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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교수
대한성형외과학회 이사장

[의학신문·일간보사] ​K-메디(K-Medi)'가 세계 의료산업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성형외과와 조직 재생의학 분야에서는 인체유래조직(human-derived tissue)을 활용한 수술 및 치료 술기가 안정적이고 유용하게 빠르게 적용되고 있으며, 한국 조직재생의료의 안전성과 제도적 신뢰성도 주목받고 있다.

미용성형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단순한 외형 개선이 아니라 조직의 복원과 재생을 통한 의학적 치료이다. 그 중심에는 안전하게 관리되는 인체유래조직의 임상적 가치가 있다.

합성 제품 부작용 이후, 인체조직이 유일한 대안

성형외과 임상현장에서는 합성필러, 실리콘, 폴리머계 이식물 등 합성 제품이 장기적으로 염증, 섬유화, 이물반응, 조직괴사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단순한 미용 문제를 넘어 기능 손상과 재수술로 이어지며, 결국 손상된 조직을 복원할 수 있는 생체적합적 대안이 필요해졌다.

이때 주목 받는 것이 바로 인체유래조직인 피부 ECM(Skin ECM) 이다. 피부 ECM은 인체 진피 유래의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로, 세포 부착과 신생혈관 형성을 촉진해 손상된 조직이 본래의 구조와 기능을 되찾도록 돕는다.

즉, 단순한 볼륨 보충이 아닌 '자연적 복원’을 가능하게 하는 근본 치료다. 최근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는 엘앤씨바이오의 리투오(Re2O)는 이러한 피부 ECM 기술을 사용하는 제품으로, 인체조직을 고도 정제해 생체적합성을 극대화한 인체조직유래 제품이다.

피부 손상 부위의 생체적 조직재생을 유도하며, 안전성과 생체적합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료진이 피부 ECM을 찾는 이유는 명확하다. 여러가지 원인으로 손상된 조직을 샐리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임상적 신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미용적 접근을 넘어, 생리적 재생을 유도하는 재생의학적 치료로 평가된다.

​▣ 대한민국의 인체조직법 — 기술 발전을 이끈 제도적 토대

한국의 인체조직 관리체계는 세계에서도 가장 엄격하고 선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그 중심에는 2001년 제정된 ‘인체조직안전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인체조직법)’이 있다. 이 법은 기증자의 동의, 감염검사, 채취·가공·보관·유통 전 과정을 국가가 직접 인증·감독하는 제도다.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점은 이 법이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산업 발전을 뒷받침한 제도적 기반이었다는 것이다.

한국은 인체조직법의 엄격한 관리 기준 아래에서 기술 개발과 임상 적용이 병행되었고, 그 결과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체조직 가공·보존·이식 기술을 확보하게 되었다.

제도가 기술을 지켜주고, 기술이 제도의 신뢰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한국의 인체조직 산업은 '제도화가 기술 발전을 이끈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결국 인체조직은 ‘가장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가장 안전한 재료’로 오랜 기간 의학적 신뢰와 공공적 안전을 동시에 보장하는 재생의학의 핵심 기반이 되었다.

제도적 신뢰 위에 선 K-재생의학의 미래- 인체조직법에서 폐지방조직 활용을 기대

미국의 Renuva, AlloClae 등은 인체 지방조직 기반 ECM 제품으로 FDA 인증을 획득하며 임상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역시 인체조직법을 기반으로 한 철저한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과 제도적 신뢰를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특히 폐지방조직(廢脂肪組織) 활용이 역대 정부와 제도권에서 본격 논의되고 있는 만큼, 한국은 인체조직을 활용한 재생의학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잠재력이 크다.

결국 재생의학의 핵심은 ‘새로운 물질’이 아니라 ‘인체와의 조화’다. 합성소재의 한계와 부작용이 드러날수록, 피부 ECM의 의학적 가치는 더욱 빛난다. 이는 의료진이 안전하고 근본적인 회복을 위해 선택하는 미래의 재생의학적 해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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