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감 하나로 분만 유지...출산 전후부터 유방·갑상선 질환까지 ‘여성종합병원’ 성장
신봉식 병원장, “가정-사회 여성의 건강이 핵심...여성 건강 동반자 역할 최선” 약속
경증환자를 돌보는 의원과 중증환자를 다루는 대형병원의 중간 선상에 위치한 중소병원들이 열악한 의료환경에도 불구하고 진료과별로 특화하거나 응급실 기능 강화 등을 통한 종합병원으로서 역량을 갖추고 지역주민을 위한 건강지킴이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러나 중소병원들은 지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 정부의 각종 규제와 의료정책에서 소외받으면서 경영난을 이겨내고 못하고 도산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주소다.
이에 의학신문은 '지역병원 탐방코너'를 신설, 각 지역의 중소병원들을 탐방해 지역민들을 위한 활약상을 알리고, 지역병원 활성화를 위해 어떤 지원책이 필요한지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⑪ 린여성병원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초저출산 시대에 분만을 유지하는 병원을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오로지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20년이 넘게 분만을 제공하는 산부인과병원이 있다. 이는 바로 ‘린여성병원’.
지난 2002년 개원한 서울시 동대문구 소재 ‘린여성병원(병원장 신봉식)’은 단순히 산모의 분만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건강을 총체적으로 케어하는 여성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현재 60개 병상을 운영 중인 린여성병원은 17명 전문의와 약 160명여명의 인력을 유지 중이며, 산모들이 언제든지 출산 가능하도록 24시간 365일 산부인과·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응급실도 운영 중이다.
구체적으로 출산과 관련 안전한 환경에서 진통 과정을 부부가 함께 극복하는 ‘플러스 자연주의 센터’ 뿐만 아니라 난임, 습관성 유산, 재왕절개 후 자연분만(브이백) 등 고위험 산모를 위한 시스템도 구축돼 있다.
아울러 출산 영역 이외에 여성들의 자궁질환부터 하지정맥류, 유방·갑상선, 피부까지 종합적인 케어와 전체적인 스캐닝이 가능한 건강검진까지 협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봉식 병원장은 “건강한 아기를 가족에게 안겨드리는 것은 우리 병원의 사명”이라며 “언제나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성실한 병원, 모든 이들을 사랑으로 감싸는 따뜻한 병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으로 여성의 건강이 가정과 사회의 건강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린여성병원은 여성을 위한 종합병원으로서의 언제나 건강한 삶의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학병원 버금 의료진 영입-최첨단 의료장비 투자 성장 동력=이같은 린여성병원의 성장은 산모와 태아를 가족같이 생각하는 마음과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대학병원에 버금가는 의료진 영입, 최첨단 의료장비 도입 등 공격적인 투자가 핵심이다.
린여성병원은 지난 2002년 신봉식 병원장이 운영하는 작은 의원에서부터 시작됐다. 20년 만에 진료실 한 칸, 4명의 간호사와 시작해 현재 지역민의 분만과 여성건강을 대표하는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성장한 것.
신봉식 병원장은 “경영이 어려워도 산모와 태아의 안전을 위해 최고의 장비를 도입하고, 최적의 진료환경을 구축하는데 망설임이 없었다”며 “이를 믿고 신뢰해준 직원들과 환자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린여성병원은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린여성병원은 2007년 신축을 거쳐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환자들의 편의성과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2011년 증축을 거쳐 별관도 만들면서 그 규모가 확대됐다.
특히 최선의 진료를 위해 4D초음파, 복강경 등 다양한 진단·수술 장비를 주기적으로 최신 버전으로 교체하고 있으며, 올해는 로봇수술장비 다빈치 X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러한 신 병원장의 경영 방식은 최고의 의료진 영입까지 선순환을 이뤄냈다. 중소병원 입장에선 경영적으로 무리가 될 수 있는 최첨단 의료장비를 도입과 쾌적한 진료환경에 따라 대학병원 의료진들의 지원이 많아졌다.
신 병원장 “사명감이 없다면 분만 병원을 운영할 수 없다. 산부인과 전문병원이 할 수 있는 최신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의료장비에는 재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산부인과 전문병원이 할 수 있는 최신진료와 정보를 환자에게 공유함으로써 지역 건강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환자들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기본적인 복지 이외에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규모를 확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인구절벽 문제 심각...정부 출산 관심집중 필수=이밖에 신 병원장은 저출산과 인구절벽 문제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서 국내 출산 환경까지 최악에 이르렀다는 것.
신 병원장은 “저출산 인구절벽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지만 정부에서 추진하는 주요 현안 사업 중 출산대책은 우선순위에서 빠져 있다”며 “물론 정부에서 그동안 저출산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방향성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즉 무작정 출산 인센티브 정책만 펼칠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왜 임신 계획이 없는지,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에 대한 이유를 면밀히 분석해 접근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당장 산모들은 아이를 낳았을 때 경제적 문제와 더불어 ‘남편의 육아휴직 의무화’ 등 사회적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신 병원장의 주장.
신 병원장은 “전문가들은 인구감소의 최대 요인으로 ‘높은 주택 가격’과 ‘청년 실업 문제’를 꼽지만 이는 근시안적인 해결책”이라며 “일자리 창출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인구 증가다. 산모가 분만할 수 있는 환경 지원 등 출산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만을 담당해야할 산부인과 전문의가 급감하고 있는데 이는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부가 탁상행정이 아닌 의료현장과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필수의료 영역을 강화해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