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옷’ 같은 플라스틱 재질 한계 극복, 의복 형태로 개발 가볍고 착용율 극대화
황상원 교수 “CES처럼 느끼는 혁신 의료기술, 데이터 부재 해결 ‘라이브’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척추측만증을 진료실에서 진단하고 보조기를 보여주는 순간 아이들의 표정이 굳는다. 그야 말로 ‘갑옷’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결국 당장 아주 크게 불편하지도 않는데 갑옷을 입으라고 하면 성인도 거부하는데, 아이들이 입겠다고 선택할 리가 없다”
기존 플라스틸 재질의 측만증 교정기를 바라보는 대전을지대병원의 황상원 교수<사진>의 뼈를 때리는 한마디다. 실제로 척추측만증 교정기는 처방 이후 전적으로 환자의 착용준수율에 따라서 치료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데, 플라스틱 재질의 교정기는 15% 수준의 저조한 착용율로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디자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
특히 평균적으로 12~14살 사이에 사춘기 여아들이 환자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교복이 찢어질 수 있어 학교 생활에도 적합하지 않고 불편한 착용감으로 인해 치료를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VNTC의 '스파이나믹'은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단점을 보완해 의복 형태로 개발돼 가볍고 착용성을 극대화하며 치료 효과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최초로 스파이나믹을 도입한 대전을지대병원의 황상원 교수(재활의학과)도 이 사실에 동의했다. 황 교수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혁신 의료기술을 세계 IT·가전 전시회인 CES에 가지 않고도 직접 느껴보면서 본인 치료 과정 속에서 배울 수 있다”며 “삶 속에서 첨단 과학기술을 느끼게 하면서도 아이들을 고통스럽지 않게 치료하는 것은 일거양득”이라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척추측만증에 대한 평가와 치료를 필요로 하는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좀 더 편한 보조기로 치료함으로써 공부와 성장에 방해받지 않고 잘 자라날 수 있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VNTC 본사가 한국에 있고 대전에 지사도 자리해, 실제 진료실에서는 숙련된 직원들의 현장 지원이 가능하고 진료와 동시에 제품의 기술적 적용을 환자들에게 즉시 제공할 수 있다는 부분도 큰 장점이다.
더불어 패브릭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3점압 원리를 구현해 환자의 착용 순응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개발한 기존 스파이나믹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환자 모니터링 센서가 추가된 스파이나믹 라이브에 대해 “올해 CES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센서는 보조기 착용 시간, 착용 압력 상태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송한다. 그동안 환자의 기억과 진술에만 의존했던 보조기 착용에 대한 팔로우업을 수치화 된 데이터 자료로서 확인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 교수는 “환자모니터링을 통해 연동된 어플리케이션으로 환자 동기부여 기능과 실시간 기반의 모니터링 데이터가 축적되고 원격으로 확인이 가능한 기능, 또한 그동안 교정기 치료과정에서 아쉬움으로 남았던 데이터의 부재 상황을 해결해 더 나은 치료의 질로 환자들을 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몸과 마음도 바르게 자라서 미래 과학기술 이끄는 인재로 성장하길”
한편 대전을지대병원은 지난 1981년부터 대전에서 지역과 함께 성장해온 의료기관이다. 항상 지역민을 위해 다양한 새로운 시도를 자처하고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병원으로 알려진다.
암 치료를 위해 모두가 수도권을 향할 때 진단에서 치료까지 아우르는 암센터를 오픈하고, 수술로봇을 중부권에서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재활의학과에서도 소아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하면 연령에 맞는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건강히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코로나19를 바라보며 '완전한 일상회복'이라는 과제에 있어 소아 재활의학 분야도 예외는 없다. 성장기 어린이들의 바깥 활동 시간 또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고 신체활동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사회적 변화가 아이들의 자세, 더 나아가 척추측만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속에서 수면중 보조기 착용 연구를 비롯해 진료에도 이와 관련한 대비를 하고 있는 상태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스파이나믹 보조기 처방을 받은 아이들이 척추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도 바르게 자라서 미래 과학기술을 이끄는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결국 엄청난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지금 병원과 스파이나믹 개발사, 그리고 제가 하고 있다는 것에 큰 사명감을 느낀다”고 환한 미소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