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정부는 지난번 국회에서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의 시행령을 공표하였다. 중요 내용은 면허 재신고 의무와 의료인단체 중앙회에 윤리위원회의 설치 그리고 인터넷 의료광고 사전심의에 관한 내용이다. 그 중에서 윤리위원회 설치에 관한 사항은 일반 회원들에게는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의협은 이미 윤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윤리위 설치규정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다. 그렇다고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중요한 것은 구성인원 11명 중 외부 인사를 4명 이상으로 한 것과 징계 내용이 ‘면허정지’로 강화
4월 17일 경기도지방경찰청을 방문하고 실제 눈앞에 펼쳐진 위반사례의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수많은 보도진들에게 어떻게 이 사안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 앞섰기 때문이다. 며칠전 경기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면허대여 약국을 무더기로 적발했으며, 언론 브리핑이 예정되어 있다는 내용이다. 면허대여 사안 같은 경우 그 문제를 밝혀내기 어렵고 국민이 구조적으로 동 사건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약사사회 전체의 만연된 문제로 비춰져 국민적 신뢰가 실추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머릿
의약분업 이후 의료계는 정치세력의 중요성을 깨닫고 ‘의사들의 정치세력화’라는 화두를 늘 염두에 두고 있다. 회장 선거 때마다 나오는 구호이고, 총선과 대선 때면 반드시 나타나는 이슈이기도 하다. 이렇게 일상화된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진정한 의미의 정치세력화를 알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보건복지위 소속 국회의원에게 정치 후원금 내고, 의사출신 국회의원을 만들어서 가급적 많은 수의 국회의원을 무조건 의료계의 편을 들어주는 세력으로 만들겠다는 것인데 이런 태도는 사실 너무도 우습고 순진한 생각이라 할 것이다.  
자동차는 웬만한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싼 물건은 아니다. 자동차를 사는 이유가 다르 듯이 고르는 기준도 다르다. 그렇다면 좋은 차는 어떻게 고를까? 좋은 차를 고르는 방법은 차의 제원을 보는 것이다. 거기에는 엔진의 성능과 연비, 부품의 구성, 형식 등이 나와 있다. 꼼꼼히 읽고 비교하면 좋은 차를 고를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제원을 비교하기보다는 차의 외형, 색상이 선택의 중요한 이유가 된다. 필자가 아는 사람 중 차를 사는데 제원을 비교하고 샀다는 사람은 별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는 외국의 생물유전자원을 이용하여 발생한 이익을 제공국과 이용국이 공정하고 공평하게 나누는 방법에 관한 국제조약이 체결되었다. 생물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나고야의정서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어느 누구의 허가 없이 사용했던 외국의 생물유전자원이나 관련 전통지식으로 상업적 또는 비상업적 이익을 얻을 경우 이제는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의정서는 우리나라의 제약업, 화장품업, 건강식품업 등 미래의 바이오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의정서, 바이오산
모든 직업인에게는 은퇴가 있다. 격렬한 육체적 활동이 필수적인 운동선수들에게는 아무리 건강해도 대개 30대 중후반이 은퇴하는 시기다. 대개의 선수들은 지도자의 길을 밟아 60대까지 일하는 걸 목표로 삼는다. 박지성이 있는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도 70객이고, 우리나라에도 60이 훨씬 넘은 야구의 신 감독들이 있다. 의사들의 경우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통 65~70세를 은퇴하는 연령으로 여긴다. 대 학교수들이나 공직자 출신들은 정년퇴임을 은퇴로 삼아, 의업을 영영 떠나는 분들도 많지만 정년이 없는 종합병
의협회장이 새로 선출되었다. 선거인단 선거라는 새로운 선거 방식으로 뽑힌 것이다. 선거 방법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겠지만 기존의 직선제나 대의원회의에서의 선거에 비해 무난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동안 의협이 시끄럽지 않고 논란이 없었던 때는 없었지만 지난번에는 내부문제로 진통을 겪었다. 많은 회원들은 새로운 회장에게 소통과 화합을 바라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회원들은 왜 소통과 화합이 안 되고 있다고 생각했을까? 소통과 화합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아무리 소통을 해도 화합이
약가인하에 따른 갑작스런 영업환경 변화에 경황이 없는 제약업계, 그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그 상업적 역량을 극대화 하고자 하는 의료서비스업계, 바이오시밀러 및 의료기기 등을 통해 헬스케어산업 투자를 본격화 하기 시작한 대기업들, 빠른 의료비 증가 추세를 낮추고 의료복지 수준을 제고하려는 정부. 이들 모두는 우리나라 헬스케어산업의 주요 구성원들이다. 개별 구성원 입장에서는 타당한 주장들이 다른 구성원의 타당함과 부딪치며 파열음이 거세지고 있다. 약가인하를 둘러싼 정부와 제약업계의 마찰은 헬스케어산업 전반의 큰 변화를 알리는 시작일
직선제의 폐단을 없애겠다는 생각으로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고(법정에선 승리했지만 최소한 필자가 보기에는 그렇다) 의약분업 투쟁 당시 회원들의 염원에 의해 변경됐던 직선제를 순식간에 뒤집어 엎고 시행하는 의협회장 간선제가 그야말로 가관이다. 도대체 직선제의 어떤 부분이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몰라도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간선제를 만들기 위해 너무도 애를 쓴 나머지 아이러니 하게도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방식이 되고 말았다. 우선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인단 선출부터 보자. 선거인단은 자기
외국에서 살다 들어온 사람들 중에 무상의료에 관한 찬사를 하는 분이 있다. 그 나라 시민이 아니고 공부하러 갔거나 근무하러 갔을 뿐인데도 ‘의료비가 공짜’라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들의 친절 또한 빼놓지 않는다.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의료비가 비싸고 의료진이 불친절하다’는 뜻이리라. 한국은 의료비 비싸고 불친절(?)일부 의사들 중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 대개 영국에서 공부 한 분들이다. 영국은 의료기관이 모두 국공립이다. 개인의원이 있기는 하
최초의 국내 신약인 ‘선플라주’가 지난 1999년 허가를 받은 후부터 최근에 슈펙트캡슐(백혈병치료제)까지 우리나라는 총 18개의 신약을 보유하고 있다. 신약이 탄생하려면 효능이 있는 물질을 확보해야 되고 실험동물을 이용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고 임상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10년 이상이라는 많은 시간과 막대한 투자비가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신약개발은 시간과 비용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의 기반이 잘 갖추어져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하 평가원)은 국내 신약연구
보건복지부는 2011년도 10월 병원급 의료기관 중 9개 질환과 9개 진료과를 대상으로 99개 전문병원을 지정, 발표했다.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은 3년간 ‘복지부 지정 전문병원’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비 지정병원은 앞으로 ‘전문병원’ 또는 ‘전문’ 명칭을 병원 간판이나 광고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보건복지부의 전문병원 지침에 의하면 전문병원은 선택·집중된 양질의 표준화된 의료 또는 고난이도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병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 동안 전문병원의 제도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형병원 중
2012년은 유난히도 각종 선거가 많은 해 인 것 같다. 세계58개국에서 정권향배를 결정하는 선거가 치러진다고 하며, 우리나라도 양대 선거를 치루는 매우 중요한 해다. 한 국가의 대통령을 뽑는 일이나 한 집단의 대표를 뽑는 것이 중요한 것은 어떠한 리더십을 갖춘 대표를 뽑느냐에 따라 그 나라와 집단의 운명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제 몇 달 후면 우리 의료계도 새로운 수장을 뽑게 되는데 과연 우리는 어떠한 덕목과 어떠한 리더십을 가진 대표를 뽑아야 되는지 생각해 봄직하다. ◇ 소통하고 경
지난해 성탄절 일요일 새벽 4시에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개인병원에서 응급제왕절개수술을 시행한 후 자궁 무력증으로 대량 실혈을 한 산모가 이송되었으며, 병원도착 당시 맥박이 분당 170회로 증가되어 있고 혈압이 잡히지 않으며 도착 후 산모는 자신의 이름 한 마디를 한 후 이미 의식이 없어졌다고 한다. 즉각적인 자궁적출술의 준비를 지시하고 시속 120km로 온갖 교통 신호를 무시하고 운전을 하여 10분 만에 병원 수술장에 도착, 산모의 출혈성쇼크의 원인인 이완된 자궁을 제거하자마자 환자의 활력징후는 안정을 되찾았다. 이
30년 이상 의료계에서 취재활동을 해온 한 전문지 기자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그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새해가 되면 복지부(당시 보건사회부)장관이 관련단체들을 방문하는 현장의 의견을 들어보는 관례가 있었다’고 기억을 한다. 기자의 이야기로는 그 때 보사부장관이 대한병원협회를 방문하여 협회 임원진과 병원계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병원협회 임원진 가운데 한 분이 관련단체였던 의사협회(당시는 의학협회)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했던 모양이다. 이 말을 들은 장관은 빙긋이 웃으며 “의사협회와 병원
최근 보건복지부장관이 교체되고 나서 당국의 보험약가 정책이 극단적 규제를 벗어나 유연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국민건강이나 의약업계의 백년대계를 위해 ‘불행 중 다행’이라 여겨진다. 이는 ‘약가일괄인하 제도’가 금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당국이 중장기 약가제도 개편방안을 관·민합동이 ‘약가제도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키로 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1월 18일 문제투성이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의 시행을 2012년 2월 1일부터 2013년 1월 31일까지 1년간 중지시키면서, 실거래가조사 최초기준일을 201
선거의 해가 밝았다. 올해 4월에 국회의원 선거가, 12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에서도 정권이 바뀌고 미국에서도 대통령 선거가 있다. 북한도 새로운 정권이 시작되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선거제도는 피와 땀으로 얻어진 것이다. 당연한 것 같아 보이는 선거로 정권이 바뀌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형식적이거나 엉터리로 선거가 치러지는 나라가 지구상에는 더 많다. 우리나라도 선거를 통해 별탈 없이 정권이 교체된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선거를 통해
이명진의료윤리연구회장최근 아동성범죄를 포함하여 진료와 관계없는 벌금형의 성범죄를 지었을 때 10년간 면허를 박탈하는 법이 국회를 통과 했다. 일명 도가니 사건과 의대생들의 성추행사건, 초등학교, 중학생들의 성범죄 발생을 빌미로 밀어 부친 감정법이다. 이런 감정법의 문제점에 대해 진지한 법리적 검토를 제대로 해보기나 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한 마디로 아마츄어리즘의 극치를 보이는 법이다. 차라리 성범죄 의사들을 무기징역에 처하지 왜 10년간의 면허 정지만 시키는지 모를 일이다. 이제 의사들은 전철을 타고 다니기도 두렵다. 젊
임진년, 흑룡이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높이 솟구치듯이 우리나라의 바이오의약품산업도 힘차게 도약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과연 기대해도 좋을까? 조심스럽지만 그렇다고 생각한다. 우선 임상시험을 끝내고 시판허가를 기다리거나 마지막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바이오의약품 후보군의 층이 매우 두텁다. 1세대 단백질 의약품에서 세포치료제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분포된 구성을 보이고 있다, 작년에 세계 처음으로 성공적인 임상시험을 끝낸 줄기세포치료제를 비롯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세포치료제들이 줄줄이 국내외 시장에 진출하려
지난 2011년 한 해는 정치·경제·사회뿐만 아니라, 우리 보건의료계도 덩달아 혼란이 극에 달했던 한 해가 아닌가 싶다. 말도 많던 리베이트 쌍벌제를 비롯해 동네의원과 대형병원간 미묘한 갈등을 빚은 1차 의료 활성화, 전문과목간 이해관계가 상충된 선택의원제(만성질환관리제), 해마다 되풀이되는 저수가 및 영상수가 전격 인하 등 손꼽을 수 없는 사안들이 의료계를 짓눌렀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리베이트 쌍벌제가 법제화된 후 알게 모르게 국제학회나 국내학회가 위축되는 감이 들며, 많은 의학자나 학회 대표자들이 의학발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