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최적 위치 찾아 수치 계산, 동일 장비 내 ‘재현성’ 문제 크게 해결
김승섭 교수 “정량적 수치 기반 설명 가능, 환자와 의료진 실질적 변화”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현재 MASH(대사관련지방간염)는 가장 중요한 간 질환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고, 지방간은 단순히 ‘지방만 낀 간’이 아니라, 염증과 섬유화의 동반 여부에 따라 위험도가 크게 달라지는 질환으로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전단파 탄성 초음파(2D Shearwave Elastography, SWE)는 지방간 진단에 있어 현실적인 활용도와 향후 발전 가능성을 모두 갖춘 중요한 기술로 평가된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벤더 간 수치의 불일치, 즉 재현성 문제로 인해 미완성에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기술로 필립스의 ‘Auto ElastQ’는 의료계가 느끼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며 표준으로 향하는 의미 있는 진일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습이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승섭 교수<사진>는 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2D SWE) 주목받는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면서 사용하는 주파수도 제각각이고, 서로 표준화되어 있지 않으며, 심지어 각 회사마다 정확히 어떤 값의 주파수를 이용하고 있는지 공개도 되지 않고 있어 호환성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동일한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검사자에 따라 수치가 다르게 나온다는 점이다. 심지어 한 명의 의료진이 같은 환자를 아침과 점심에 측정해도 결과가 다를 수 있고, 측정 부위나 환자의 호흡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현재 기술은 재현성 계수의 변동 폭이 너무 넓어, 측정된 수치의 변화가 실제 환자 상태의 변화인지 단순 오차인지도 구별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필립스 Auto ElastQ는 김승섭 교수에게 인상적인 데모 경험을 제공했다. 측정을 시작하면 AI가 자동으로 최적의 위치를 찾아 수치를 계산해주고, 검사자는 복잡한 규칙을 숙지하지 않아도 정확하고 일관된 결과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직접 진행한 반복 측정에서도 소수점 단위까지 거의 변동이 없는 수치를 보여줬는데, 이는 검사자가 ‘수치가 정확하다’는 신뢰를 갖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그는 “Auto ElastQ는 사람이 하기 어려운 복잡한 판단을 대신해줄 뿐 아니라, 사람이 할 수 없는 수준의 분석까지 수행하면서 동일 장비 내에서의 재현성 문제를 크게 해결해준다”며 “사용자 편의성과 정확성 모두를 개선한 방향성으로, 앞으로 이 기술이 2D SWE의 표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만 환자 측정 성공률 관건, 최적화된 알고리즘 필요
향후 더 발전했으면 하는 방향을 묻는 질문에서 김 교수는 비만 환자에 대한 측정 성공률 개선을 첫 손으로 꼽았다. 복부의 피하지방층이 두꺼운 환자의 경우, 초음파 신호가 감쇠되기 쉬워 측정 자체가 실패하거나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신호 강도 강화, 적절한 주파수 조절, 또는 지방 조직 특성에 최적화된 신호처리 알고리즘 등의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며 “2D SWE가 주로 사용되는 대상이 지방간 환자이고, 지방간 환자의 다수가 비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문제는 매우 현실적이고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영상의학과 AI, 진단 효율 개선하는 중요한 돌파구
한편 영상의학과 AI 분야가 접목해 얻을 수 있는 잠재력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AI는 복잡한 판단 요소들을 자동화해줌으로써 초보자라도 상대적으로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주는 장점이 있고, 반대로 숙련자에게는 본인이 놓치기 쉬운 미세한 판단 요소들까지 AI가 보완해주면서 검사의 질을 더욱 높이는 역할을 해준다는 것.
김 교수는 “AI는 향후 이 분야의 재현성과 정확성을 높이는데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돌파구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특히 신호 강도나 데이터 품질이 제한되는 환경에서의 진단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승섭 교수는 “2D SWE는 환자에게는 조기 위험 인지와 행동 변화 유도라는 장점, 의료진에게는 정밀 진단과 환자 관리 효율성 향상이라는 장점을 동시에 제공하는 매우 유의미한 도구”라며 “특히 정량적 수치 기반의 설명이 가능하다는 점은 이 기술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실질적 변화를 가져다주는 핵심 요소”라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