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전무가 꼽은 바이오 발전 네 가지 조건, '인력, 자본, 기술, 글로벌 네트워크'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대한민국은 그간 바이오 산업을 핵심 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해오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앞만 보고 달려온 바이오산업에게,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던져야 할 시점이 왔다.
의학신문·일간보사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CMO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윤호열 전무를 만나 함께 고민한 '바이오산업 생태계 구축 방향성과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생각들을 두 번에 걸쳐 소개한다.
1. 국내 바이오산업이 가는 길, 다자간 동반 성장이 '해답'
2. CRO·CMO·CDO, 국가 기간산업으로 거듭나야
○국내 CDO, CRO의 질적‧양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Early Stage에 있는 대부분의 바이오기업들은 국내 CDO, CRO, CMO 등을 외면하는 실정입니다. 관계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사람과 설비 투자 통한 역량 향상 '필수'
바이오산업에서의 분업화는 위탁 업체와 수탁 업체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진행이 되며, 이러한 신뢰 관계는 수탁 기업이 바이오벤처에서 위탁한 개발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을 때에 형성됩니다.
CDO에서 수행하는 수탁 개발 과정은 고도의 기술 수준이 필요합니다. 단순 합성이 아닌 살아있는 세포에서 의약품이 생산이 되는 만큼 일관된 품질 기준을 만족 시키면서 높은 생산성을 확보하기 위한 세포주 개발, 안정적이고 재현성이 확보된 생산 공정 개발에는 고도화된 기술력 및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기존에는 국내에 미국 FDA와 유럽 EMA에서 요구하는 높은 기술/품질 수준을 만족 시키고, 기술 이전을 위한 협의 시 글로벌 제약사 파트너의 기대 수준을 만족 시킬 수 있는 수탁 기업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국내 보다는 해외 CDMO 업체에 많이 의존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국내 CDO 업체도 FDA와 EMA 허가 경험을 많이 확보하고 있고, 지아이이노베이션(GI Innovation), 이뮨온시아(ImmuneOncia) 등 국내에서 개발이 진행된 과제의 기술 수출 건수가 증가하면서 국내 CDMO 업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바이오벤처들이 국내 CDO/CRO 수탁 기업을 통해 보다 빠르고 경제적으로 개발 과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도 수탁 기업들은 바이오벤처가 신뢰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술 개발, 전문 인력 확보 및 설비 투자를 통해 성공적인 신약 개발 R&D를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상호투자 등 폭 넓은 협력관계가 형성되도록 다양한 노력도 필요하고요.
○통합적인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해야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바이오의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력, 자본, 기술, 글로발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특히 인력은 바이오 산업의 인프라로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바이오 인력은 Value Chain이 길고 복잡한 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체계적으로 양성되어야 하고 융복합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산-학-병의 연계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산업계의 전문가가 학교에서 가르치고, 병원의 연구자가 창업이 용이하도록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인력들이 체계적으로 양성되야 하겠죠.
특히 글로벌 네트웍은 신약의 최종 수요자인 글로발 기업들의 긴밀한 교류를 통해 중소 바이오텍이 라이선스아웃, 사업제휴 등 연구개발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글로발 네트웍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도록 해외 글로발 기업 연구소, 사업개발 및 전문인력들을 한국에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해외 거점개발 등을 통해 상시 접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울러 정부는 기초 연구, 개발, 생산, 임상, 상업화의 각 개발 주체들이 동반 성장하고 상생 협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제도적, 재정적 지원을 제공해야 합니다.
특히 CDO, CRO와 같은 실질적인 개발 업무를 수행하는 수탁 기업에 대한 지원이 시급합니다. 국내 수탁기업들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자구적인 노력을 통해 빠르게 글로벌 역량을 확보하였으나, 여전히 사업 기반이 약하고 지속적인 기술 개발, 인력 확보, 설비 투자를 진행 함에 있어 재정적 운영의 어려움이 큽니다.
CDO, CRO와 같은 수탁 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있다면 바이오벤처 기업은 더 이상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더욱 빠르고 경제적으로 신약 개발을 진행할 수 있으며 국가 차원에서도 신약 개발의 全주기가 국내에서 수행되므로 국부 유출을 막고 핵심 기술의 국산화가 가능해 질 것입니다.
초기 연구개발이 국내 기업에 의해 주도하는 것은 원부자재 국산화에도 매우 중요한 점입니다. 바이오산업 특성상 세포주를 중심으로 초기 공정이 확립되는 과정에 각종 원부자재도 최적의 조합을 찾아 확정됩니다.
따라서 초기 연구개발을 국내기업이 주도하지 못한다면 원부자재의 국산화도 많은 비용과 장기화되는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며, 미래 전망도 불확실해집니다.
미래 바이오산업은 속도, 가격경쟁력, 품질의 차별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며, CDO, CRO 회사들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경쟁력의 차별화가 수요자인 바이오텍 연구개발기업들의 성패가 좌우될 것입니다. 따라서 CDO, CRO는 수탁사업이 아닌 국가전체의 바이오 인프라와 기간산업으로 인식전환해야 합니다.
현제 조세특례제한법에서는 CDO, CRO 등의 수탁 연구활동이 세액공제와 같은 조세특례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 등 15분이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해당 법안이 발효가 된다면, 수탁 기업의 조기 사업 안정화에 즉각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며, 이러한 사업 안정화는 추가적인 기술 개발, 투자 확대로 이어져 바이오벤처의 신약 개발 R&D 활동을 더욱 성공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추가적으로 건의‧제안하실 내용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은 바이오 산업을 핵심 미래전략산업으로 선정하여, 2019년이후 전략적인 지원을 해왔으며, 최근 K-Bio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으며, 글로발 백신허브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는 CDO, CRO 기업들의 눈에 보이지않는 기여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바이오산업은 이미 국민건강과 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국가산업으로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핵심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 리스크와 장기 투자산업 특성상 정부지원 없이는 자립은 물론, 체계적인 육성이 불가능한 산업 분야이므로 각국 정부에서 경쟁적으로 지원 또는 기업유치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위탁 기업과 수탁 기업 간의 공동의 개발 협력으로 한국 바이오텍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으며,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이를 계기로 업체들의 협력관계가 확대된다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도 가속화 될 것입니다.
각 개발 주체 들이 바이오 사업 생태계에서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및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