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모르는 탁구 회장에서…4번째 대회 개최하는 전문가로 변신
중앙대광명병원 김정훈 교수 “시공간 제약 없이 누구나 함께 어울릴 수 있어”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탁구는 2.7미터 남짓한 테이블 속에서 펼쳐지는 또 다른 세상입니다. 제 인생에 있어 새로운 세상을 알려준 탁구를 ‘하길 잘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중앙대광명병원 비뇨의학과 김정훈 교수<사진>는 요로결석 및 감염‧전립선‧소아비뇨‧비뇨기 종양 등을 전문으로 다루며 환자들의 말 못 할 고통을 치료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직원들 사이에서 ‘회장님’으로 불리고 있는 광명병원 탁구 동호회 ‘드라이브’의 진짜 회장이다.

김정훈 교수와 탁구의 인연은 중앙대광명병원 개원에서 시작됐다. 중앙대병원 탁구 동호회 ‘스매싱’ 회원 중 일부가 광명병원 개원과 함께 근무지를 광명으로 옮기며, 이들을 주축으로 ‘광명병원에도 탁구 동호회를 만들자’는데 뜻을 모아 광명탁구‧중광회 등의 후보를 제치고 기존 ‘스매싱’과 대구를 이루도록 ‘드라이브’라는 이름의 동호회를 창립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날씨‧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짧은 시간에 많은 운동량을 가진,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고 있던 김정훈 교수의 눈에 탁구 동호회가 눈에 들어왔고, 탁구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김 교수는 “드라이브에 가입하면서 회장이 됐다”며 “회장직을 몇 번이나 고사했지만, 지금의 총무‧감사님이 부탁해서 도움이 되고자 맡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사실은 당시 탁구를 전혀 칠 줄 몰랐다”며 “탁구도 배우고 병원 직원들과 친해지고자 가입했는데 덜컥 회장부터 맡게 됐다. 직함에 맞는 실력을 쌓고자 동네 탁구장에서 개인 레슨을 시작해 지금도 일주일에 2번씩 받고 있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김정훈 교수가 ‘탁구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이 회장을 할 수는 없다’고 몇 번이나 사양했지만, 교수가 회장을 맡으면 구심점 역할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창립 멤버들이 끈질기게 설득한 것.

올해 봄 예정된 중앙대병원 3차 교류전…젊음 바탕으로 특훈 중

중앙대의료원 탁구동호회 드라이브와 스매싱 간 제2회 교류전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회원들.
중앙대의료원 탁구동호회 드라이브와 스매싱 간 제2회 교류전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회원들.

창립멤버들의 안목이 적중했던 것일까, 김 교수는 회장으로써 동호회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제1회 김정훈 회장배 탁구대회’, 제1회‧2회 중앙대의료원 드라이브(광명병원)‧스매싱(중앙대병원) 교류전 등의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김정훈 교수는 “첫 대회는 제가 찬조해서 상품을 걸고 스무명 남짓의 회원들과 ‘회장배’ 대회를 열었다”며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9월에는 중앙대병원 근처 탁구장을 섭외해서 스매싱과 원정경기 및 식사 자리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회원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 1월에는 스매싱 회원 20명이 버스를 대절해 광명병원을 찾아 2회 교류전을 가졌다”며 “아쉽게 두 차례 교류전 모두 패했지만, 올해 봄 개최 예정인 3회 교류전에서는 ‘드라이브’의 젊음을 기반으로 특별훈련을 통해 적어도 대등한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이를 위해 김정훈 교수가 동호회 운영회의 논의를 거쳐 탁구머신을 마련하는 한편, 드라이브 회원 중 구력이 오래된 김진수 과장과 탁구선수 출신의 배우자와 데이트를 탁구로 즐겼다는 재활의학과 신용희 물리치료사 등이 회원을 대상으로 탁구 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도 탁구장 관장에게 배운 탁구 기술들을 회원들에게 2회 전수한 바 있다.

이같이 열정적으로 동호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인 탁구의 매력에 대해 그는 시공간의 제약 및 실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김정훈 교수는 “바쁜 일상에서 거창한 장비 필요 없이 탁구대와 라켓 그리고 공 세가지만 있으면 시간‧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출근 전‧점심시간‧퇴근 후 10분-20분 사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며 “탁구를 20분 정도 치고나면 땀이 뻘뻘날 정도로 많은 운동이 되는 것은 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특히 복식경기가 재미있는데 실력이 좋은 사람들이 하는 경기도 흥미진진하지만, 실력이 낮은 두 팀이 나와서 경기를 하면 오히려 더 재밋는 경기가 펼쳐진다”며 “공을 쳤는데 엉뚱한 곳에 날아가거나 진지하게 스매싱했는데 헛스윙하는 등 보는 사람도 같이 웃고 즐길 수 있다. 실력과 관계없이 서로 재밌게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드라이브 멋지게 들어갈 때 짜릿함 느껴

올해 1월 개최된 제2회 교류전에서 경기 중인 김정훈 교수
올해 1월 개최된 제2회 교류전에서 경기 중인 김정훈 교수

그는 탁구 경기 중 가장 짜릿한 순간으로 드라이브가 멋지게 들어간 순간이라고 언급했다.

김정훈 교수는 “커트서브가 제 강점이지만, 경기중 가장 짜릿한 순간은 드라이브가 멋지게 들어갔을 때 기분이 좋고 무엇보다 손맛이 있다”며 “하지만 사실 가장 기분이 좋을 때는 이겼을 때”라고 말했다.

그는 사례 중 하나로 앞선 교류전에서 의대시절 스승이자 탁구 실력을 갖춘 롤모델인 스매싱 송정수 회장(류마티스내과 교수)의 복식팀과 대결에서 12점, 13점 듀스랠리를 이어가며 아슬아슬하게 이긴 순간을 꼽았으며, 마지막 결승점은 ‘드라이브’로 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런 걸로 하자”고 유머 감각을 뽐내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탁구 동호회 활동을 통해 직원 간 교류와 기초체력 향상 등 업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정훈 교수는 “신생병원의 단점이 직원들이 서로 모른다는 것인데 교류를 통해 반갑게 인사하고 근황도 묻는 사이가 됐고, 체력 역시 좋아져 장시간의 진료에도 버틸 수 있게 됐다”며 “타 의료기관도 원내 동호회 활동을 독려하고 지원한다면 직원의 건강 및 애사심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 교수는 전국 의료기관 탁구 동호회와 교류전 확대 의사를 밝히며 참여를 당부했다.

그는 “아직까지 탁구 실력은 부족하지만, 타 의료기관 탁구 동호회에서 기관 대항전은 물론 간단한 교류전이라도 신청한다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언제든지 연락달라”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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