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혈우병 환자에게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출혈은 ‘관절 출혈’이다. 관절 출혈은 혈우병 환자가 겪는 전체 출혈 중 약 80%를 차지하며, 주로 무릎, 발목, 팔꿈치, 손목 순으로 자주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A형 혈우병(혈액응고인자 8인자 결핍) 환자는 B형 혈우병(혈액응고인자 9인자 결핍) 환자보다 평균 출혈 횟수와 평균 관절 수술 횟수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혈액응고인자 8인자의 경우 분자량이 커 혈관 내에 주로 분포하는 반면, 혈액응고인자 9인자는 분자량이 작아 조직, 근육, 관절 등 혈관 외 영역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혈액응고인자 9인자의 40%가 혈관 외 조직에 분포하는 반면, 혈액응고인자 8인자는 16%만이 혈관 외 조직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혈관 외 분포가 활발한 약제일수록 체내 투여된 혈액응고인자가 혈관 내에서만 순환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근육, 관절 등 혈관 외 영역까지 넓게 분포할 수 있으며, 약물의 분포용적이 클수록 혈관 외 영역에 존재하는 약물의 양도 많아져 출혈 예방에 효과적이다.

이에 따라 국제혈전지혈학회의 혈액응고인자8인자, 8인자, 희귀 출혈 장애 관련 소위원회가 2018년에 발간한 가이드라인에서는 혈액응고인자 9인자 제제의 평가 요소로 최저 응고인자 활성도 및 분포용적 등을 포함한 다양한 평가 요인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의 B형 혈우병 반감기 연장 제제 ‘알프로릭스’의 분포용적은 체중 1kg 당 303.4mL로, 다른 B형 혈우병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분포용적이 큰 편이다.

이에 따라 알프로릭스를 투여한 군에서는 다른 B형 혈우병 치료제를 투여한 군보다 혈관 외 분포가 활발해 관절에 머무르는 양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혈우병 치료 시 흔히 출혈 예방 지표로 투여 후 최저 응고인자 활성도를 활용한다. 하지만 B형 혈우병 환자에게서 측정한 혈액응고인자 9인자의 최저 응고인자 활성도는 혈관 내 분포하는 9인자 활성도에 한정된 지표이다.

혈우병 환자의 출혈 예방과 일상생활 영위를 위한 예방요법이 세계적인 표준 치료로 자리 잡은 가운데, 출혈 예방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알프로릭스 예방요법이 B형 혈우병 환자들을 관절 손상으로부터 보호하고 삶의 질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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