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서 AI 사용과 보상 우려점, 환자와 의료 개선 도움 정도, 바람직한 기술 적용 방법 모색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학회를 중심으로 진단보조 AI(인공지능) 기술의 의료현장 사용과 관련해 현재 상황과 당면한 문제점 및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대한영상의학회(회장 정승은)는 오는 17일 오후 2시부터 가톨릭의과대학 의생명산업연구원 1002호에서 진단보조 AI의 적절한 적용에 대한 포럼을 개최한다. 약 2시간 동안 진행 예정인 이번 포럼은 유튜브로도 생중계될 예정이다.

먼저 첫 번째 발표는 진단보조 AI 의료기술의 사용과 보상에 대해 현재의 상황 및 우려점을 주제로 한다. 학회는 기존의 신의료기술평가 체계를 변경 없이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개선된 제도가 있지만 여전히 평가와 보상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

대한영상의학회 최준일 정책연구이사(서울성모병원)는 “정부에서 최근 개편하고 있는 선진입의료기술 제도 및 새로운 의료기술 시장진입 절차 변경은 지나치게 기업 친화적이며, 환자와 의료진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며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기술이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는 구조는 의료의 질을 저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평가유예 기간의 연장은 근거 창출 연구의 어려움을 보완하려는 목적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의료기관과 기업의 이윤 추구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퇴출 메커니즘이 없는 새로운 제도는 임상적 유효성이 부족한 기술이 시장에 장기적으로 잔류하게 방치할 수 있으며, 동의서 구득 역시 수술이나 시술 등 독립적 행위가 아닌 진료보조, 진단보조 AI의 경우 일괄적인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최준일 이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관점에서 벗어나 의료관점에서, 환자와 의료진 중심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두 번째 발표는 진단보조 AI는 환자와 의료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는가를 주제로 한다. 대한영상의학회 박성호 편집이사(서울아산병원)는 “관련 정책과 제도 또한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정비돼야만, AI가 환자와 의료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며 “만일 이러한 요소를 간과하고 무분별하게 AI가 도입될 경우 의료진과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진단보조 AI의 잠재력은 연구 환경에서는 확인됐지만, 실제 진료 환경에서는 기대한 만큼의 개선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며, 따라서 AI 도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인간-AI 상호작용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과학적 접근, 적절한 전문가를 통한 AI의 활용, 지속적인 성능 모니터링과 피드백 제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끝으로 세 번째 발표는 현실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바람직한 기술 적용 방법에 대해 담고 있다. 진단보조 AI 의료기술의 안전한 활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AI 성능은 장비의 특성이나 환자군의 특성과 같은 사용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개발목적에 부합하는 환경과 대상에서 사용돼야 하며, 의료진이 AI 결과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가능성과 이로 인한 독립적 판단이 약화될 우려도 있다.

환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동의서 구득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절차적 부담과 비용 문제가 있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대한영상의학회 이충욱 보험이사(서울아산병원)는 “원가에 못 미치는 우리나라의 보험수가 체계에서 진단보조 AI 역시 매우 낮은 수가로 책정될 수밖에 없고, 결국 기업과 의료기관이 보험수가 대신 비보험 수가를 선택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사용자(의사 및 병원), 개발자, 정부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 결정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 대해 정승은 회장(은평성모병원)은 “진단보조 AI는 의료 분야의 혁신적 기술로 주목받으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의료현장의 도입과 관련해서는 여러 장애물과 고려사항들이 있다”며 “포럼은 진단보조 AI 기술의 발전과 관련 제도의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준비됐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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