들이 SNS를 통해 확정되거나 정제되지 않은 말이나 일방적인 비난을 통해 우군을 하나라도 만들어야할 상황에서 오히려 적만 늘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돌파구 없는 상황에서 답답한 일부에게 사이다(속이 뻥 뚫린다는 은어)를 줄 수는 있겠지만, 소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또한 메시지 자체는 맞더라도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불필요한 오해와 감정적 대응을 불러일으켜 잡음을 내고 있다.
소통부재의 경우는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의 휴진-휴진 중단이 대표적이다.
일방적 의대증원에 반대하는 휴진 사유부터 환자를 위한 휴진 중단까지 사유는 일반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수준이나, 의협과 세브란스병원(6월 27일), 서울아산병원(7월 4일) 등 앞서 휴진 계획을 발표한 단체·병원들에게는 투쟁동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각기 다른 상황과 입장으로 좀처럼 하나로 묶이기 어려웠던 의료계가 ‘일방적 의대증원이 의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의료체계를 망가뜨린다’는데에 의견을 함께 한 만큼,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소통 역시 ‘단일대오’를 갖춰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