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건강 이음 -10

[의학신문·일간보사]

박민석 원장(연세이음정형외과의원)
박민석 원장(연세이음정형외과의원)

골프 시즌의 끝자락까지 즐기고 싶은 마음에 겨울 골프를 나가는 골퍼들이 많다. 하지만 겨울 골프는 단순히 추위와의 전쟁이 아니다. 기온이 낮아질수록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은 평소보다 훨씬 커지기 때문에 골다공증 환자나 중장년층에게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겨울 골프를 제대로 즐기려면 허리 건강과 척추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

◇겨울 골프가 척추에 더 위험한 이유= 추운 날씨에는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어 유연성이 떨어진다. 이 상태에서 스윙을 하면 척추에 회전과 압박이 동시에 가해지면서 부담이 커진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중장년층 골퍼는 약해진 뼈로 인해 작은 충격에도 척추 압박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겨울 골프장의 얼어붙은 지면은 또 다른 위험 요소다. 미끄러지거나 넘어지기라도 하면 충격이 척추에 그대로 전달되어 골절위험이 한층 높아진다. 흔히 골프 후 허리통증이 가볍게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통증이 척추 뼈의 균열이나 압박골절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척추 압박골절은 척추뼈가 압박력에 의해 내려앉으면서 손상되는 골절이다. 골다공증 환자는 뼈의 강도가 약해 별다른 외상 없이도 발생할 수 있다. 골프처럼 반복적인 스윙 동작과 허리의 비틀림이 지속되면 척추에 미세 골절이 누적되면서 점점 심각해진다.

초기에는 가벼운 통증으로 시작하지만, 골절이 악화되면 척추가 점차 변형되어 허리가 굽고 키가 줄어들 수 있다.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 압박골절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보조기 착용과 약물 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골절이 심하거나 통증이 지속될 경우 척추 고정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척추 고정술은 손상된 척추를 금속나사와 연결봉(로드)으로 고정해 척추를 안정화하는 수술이다. 척추의 미세한 움직임을 막아 통증을 줄이고 추가적인 변형을 방지한다. 수술 후에는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재활 운동과 물리치료가 필수다. 이를 통해 척추를 지탱하는 힘을 길러 골절 재발을 방지하고,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겨울 골프에서 척추 압박골절을 피하는 법= 겨울 골프는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추운 날씨에는 몸이 경직되기 쉬우므로,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허리와 복부 근육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든다. 또한 스윙 동작에서 무리한 허리 비틀림을 피하고, 하체의 힘을 활용해 부드럽게 스윙해야 한다.

낙상은 겨울철 척추 압박골절의 주요원인이므로, 미끄럼 방지 기능이 뛰어난 골프화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골프장 잔디와 경사면에서는 특히 주의하여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이 의심되거나 이미 진단받았다면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고 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비타민D와 칼슘 섭취도 골다공증 관리의 기본이 된다. 작은 허리통증이라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빠르게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겨울철 골프는 여전히 매력적인 스포츠지만, 골다공증과 척추 압박골절의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 척추 고정술과 같은 치료법이 골절된 척추를 회복시킬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골절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겨울 골프의 즐거움을 오래 누리고 싶다면, 척추 건강부터 지키는 습관이 필요하다. 건강한 척추가 뒷받침되어야 인생 최고의 스윙도 오래 이어질 수 있다. 작은 허리 통증도 가볍게 넘기지 말자. 겨울 골프의 즐거움을 위해 척추를 보호하는 습관부터 시작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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