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전자 변이 임상적 해석으로 진행한 기존 분류 변경 의미 커”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총장 양한광)는 보건AI학과 석사과정 장준하 대학원생(지도교수 김현진·공선영)이 소속 연구팀의 유전체 분석 연구를 바탕으로, ‘클린바(ClinVar)’에 총 10건의 유전변이를 제출해 최근에 모두 등재 승인을 받았다고 1일 밝혔다.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 김현진 교수(왼쪽)와 공선영 교수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 김현진 교수(왼쪽)와 공선영 교수

클린바는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가 운영하는 유전변이 데이터베이스로, 유전자 변이에 대한 임상적 해석과 과학적 근거를 공유하며, 병원성 여부를 국제적 기준에 따라 분류한다.

클린바는 전 세계적으로 의료 유전체 해석의 신뢰성과 표준화를 도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현재 등록된 유전변이 정보는 주로 서양권 데이터에 편중돼 있어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 환자의 유전변이 해석에는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2016년 첫 유전변이 1건 등재를 시작으로, 최근 2025년까지 총 10건의 변이를 등록하며 유전체 해석 분야에서 지속적인 기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등재된 유전변이들은 모두 국내 암 환자의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하며, 연구팀이 직접 수행한 실험과 기능 분석 결과를 출판한 논문을 근거로 하여 임상적 해석을 포함한 구조화된 형식으로 제출됐다.

특히, BRCA2 유전자의 c.317-10A>G 변이는 ‘양성 가능성(Likely benign)’에서 ‘의미 불확실성(Variant of Uncertain Significant)’으로, BRIP1 유전자의 c.1794+1G>A 변이는 ‘병원성 가능성(Likely Pathogenic)’에서 ‘병원성/ 병원성 가능성(Pathogenic/Likely Pathogenic)’으로 클린바 분류가 변경됐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연구팀이 제시한 실험적 근거와 임상적 해석이 클린바 평가에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유전변이 해석의 신뢰성을 높이는데 기여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며 “여기서 '병원성'이란 암과 같은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 변화를 의미하고, 이는 환자 질병 위험도와 맞춤형 치료계획 수립에 중요 지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클린바 등재는 총 두 편의 학술 논문에 보고한 내용을 기반하고 있다.

첫 번째 논문은 유전성 유방암 및 난소암 환자의 인트론 변이(intronic variant)의 엑손 스플라이싱(exon splicing)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유진선 외, Cancer Science, PMID: 32761968)로, 엑손 스플라이싱은 유전자가 단백질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유전정보의 일부를 선택적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단계로,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생성돼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 논문은 한국인 암 환자 3987명의 유전체를 분석해 PALB2 유전자의 병원성 변이 빈도 및 임상적 특성을 밝히고, c.3350+5G>A 변이에 대한 기능 검증을 수행한 연구(강민채 등, ESMO Open, PMID: 39999518)이다.

이번 클린바 제출을 주도한 장준하 대학원생은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유전변이 데이터가 여전히 국제 데이터베이스에서 충분히 대표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 연구팀의 실험 결과와 분석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공선영 교수는 “연구팀은 앞으로 더 많은 한국인 특이적 유전변이를 발굴하고 기능 검증을 통해 클린바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계획이며, 특히 아직 해석이 불분명한 다수의 유전변이(VUS, Variants of Uncertain Significance)에 대한 기능 연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향후 연구방향을 제시했다.

한편, 이번 클린바 제출은 국립암센터 공익적 암 연구사업(NCC-2410821-2)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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