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데이터 기반 AI로 오진율 줄이는 심리적 안정감 속 진료 질 향상
정형정 과장 “AI 과도한 알람 피로? 병변 놓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일침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의사도 사람이기에 실수할 수 있는데, 국내외 유수 대학병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AI가 이를 보완해주면서 오진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환자에게 돌아가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요? 결과적으로 로컬 병원에서도 대학병원 수준의 판독 서비스를 받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 이제 의료 현장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왔다고 봅니다”
최근 의료 AI 전문기업 웨이센의 인공지능 내시경 기술 ‘웨이메드 엔도’를 지역서 선도적으로 도입하며, 환자 진단 및 치료에 성과를 내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는 밀양병원 소속 2내과 정형정 과장의 활용 소감이다.
정형정 과장<사진>은 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웨이메드 엔도 시스템을 ‘보험’과 같은 존재라고 정의하며 “대장내시경을 하면서 빛 반사 때문에 육안으로 놓치기 쉬운 용종을 AI가 발견해 준 사례가 지난 한 달간 벌써 두 건이나 된다. 자칫 지나칠 수 있었던 병변을 잡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마치고 2011년부터 밀양병원에 합류한 15년 가까이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져온 그는 현실적으로 로컬 병원 의사가 연구를 병행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첨단 기술과 장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AI는 교과서적인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의사에게 강제성을 부여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며 “더불어 내시경 검사를 할 때 의사 혼자 판단하고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부담감이 늘 존재하는데, 놓칠 수 있는 부분을 한 번 더 짚어주고 조직 검사가 필요한 병변을 지적해주니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고 진료의 질도 한층 높아졌다”고 반겼다.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료 AI 활용 중 발생하는 과도한 ‘알람 피로’에 대해서는 “(병변을) 놓치는 것보다 수많은 알람이 훨씬 낫다. 더 잘 보기 위해 도입한 장비인 만큼 그 정도의 피로감은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단호한 일침도 남겼다.
또한 정 과장은 “AI만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선명한 영상을 구현하는 최고 수준의 장비가 뒷받침돼야 AI도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밀양병원은 글로벌 선도기업의 최신 내시경 장비를 활용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시너지도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풍부한 위암 데이터 기반 토종 AI, 글로벌서 충분한 경쟁력 기대”
한편 정형정 과장은 국산 의료 AI 내시경 기술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위암 발병률이 높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위내시경 데이터와 임상 케이스를 보유하고 있다”며 “한국인은 손기술이 좋고 다양한 시술 경험까지 풍부하므로,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된 AI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향후 AI 내시경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 “지금처럼 병변 위치를 표시하는 것을 넘어서 염증, 미란, 궤양, 암 등 병변의 종류를 구분하고 위험도를 색깔로 표시해주는 단계까지 진화할 것”이라며, 더 나아가 내시경 뒤편의 사각지대까지 카메라를 장착해 AI가 분석해주는 시대도 멀지 않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인터뷰를 마치며 정 과장은 “믿고 맡겨주시는 원장님 밑에서 의사로서 소신껏, 교과서대로 진료를 마음껏 할 수 있는 환경이 우리 병원이 가진 최고의 장점”이라며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을 꾸준히 받아들이며 지역 주민들에게 신뢰받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