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 아큐브 등 공급 지연 및 가격 급등…구매 패턴 변화 속 틈새시장 타겟팅 전략 요구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최근 안경 대신 원근 겸용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노년층이 증가하고, 디지털 기기의 사용으로 근시 문제가 발생해 안구건조증와 난시 등을 해결하는 렌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콘택트렌즈는 안경 보다 사물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고, 미용상의 이유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는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공급 위기 속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변화 및 틈새시장을 타겟팅하는 전략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끈다.

러시아 콘택트렌즈 시장 규모, 자료: Statista(단위: US$ 10억)<br>
러시아 콘택트렌즈 시장 규모, 자료: Statista(단위: US$ 10억)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해외시장리포트를 통해서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직후 루블화의 급격한 가치 하락으로 인해 많은 러시아 콘택트렌즈 공급업체들이 30~40%의 가격 인상을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안경점과 같은 소매상들도 소비자 가격의 20~50% 인상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3~4월에는 수입산 콘택트렌즈의 공급이 줄어들며 시장에 일시적인 제품 부족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루블화 가치 급락과 서방 제재 등의 영향으로 공급은 줄어든 반면 제재 여파에 따른 불안감으로 수요는 폭증하면서, 아큐브(ACUVUE) 제품의 경우 일부 품목에 대해 안경 소매점 공급을 제한하기도 했다.

바슈롬, 쿠퍼비전, 알콘 등은 물류난으로 인해 시장에 공급이 지연됐다. 이러한 공급 부족 상황으로 인해 한때 러시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수입 렌즈가 더 이상 시장에 공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러시아의 콘택트렌즈 시장은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콘택트렌즈 및 안경 렌즈 생산량은 18만 5200개를 기록했다. 러시아 내 콘택트렌즈 제조사들은 안과 진료소나 안경점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브랜드로 해외에 생산 위탁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으며 미국의 쿠퍼비전 등과 협력하고 있다.

2021년 러시아의 콘택트렌즈 수입액은 1억 4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2.12% 증가했다. 수입대상국으로는 아일랜드가 50% 내외의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이어 미국, 영국, 한국, 말레이시아 순을 기록했다. 아일랜드의 경우 현지 존슨앤존슨의 공장에서 생산되는 아큐브 제품의 상당량이 러시아로 공급되고 있어 비중이 높다.

러시아 시장점유율 Top 4 콘택트렌즈 기업

현지 안경점 체인에 따르면 소비자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제품은 아큐브다. 해당 체인점에서 아큐브 렌즈는 오프라인 소매 판매의 50%, 온라인 판매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최상위인 4위를 기록하며 시장 내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2020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러 수출 지속 증가, 브랜드 인지도 상승…가격 급등 변수로

대러 콘택트렌즈 수출이 지속 증가하면서 현지 시장에 진출하는 국산 제품 수도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 또한 상승했다. 4년 전 2~3 종류의 한국 브랜드 밖에 진출하지 않았으나 현재는 보다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는 평가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도 미국, 유럽으로부터의 콘택트렌즈 공급은 지속 이뤄지고 있으나 현지 유통망들은 지난 3월 이후 공급 지연과 소비자 가격의 급등이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블라디보스톡에 위치한 안경 및 콘택트렌즈 판매점 담당자에 따르면 “수요가 일시적으로 감소할 경우 렌즈 가격이 소폭 하락할 수도 있지만, 올해 2월 이전 가격으로의 복귀는 불가능하다”며 “보다 저렴하고 사용기간이 긴 제품으로 소비자의 선호가 옮겨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 제품의 현지 시장 진출 관련 의견도 전했다. 3세대 렌즈 수준 이상의 원재료를 사용하고 미국‧유럽 브랜드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타켓팅 전략도 주문하며 “유럽 기업들이 시행하고 있는 러시아 직원 교육 프로그램, 재정적 인센티브, 고객용 테스트 렌즈 제공 등도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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