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 위원조차 당일 확인…비공식 면담으로 27일 전면휴진 재검토 요구도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오후에 기사를 보고서야 제가 올특위에 포함됐다는 걸 알았다”
대한의사협회가 발표한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출범에 따른 당혹감과 그 과정에서의 소통부족 한 마디로 표현한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의 말이다.
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사진>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협 집행부의 대정부 투쟁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 20일 의협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정부 의대증원 등 의료정책에 공동대응할 올특위 출범을 알렸다.
올특위는 의협, 대한의학회,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이 참여한 연석회의(6월 19일)에서 결정한 범의료계 협의체의 정식 명칭으로, 3명의 공동대표(교수, 전공의, 시도의사회)를 두고 총 14명으로 운영된다는 설명이다.
황규석 회장의 경우에도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위원장), 이승희 제주도의사회장과 함께 위원 명단에 포함돼 있다.
문제는 올특위 과정에서 구성원들, 특히 올특위 한 축을 담당할 시도의사회장들과의 충분한 소통 없이 일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황 회장은 “오후 4시쯤 기사를 보고 (올특위 위원 참여 사실을) 알게 됐다. 정확하게 제가 연락을 받은 적이 없는데, 기사를 보고 의협에 전화를 해서 위원과 명단, 위원장을 받았다”며 “지난주 화요일(11일) 상임이사회에서 3명의 시도의사회장이 범대위(범의료계 협의체)에 들어가기로 결정은 했는데, 당연직으로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올특위라는 이름과 위원 구성, 오는 22일 예정된 첫 회의 일정에 대해 사전에 논의된 것 없이 일방적인 통보가 이뤄진 것이다.
실제로 황 회장의 경우 22일에 이미 정해진 일정이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회의 일정을 전달받으면서 참석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는 “명칭 변경과 범대위에서 구조가 변경된 점에 대해 설명이 없었던 것이 아쉽다”며 “위원장 선출의 경우에도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는 분들이고, 22일 논의가 될 때 추전된다면 반대가 없을텐데 그걸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도 아쉽다”고 토로했다.
황규석 회장은 의협이 18일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27일 무기한 휴진을 예고한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황 회장은 “집행부에서 27일 전면 휴진에 관한 16개 시도의사회 회장과의 소통 과정에서도 확실하지 않은 이야기들로 소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의협 집행부가 전면휴진 예고를 결정하고 과정을 설명하는데 부적절한 내용들이 있어 각 시도의사회장들이 혼란을 겪었다는 것.
이와 관련, 오늘(21일)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과 김택우 16개 시도의사회 회장은 비공식 면담을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식 면담에서는 의협 집행부의 독단적 의사결정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한편, 오는 27일 예고된 전면 휴진에 대해 재검토해 달라는 의견이 제시될 예정이다.
다만 황규석 회장은 “이러한 면담이 비공식으로 이뤄지는 이유는 의협 내부의 내분으로 비춰지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을 바로잡는다는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보다 소통에 집중해 달라는 취지이다.
한편, 의협 집행부의 소통문제는 전공의를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SNS를 통해 “범의료계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가능성에 대해 들은 바 없다. 현재의 상황에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해도 대전협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18일 발표한 무기한 휴진 역시 의협 대의원회 및 시도의사회와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임현택 회장은 대외적 입장을 조금 더 신중하게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