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에서 ‘마라톤’으로…바람 맞으며 달릴 때 업무 스트레스‧고민도 멈춰
고대의료원 구매팀 서준호 대리 “일정한 페이스 유지해야하는 마라톤…인생 축약본”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마라톤은 인생의 축약본입니다.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완주의 비결인 것처럼 인생도 너무 빠르지도‧느리지도 않게 꾸준히 달려야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대의료원 구매팀 서준호 대리<사진>은 병원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비하는데 있어 일선에서 활약하며, 원활한 진료를 돕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의료원 식구들이 ‘서 선수’라고 부르는 마라톤에 푹 빠져있는 2년 차 마라토너다.

몸무게 60kg의 서준호 대리의 날렵한 몸매를 보면 떠올리기 힘들지만, 한때 80kg의 푸근한 몸매를 가진 적이 있었고, 다이어트를 위해 동네를 달리던 것이 마라토너 ‘서 선수’의 출발점이 됐다.

서 대리는 “결혼 후 육아를 하며 80kg까지 몸무게가 불어났고 당시 자존감이 많이 낮아져 있었다”며 “안되겠다 싶어서 동네를 뛰기 시작했고, 달리다 보니 대회도 나가고 싶어져 2023 서울마라톤대회를 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회 참가자들이 최선을 다해 달리고, 이를 사람들이 응원하는 에너제틱한 모습에 매료된 그는 다른 마라톤 대회에 꾸준히 얼굴을 비취는 단골이 됐고, 올해 3월 초 2024 서울마라톤 10km 대회에서는 같이 달리던 마스터즈(마라톤 일반참가자) 랭커를 독려까지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서준호 대리는 “주로에서 힘들게 달리다 보면 옆 사람에게 동지애가 느껴진다”며 “한 여성이 같이 그룹을 형성하며 굉장히 빠르게 달리고 있어서 ‘우리 끝까지 같이 가시죠’라고 말을 건네자 약간 의아해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이내 ‘파이팅’을 외치며 달리다 흩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서 대리는 “결승선을 통과하고 그분은 기록이 어떤지 알아보니, 조한솔씨라고 10km 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다니는 분이었다”며 “선수급의 실력을 갖춘 분이 제 말을 듣고 ‘얼마나 하찮았을까’ 생각이 들어 대회가 끝나고 혼자 일주일을 이불을 걷어찼다”고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그도 이번 대회에서 일반인 가운데 1%만이 40분 이내에 주파할 수 있다는 10km 코스를 38분 20초에 끊는 성과를 보여줬고, 시간을 투자한 만큼 성과를 가져오는 모습에 배우자는 기특해했다는 후문이다.

2024 서울마라톤에 참가해 질주하고 있는 서준호 대리와 기록증
2024 서울마라톤에 참가해 질주하고 있는 서준호 대리와 기록증

마라톤, 정적인 행정직과 찰떡궁합 시너지↑

또한 서 대리는 실내에서 정적으로 근무하는 행정업무와 반대인 활동적인 실외스포츠인 마라톤을 하게 되며 업무에서 시너지도 많이 얻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행정직이다 보니 정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많은데, 야외에서 바람‧비바람 등을 맞으면서 달리다 보면 근무로 생기는 스트레스‧고민들이 일시정지 되면서 리프레쉬 하게 된다”며 “정적‧활동적인 것이 선순환 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나는 일종의 띄어쓰기가 돼 준다”고 말했다.

이어 서준호 대리는 “단 30분을 뛰더라도 그 정도의 칼로리 소모‧체력 증진을 이끌어내는 운동으로, 누구나 나이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며 “또 나무의 색이 어떻게 바뀌는지 바람이 어떻게 불어오는지 몸으로 달라지는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마라톤을 추천한다”고 권했다.

아울러 서 대리는 마라톤에 관심 있는 초심자에게 편한 신발만으로 충분하다고 입문을 망설이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초심자는 대회용‧훈련용 용도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훈련할 때 무릎‧몸에 부하가 덜 가는 가장 편한 신발이면 된다”며 “족형을 분석한다면 가장 좋지만 브랜드 상관없이 자기 발에 맞는 신발이 있다”고 조언했다.

근력강화는 기본, 무리는 금물…초심자에 노하우 전수할 것

서준호 대리가 러닝과 발목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서준호 대리가 러닝과 발목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더불어 초심자에게 언제든 노하우를 전수해 주겠다며, 먼저 발목‧엉덩이 근력 강화 훈련과 부상방지에 힘써야한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서준호 대리는 “발목 힘을 강화하는 제자리 뛰기‧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스쿼트‧런지 등의 훈련은 물론 자신의 실력을 객관화해서 얼마나 달릴 수 있는지를 분명히 알고 훈련 계획을 짜는 동시에 부상방지를 위해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며 “얼마든지 오시면 마라톤에 대한 내 노하우를 알려주겠다”고 초심자들을 환영했다.

이어 서 대리는 “사실은 마라톤 하는 분들이 많아지지 않으면 좋겠다. 신발 사기가 어려워진다”라고 웃으며 유머감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올해 10월 세계 6대 마라톤 중 하나인 시카고 마라톤에 도전하는 그는 40세까지 세계 6대 마라톤을 정복해 대회 메달 6개 외에 완주 기념 메달을 꼭 획득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서준호 대리는 “시카고에 가겠다고 했을 때 ‘같이 가서 클라이밍 해봐도 되냐’고 물을 정도로 운동을 사랑하고 진심인 아내 덕분에 깊게 마라톤의 매력에 빠질 수 있게 됐다”며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듯 환경을 만들어준 운동 롤모델인 아내에게 고맙고, 아들도 운동을 하며, 자유롭게 뛰어놀았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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