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 국가 권력의 감시가 일상이 되는 순간, 자유는 사라진다.최근 정부가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약 75만 명을 대상으로 업무용 PC·메신저·이메일은 물론 개인 휴대전화까지 10개월치 기록을 제출받아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이를 ‘비상계엄령 가담 여부 확인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이는 단순한 행정 점검을 넘어 국가가 개인의 사생활과 통신의 영역에 깊숙이 개입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위기 상황일수록 민주주의는 절차와 자유를 더 강하게 지켜야 한다. 이번 조치는 그 근
[의학신문·일간보사] 초고령 사회는 의료와 돌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병원과 요양병원 등 기존 의료는 노쇠, 만성질환, 장애 등을 가진 이들이 자신의 집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치매 배우자를 시설에 보낸 뒤 혼자 생활하던 환자는 낙상, 대퇴골 골절로 급성기 병원 치료 후 요양병원으로 전원되었다. 방문진료 현장에서 자주 경험하는 상황이다.초고령 사회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이다. 통합돌봄은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자신이 살던 익숙한 곳에서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독립생활 지원 등
[의학신문·일간보사] 초고령사회 대한민국. 병원 중심의료가 한계에 봉착하면서, 의료는 환자의 삶의 공간인 집으로 향하고 있다. 1970년대 가방을 챙겨 가던 왕진이 재택의료라는 이름으로 부활했다. 그 대상은 거동이 불편하고 다양한 질병을 가진 만성질환자, 시설로 못 가는 독거노인, 그리고 말기 암 환자들이다. 재택의료는 그들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전국의 3만 6천여 개 의원 중 방문진료를 신청한 기관은 3% 미만이며, 실제 참여율은 1%도 채 되지 않는 0.9% 수준이다. 반면
[의학신문·일간보사] 최근 국회미래연구원이 주최한 에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사회보장체계 전환·노후소득 및 건강 보장을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발제와 토론이 이뤄졌다. 포럼 개회사에서 김기식 원장이 "사회보장제도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단순한 보험료 인상이나 국고지원 확대가 아닌 구체적 대안 모색"을 강조한 점은 시의적절하다.허종호 연구위원의 국민건강보험 발제는 재정 악화의 현실과 그 원인 분석에 있어 상당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다. 내년부터 건강보험 재정 적자 전환, 2030년 누적준비금 소
[의학신문·일간보사] 2026년 방문진료가 본사업으로 전환된다. 고령화와 재택의료 수요 확산 속에서 의료 접근성을 높이려는 국가의 방향과 맞다. 그러나 현재 설계된 체계는 의사, 간호사 중심의 의료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정작 환자의 삶을 지탱하는 사회적 돌봄 영역은 수가체계에 빠져 있다. 방문진료 현장에서 필수인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제도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점이 한계다.사회복지사는 단순한 행정지원 인력이 아니다. 이들은 의료와 복지를 잇는 케어 코디네이터(Care Coordinator)로 환자의 사회적 문제를 평가하고,
[의학신문·일간보사] K-메디(K-Medi)'가 세계 의료산업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특히 성형외과와 조직 재생의학 분야에서는 인체유래조직(human-derived tissue)을 활용한 수술 및 치료 술기가 안정적이고 유용하게 빠르게 적용되고 있으며, 한국 조직재생의료의 안전성과 제도적 신뢰성도 주목받고 있다.미용성형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단순한 외형 개선이 아니라 조직의 복원과 재생을 통한 의학적 치료이다. 그 중심에는 안전하게 관리되는 인체유래조직의 임상적 가치가 있다.▣ 합성 제품 부작용 이후, 인체조직이 유일한 대
[의학신문·일간보사] 저는 의료현장을 떠난 간호사입니다. 오랜 시간 병의원에서 의사들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이 환자를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하루를 버티는지 가까이에서 보아왔습니다.의사들은 하루에도 수십 명의 환자를 만납니다. 그 가운데는 응급 환자, 수술이 필요한 환자,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도 있습니다. 그들은 그 순간마다 최선을 다합니다. 화장실 갈 시간도, 식사할 시간도 없이 하루를 보내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의료현실은, 이처럼 환자를 살리려는 노력보다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지는 구
[의학신문·일간보사=의학신문 ] 국민 건강권을 위한 성분명 사용, 왜 WHO(세계보건기구)는 권고하는가?WHO는 환자의 안전과 합리적인 약물 사용을 위해 성분명 사용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약의 성분명을 기준으로 처방·조제하는 것이 의약품 오남용과 약화 사고, 알레르기, 중복 복용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한국의 의료현장에서도 상품명 위주의 처방으로 인해 의약품 사용 과오(medication error)가 반복되고 있다. 다음 두 사례는 단순한 착오가 어떻게 생명과 직결되는지 보여준다.첫 번째
[의학신문·일간보사] 고령화 속도는 우리 사회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빨라졌다. 요양병원, 요양원, 주간보호센터, 방문요양 등 기존의 돌봄 체계만으로 고령화의 큰 파도를 감당하기 어렵다. 국가 재정과 간병 인력이 부족하고, 돌봄의 질도 일정하지 않다. 그래서 정부는 시설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돌봄의 축을 옮기려 한다. 바로 커뮤니티 케어, 통합돌봄이다. 의료-요양-돌봄을 한 축으로 묶는 정책이다.정책의 핵심은 간단하다. 고령자를 요양시설로 옮기지 않고 ‘살던 집에서, 가족과 함께, 국가의 지원을 받으며’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의학신문·일간보사] 우리나라 만성콩팥병 환자 수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10여 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해 현재 약 46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말기콩팥병 환자도 2010년 5만 8천명에서 2023년 13만 7천명으로 2.3배 급증했다. 미국 신장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말기콩팥병 환자 증가 속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또한, 말기콩팥병 환자 1인당 연간 진료비는 2,800만원으로 단일 상병 중 최고 수준이며, 2033년 건강보험 지출은 현재 2.6조원에서 5조원으로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가
[의학신문·일간보사] 의료기기 산업은 세계적으로 보건의료 혁신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디지털 기술 확산이 맞물리며 의료기기의 필요성과 가치는 꾸준히 커지고 있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인공지능 (AI), 로봇, 3D프린팅, 디지털치료기기(DTx) 같은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북미 지역과 유럽 지역은 가치기반의료(Value-based Healthcare)와 환자 중심 치료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 수용하며 혁신을 빠르게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베트남·인도 등 아시
[의학신문·일간보사=의학신문] 2026년 3월, 우리 사회는 새로운 제도, 통합돌봄을 시작한다. 정부는 의료·요양·돌봄을 하나로 묶어, 고령자와 만성질환자가 병원이 아닌 집과 지역사회에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그림에는 공백이 있다. 요양과 돌봄은 장기요양보험과 복지 제도를 통해 뼈대를 갖추었지만, 핵심축인 의료는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그 중 취약한 부분이 방문진료다. 한 명의 방문진료 의사가 한 달에 담당할 수 있는 진료는 100건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 숫자가 턱없이 모자란다. 방문진료를 희망
[의학신문·일간보사] 이번에 미국이 조지아주에서 취한 한국 기술자에 대한 조치를 보면서 여러 느끼는 점이 많다. 내가 알고 있던 미국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제 그들은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나라의 지위를 스스로 버렸다. 전부터 패권주의로 세계를 지배하려고 했던 것은 맞지만 최소 그렇게 노골적으로 보이기를 원하지는 않았었는데, 이제 미국이란 나라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팬티 벗고도 달려 나오는 ‘도덕이나, 윤리가 나락으로 떨어진’ 나라로 보인다. 그들에게서 배울 것이나, 얻을 것이 별로 없어진 것이다.이런 현상은 벌써 오래 전부
[의학신문·일간보사]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찾아가는 의료’, 즉 방문진료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 만성질환자에게 방문진료는 단순한 편의를 넘어 생명과 직결된다. 그러나 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부정·불법 행위가 늘어나는 현실은 고민해야 할 문제다.우리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은 방문진료 제도를 발전시켰다. 매일 수많은 의사가 가정으로 찾아가 진료하고,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는 체계가 갖춰져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도의 허점을 노린 행위가 나타났다.의사가 직접 가지 않고 서류만 작
[의학신문·일간보사] 최근 언론에 보도된 간병비 급여화 관련 기사는 “200병상 이상 병원만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전면에 내세워 요양병원 내부가 갈라진 것처럼 묘사했다. 그러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고, 요양병원 전체의 어려움을 왜곡한 측면이 크다. 중요한 것은 특정 병상 규모의 병원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고령자의 곁을 지키는 모든 요양병원의 공통적 위기라는 점이다.초고령 사회 대한민국에 필요한 간병 급여화75세 이상 고령 환자는 만성질환과 노쇠로 장기적인 돌봄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현 제도에서 간병은 전적으로 환자와 가족
[의학신문·일간보사] 희귀질환자에게 치료의 ‘골든타임’은 생명을 결정한다. 특히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aHUS)’이라 불리는 신장질환은 발병 후 2~3일 안에 치료를 시작해야 생명을 지킬 수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평생 혈액투석에 의존하거나, 심한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다르다. 이 질환의 유일한 치료제인 에쿨리주맙(Eculizumab)은 ‘사전심사 대상 약제’로 지정되어 있어, 건강보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사전 승인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공식 심사기간만 최소 14일, 의사가 진단서, 검
[의학신문·일간보사] “만약 태아에게도 투표권이 있다면,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어떤 선택을 했을까?”최근 낙태 논의가 다시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일부 단체에서는 전면 합법화, 기간 제한 철폐, 사전 상담 의무 폐지, 약물낙태 도입 등 급진적인 요구가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정치인들은 이에 호응하고 있다.여기서 거슬리고 껄끄러운 것은 ‘낙태’ 대신 ‘임신중지’라는 표현을 사용해 그 본질을 흐리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단어를 바꿔 불편한 현실을 부드럽게 포장하려 하지만, 단어의 교체가 행위의 본질을 바꾸
[의학신문·일간보사] 약 10-15년 전부터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유일한 완치술인 뇌전증 수술은 로봇이 필요하게 되었다. 정부(보건복지부 4대와 산자부 4대)는 2021년부터 뇌수술 로봇의 도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여 현재 7개 상급종합병원들이 그 혜택을 보았다. 반면 서울대어린이병원과 강남베드로병원은 병원 자체 자금으로 구입하여 총 9개 병원들이 뇌수술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 이 병원들 중 7개가 뇌전증 로봇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뇌전증 로봇 수술은 머리에 1mm 직경의 구멍을 뚫고 10-30개 뇌심부전극(SEEG 전극)을 삽입
[의학신문·일간보사]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첨단 과학과 생명공학 기술을 기반으로 장기적이고 집중적인 연구개발과 상당한 투자를 요구하는 딥테크다. 근본적인 과학적 발견이나 기술적 도전에 기초하여 완전히 새로운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고 사회 및 산업 전반에 걸쳐서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는 분야다.한국은 혁신기술의 수용 속도가 빠른 나라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오랜 기간 동안의 정부 투자 지원정책에 힘입어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등 상당수의 바이오벤처기업들이 기술적 경제의 해자로서 글로벌
[의학신문·일간보사] 작년에 뇌전증 발작을 계속하는 아이를 받아주는 병원을 찾지 못하여 몇 시간 동안 치료를 받지 못하여 뇌손상 후유증이 남았다고 한다. 전국 보건교사 대상 소아청소년 뇌전증 교육에서 교사들이 가장 많은 질문은 “학생이 발작을 길게 하는 경우에 병원에 갈 때까지 아이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요?”는 질문이었다. 소아청소년 뇌전증 환자가 발작을 오래 지속할 때 멈추게 하는 긴급 약이 미국에 있는데 아직 한국에 수입되지 않았다. 일부 제약회사가 수입하려고 노력하다가 포기했다.항문에 넣는 디아제팜과 코 속으로 뿌리는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