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도·신뢰성·환자 만족 '세 마리 토끼' 잡았다…방사선 치료 혁신 연속성 확보
오도훈 교수 "강력한 인적 자원 바탕, 최고의 팀워크와 최첨단 기술은 우리의 힘"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지난해 부터 치료기 한 대로 감당할 수 있는 환자 수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밤 10시까지 기계를 가동하는 날이 부지기수였죠. 특히 의정 사태 이후 암 환자들이 몰리면서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중앙대광명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오도훈 교수<사진>는 최근 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버사HD’ 추가 도입의 배경을 설명했다. 중앙대광명병원은 22년 4월 첫 도입 이후 3년 만에 4만 건이 넘는 치료를 기록했으며, 안정적인 임상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동일 장비를 추가 운영하고 있다.
엘렉타가 개발한 버사HD(VersaHD)는 실시간 4차원 영상 기반 모니터링을 통해 환자의 신체 표면 움직임을 정밀하게 추적함으로써 오차를 최소화하고, 고정밀 방사선치료를 구현하는 첨단 방사선치료 시스템이다.
오도훈 교수는 “같은 장비를 도입함으로써 한쪽 기기에 문제가 생겨도 지체 없이 다른 기기로 전환해 치료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환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신뢰를 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버사HD는 특정 암에 국한되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오 교수는 버사HD를 특정 암에 국한되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정의했다. 또한 “의사가 구상하는 최적의 치료 계획, 대부분을 정밀하게 구현해낼 수 있는 훌륭한 파트너”라는 평가도 남겼다.
특히 환자들이 가장 만족하는 지점은 이른바 '몸에 그림을 그리지 않는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버사HD와 연동된 SGRT(표면 유도 방사선 치료) 시스템 덕분이다. 카메라가 환자의 체표면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미세한 움직임까지 포착하므로, 과거처럼 피부에 잉크로 마킹하지 않고도 정확한 타겟팅이 가능하다.
오 교수는 “치료를 위해 몸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환자들에게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다. 특히 여름철에는 샤워 등 일상생활의 제약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SGRT 연동 이후 이런 불편이 사라지면서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와 만족감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치료 간 오차 최소화 IQM·노이즈 개선 ‘아이리스’ 기술 추가
더불어 이번 도입에 있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IQM(Integral Quality Monitoring)’의 활용이다. IQM은 방사선 치료기 내부에 장착되는 실시간 품질 보증(QA) 장비로 현재 병원에 설치 진행 중이며, 기존 장비도 동시 업그레이드될 계획이다.
오도훈 교수는 “기존에는 수립된 방사선 치료 계획이 실제 치료 시 오차 없이 구현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여러 장비를 동원한 복잡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IQM은 이러한 과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는 “IQM은 치료기와 일체형으로 장착돼, 실제 환자를 치료하는 것과 가장 유사한 조건서 방사선량과 분포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검증한다”며 “이를 통해 검증 과정은 훨씬 간편해지고, 정확도는 비약적으로 높아져 치료 계획과 실제 치료 간의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핵심 기술은 AI 기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인 ‘아이리스(IRIS)’다. 이는 치료 직전 환자의 자세와 종양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촬영하는 콘빔 CT(CBCT)의 영상 품질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방사선 치료의 성패는 얼마나 정확하게 종양을 조준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를 위해서는 선명한 CT 영상으로 종양과 주변 정상 장기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오 교수는 “아이리스는 AI 기술을 활용해 기존 콘빔 CT 영상의 노이즈를 줄이고 해상도를 높여, 우리가 보고자 하는 종양을 훨씬 뚜렷하게 보여준다”며 “아직 실제 사용 전이지만, 이 기술이 정확한 타겟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이는 곧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는 길”이라고 중요성을 역설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병원이 가진 강점을 묻는 질문에서 오도훈 교수는 ‘사람’과 ‘팀워크’를 첫 손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 과의 자랑은 단연 최고의 팀워크로 특히 치료기기의 품질 유지와 신기술 도입의 핵심인 의학물리팀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장비 2대에 박사급 의학물리 전문가 2명을 확보한 곳은 흔치 않다”며 “이처럼 강력한 인적 자원과 서로 돕고 소통하는 문화가 우리 병원 방사선 치료의 질을 담보하는 가장 큰 힘”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