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가 글로벌 블록버스터 혁신신약을 향한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생명연장’이라는 소명에 응답하자 그에 걸 맞는 이익이 함께하며 신약개발이 제약기업의 본분임을 되새겨주고 있다.

김영주 부국장
김영주 부국장

렉라자가 가는 길이 곧 우리나라 혁신신약개발의 새로운 역사이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혁신신약을 향한 발걸음에 거침이 없다. 지난해 8월 J&J의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미국 FDA 허가를 획득하고 현지 출시된 이후 같은 해 12월 유럽 허가, 올해 3월 영국·일본· 캐나다 허가에 이어 5월 일본 처방 개시, 그리고 지난 7월 중국 판매 승인 등 숨 가쁘게 내달리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안에 글로벌 시장에서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국내 최초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혁신신약 등극은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J&J의 발표에 따르면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억2000만달러(약 4400억원)에 달한다. 가파른 성장 추세를 감안하면 연말까지 1조 매출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렉라자의 진정한 가치는 인류의 ‘생명연장의 꿈’을 실현해 가고 있다는 데에 있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제 대비 최소 1년 이상 생명연장 효과가 입증됐다. 그 연장기간이 어디까지 이를지는 아직 모른다. 복용 환자의 생존율이 절반(50%)까지 내려갔을 때 생존연장기간이 측정되는데 아직까지도 데이터 발표가 없다는 점은 여전히 복용자의 절반 이상이 생존해 있고, 따라서 그 연장기간은 더욱 길어진다는 얘기이다.

생명이 경각에 달린 환자나 가족 입장에서 기존에 비해 1년 정도의 생명연장이 가능한 치료방법이 새롭게 생겼다는 것은 거의 ‘신의 가호’를 받은 정도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복약편의성을 대폭 개선해 주는 제형 변경이 곧 실현될 전망이고, 부작용의 획기적 감소를 위한 연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렉라자의 인류에 대한 공헌에 걸맞게 개발기업인 유한양행에 큰 경제적 이득을 안겨주고 있다. 렉라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할 만 하다. 유한양행이 현재까지 얻은 확인된 수익만 계약금 5000만달러에 마일스톤 1억 7500만달러를 더한 2억 2500만달러(3137억원)에 달한다. 2015년 글로벌제약사 얀센(J&J 의약품 사업부)에 기술 수출된 이후 10년 동안 매년 310억원대의 순익이 발생한 셈이다.

이 정도는 또 향후 거둬드릴 것으로 기대되는 수익에 비해선 아무것도 아니다. 남아있는 마일스톤에, 매출 발생에 따른 로열티가 상상을 초월한다. 남아있는 마일스톤만 7억2500만달러(1조77억)에 이른다. 그동안 순조로운 허가 및 글로벌 진출 과정을 볼 때 마일스톤 발생이 보다 빨리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10년이 걸린다 해도 매년 평균 1000억정도의 수익발생이 가능하다.

여기에 매출에 따른 로열티가 본격 발생한다. 계약조건이 자세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글로벌 순 매출액(총매출액에서 매출에누리와 환입품액, 매출할인액을 공제한 금액)의 ‘10% 이상’으로 발표됐다. 지난해 병용요법 FDA허가 즈음에 J&J는 2년 후인 2027년 글로벌 매출목표를 50억달러(약 7조)라고 밝혔다. 글로벌제약사의 수치와 관련한 엄격한 태도를 감안할 때 이 수치는 오히려 보수적으로 잡았을 수 있다. 그 만큼 목표달성 가능성이 높다는 얘긴데 이 경우 어림잡아도 수 천 억원의 로열티 수입이 전망된다. 상장제약 기업중 지난해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를 넘는 곳이 단 3곳에 불과했고, 2000억원대는 한 곳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금액의 무게가 가늠된다.

렉라자는 혁신신약에 기대하는 환자의 생명연장을 실현 시키고, 그에 걸맞는 막대한 부를 창출하며 우리나라 신약개발의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 렉라자가 더 빨리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세계 곳곳의 더 많은 환자에게 생명연장의 기적을 선사하며 대한민국의 자부심으로 자리매김 하길 진심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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