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규제 등으로 인해 영업시스템이 급변하면서 제약영업이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래서 제약사들이 새로운 영업 모델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최근 목도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제원우 디씨젼 대표는 변화하는 시대에서 새로운 영업의 키를 ‘영업사원’이 쥐고 있다고 설파한다. 영업사원의 마인드가 바뀌면 자연스럽게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병원, 제약회사 컨설팅 전문회사인 디씨젼(DECISION) 대표로써, 국내 주요 제약사와 대학병원에 대한 컨설팅 경험이 풍부한 제 대표가 본지를 통해 제약사들이 안고 있는 영업이나 영업사원에 대해 진단하고 돌파구를 제시하는 연재물을 게재한다.

최근 어느 한 제약회사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 누가 봐도 우수한 영업사원이 퇴사를 신청하였다. 퇴사 이유도 다른 제약회사로의 이직이 아니라, 자신이 몸 담고 있었던 제약영업직을 아예 그만둔다 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

# 어느 제약회사 마케팅 임원은 데이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영업사원 중 경력이 적은 50% MR의 매출이 경력이 높은 50% MR의 매출보다 높았으며, 그 격차는 분기가 진행될수록 더 벌어지고 있었다. 영업은 누가 봐도 숙련된 노하우와 기존 원장과의 관계가 자산인 직종인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필자는 이러한 이유를 제약 영업 환경 변화로 해석하고자 한다. 과거의 영업방식을 고수해서는 과거와 유사한 수준의 성과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의 영업방식에 익숙한 고참일수록, 숙련된 MR일수록 변화동참에 어려움을 느낀다.

최근 제약 영업 환경변화는 스포츠로 치면, 일종의 경기규칙 변화와 비슷하다. 경기의 규칙이 바뀌면 선수들의 전략이 바뀌고, 바뀐 전략을 잘 수행하려면 선수의 역량 프로파일도 달라져야 한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전 세계 축구의 흐름은 미드필더의 압박과 조직력이 우선시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이러한 흐름을 읽고 당시 무명이었지만 그러한 전략을 잘 수행할 수 있는 박지성, 송종국, 김남일과 같은 새로운 역량 프로파일의 선수를 선발하였다. 물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향후 제약회사의 영업사원 선발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과거보다는 미래를 중심으로 기준을 삼아야 한다. 즉, 과거 고성과 영업사원의 공통특성을 기준으로 영업사원을 선발하기보다는 새로운 환경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역량이 기준이 필요하다.

필자는 미래형 제약회사 영업사원의 바람직한 모습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신규 거래처 확보를 잘 하는 영업사원이 필요하다.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고 짧은 시간 내에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MR이어야 한다. 기존 대형 거래처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며, 경쟁사의 대형거래처는 새로운 제약회사를 찾게 될 것이다.

둘째, 기존 거래 관계를 대체할 만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영업사원이 필요하다. 학술적 지식이나 대가 없이도 의사가 관심을 가질 만한 수준의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MR이 필요하다.

셋째, 제품설명회 등 제품 이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스킬을 가진 MR이 필요하다. 프레젠테이션이나 논문 내용 전달 등 공정규약 범위 내의 수단이 앞으로 영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제원우 디씨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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