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폐렴구균은 소아 및 성인에서 중이염, 부비동염, 폐렴의 흔한 원인이며 뇌수막염, 균혈증 등 다양한 감염 질환 발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폐렴구균으로 인한 감염증은 크게 2가지 유형으로 뇌수막염, 패혈증, 폐렴 등 빈도가 많지 않지만 중증인 침습성 질환과 중이염과 같이 빈도가 흔하게 발생하고 재발이 잦은 비침습성 질환이 있다.

국내에서 생후 2개월부터 5세 미만 영유아에 사용되는 폐렴구균 예방접종 백신은 화이자의 프리베나, GSK의 신플로릭스가 있다. 두 백신 모두 지난 2014년부터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NIP)’으로 접종비를 전액 지원받을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프리베나, 신플로릭스 접종에 대해 어떤 권고사항을 내리고 있을까?

WHO는 PCV13(프리베나13)과 PCV10(신플로릭스) 모두 폐렴과 백신형 침습성 질환, 비인두 보균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현재 두 제품의 전반적인 예방효과는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PCV13(프리베나13)은 19A 혹은 6C 혈청형이 많은 곳에서 추가적 이점이 있을 수 있다며 국가별 제품 사용 시에는 여러 사정(접종 스케줄, 백신 공급 및 가격, 혈청형과 항생제 내성 등)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WHO 권고에서도 나와 있듯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을 논하기 위해서는 19A 혈청형을 빼고는 무의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 국내에서 19A 혈청형이 얼마나 많이 발생할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

◆19A 혈청형을 놓고 프리베나13, 신플로릭스 엇갈린 시선

질병관리청에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정상면역 소아∙청소년에서 발생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의 원인균을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발생건수 중 19A 혈청형의 비율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국내 정상면역 소아·청소년에서 발생한 IPD 중 19A 비율 (2011~2017년, %)

19A 혈청형 비율이 감소하는 것을 놓고 화이자제약 프리베나13과 GSK 신플로릭스는 서로 다른 해석을 내 놓고 있다.

프리베나13은 벨기에, 오스트리아를 예를 들고 있다. 실제 벨기에의 경우 2017년 이후 2세 이하 어린이에서 19A혈청형으로 인한 침습성 질환 발생이 증가하는 것을 다시 관찰되면서 2018년 말 13가 백신 프리베나13을 8년 전과 마찬가지로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시킬 것을 권고했다.

오스트리아도 2017년부터 19A 혈청형으로 인한 2세이하 영유아에서의 침습성 질환 발병이 관찰됨에 따라 국가예방접종 백신 항목을 프리베나13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벨기에, 오스트리아에서 볼 수 있듯이 신플로릭스를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19A로 인한 침습성 질환 발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가장 흔한 혈청형인 혈청형 19A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현재로서는 가장 흔한 혈청형인 19A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사용해야 하고 19A 혈청형이 감소하더라도 지속적인 프리베나13 접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신플로릭스는 2016년 19A 혈청형에 의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 대한 유효성 정보가 제품 허가사항에 추가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9A 혈청형에 대한 예방 효과에 대해서 신플로릭스는 캐나다 퀘벡주에서 시행됐던 3가지 폐렴구균 백신의 효과분석 연구와 핀란드, 브라질에서 시행된 2개의 시판 후 조사를 근거로 들고 있다.

백신지(Vaccine)에 게재된 캐나다 연구에 따르면, 19A 혈청형에 의한 IPD 예방률은 신플로릭스가 71%, 프리베나13이 74%로 두 백신 모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고 핀란드와 브라질 연구에서도 신플로릭스가 NIP에 도입된 이후 19A 혈청형 IPD가 각각 62%와 82% 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19A 혈청형에 의한 IPD 예방 면에선 프리베나13, 신플로릭스 두 백신 간 차이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서 의료진 사이에서도 의견이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명예교수 이환종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13가 백신이 도입되기 전에는 혈청형 19A가 소아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 혈청형의 40%까지 차지했으며, 13가 백신을 도입하면서 그 비율이 많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13가 백신에서 10가 백신으로 변경 접종 후 19A가 급격히 증가한 벨기에 등 해외사례를 참고해 보았을 때, 우리나라도 19A에 효과적인 백신을 쓰지 않으면 다시 증가될 가능성이 있어 심히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진한 교수는 “백신과 항생제의 경우 각 나라의 역학에 따라 활용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며 “K-AOM 연구를 통해 국내에서 폐렴구균 백신 혈청형에 의한 질환이 감소하고 비백신형 혈청형으로 바뀌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국내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서 10년 연속 1위 '프리베나13'

하지만 한국화이자제약 프리베나13이 지난 10년동안 국내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프리베나13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분명이 있어 보인다.

프리베나13은 기본적으로 19A 혈청형을 보유했다는 점에 해외에서의 다양한 임상 연구, 국내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활발한 마케팅 활동 등이 어울어지면서 굳건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프리베나13이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임은 분명하다.

CRM197 단백접합백신인 한국화이자제약 프리베나는 13가지 혈청형(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으로 인한 폐렴,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 및 급성중이염 예방 효과를 지닌 13가 단백접합백신 프리베나13을 개발해 폐렴구균으로 인한 질환 예방을 위해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프리베나13은 19A 혈청형을 비롯한 폐렴구균 감염의 주요 원인균으로 인한 질환 발병률을 감소시켜 폐렴구균으로 인한 폐렴 및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의 병리학을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프리베나13은 19A 혈청형에 이어 급성중이염 예방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강조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이 최근 실시한 의료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프리베나13 웹 심포지엄에서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학교실 김황민 교수는 " 19A 혈청형은 급성중이염 소아 환자에서도 흔하게 발견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과 더불어 급성중이염 예방을 위해서라도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으로 19A 혈청형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황민 교수는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가 발간하는 의과학저널 유로서베일런스에서 발표된 논문을 비롯해 국내 연구 내용을 기반으로 우리나라에서 항생제 내성이 높게 나타나는 19A 폐렴구균 혈청형에 대한 예방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렇기에 한국화이자제약 프리베나 시장 마케팅 포인트는 '급성중이염 발생의 주요 원인균으로 흔히 발견되는 19A 등 3개 혈청형은 13가 폐렴구균 백신에는 포함돼 있지만 10가 폐렴구균 백신에는 포함되지 않는다'이다.

◆K-AOM 연구를 통해 반전을 꾀하는 신플로릭스

하지만 NTHi 단백접합백신인 GSK 신플로릭스가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도출해 내면서 프리베나13이 독주하고 있는 폐렴구균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GSK 신플로릭스는 최근 국내 영유아에서 폐렴구균 백신 접종 후 급성중이염 예방 효과에 대한 K-AOM 연구를 통해서 급성중이염에서는 신플로릭스가 강자라는 모양새를 굳혀가고 있고 더 나아가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한국 영유아 대상 K-AOM 연구를 통해 프리베나 13과 비교해 볼 때 페렴구균에서 발생될 수 있는 질환 중 급성중이염에 예방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고 급성중이염 예방에서 우월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결과물을 도출해냈다.

특히 이 연구결과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신플로릭스에게는 큰 무기가 생긴 것.

2014년 1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국내 8개 상급종합병원을 방문한 영유아 305명(신플로릭스 123명, PCV13 182명)을 대상으로 접종 전 2개월부터 24개월까지 급성중이염의 발병률, 재발률 등을 확인한 결과 신플로릭스 접종군이 13가 폐렴구균 백신 접종군보다 1.76배 급성중이염 발생률이 낮았으며 4주 이내 재발할 확률은 4.6배 낮게 나타나 급성중이염 예방효과에 있어 신플로릭스의 우수성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에서 영유아의 급성중이염 발병률은 13가 폐렴구균 백신 접종군에서 첫 접종 이후부터 추가접종 이전 시점에 20.9%, 추가 접종 이후 11.0%였으며 2회 이상 급성중이염이 발병한 경우는 11.0%로 나타났다.

반면, 신플로릭스 접종군에서는 첫 접종 이후부터 추가접종 이전 시점에 9.8%, 추가 접종 이후 7.3%였으며 2회 이상 급성중이염 발병률은 2.4%로 확인됐다.

K-AOM 연구를 주도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진한 교수는 “두 종류의 폐렴구균 백신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혈청형이 아닌 사용된 운반단백질의 역할에 있다”며 “특히 최근 NTHi의 내성률이 급속도로 올라가고 있는 것을 생각했을 때, 신플로릭스에 들어있는 NTHi의 단백질D(protein D)가 폐렴구균에 대한 중증감염에 더해 NTHi까지 막을 수 있다면 분명 13가와 비교해 장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주도의 객관적인 폐렴구균 감염증 역학 연구 필요해 보여

한국화이자제약 프리베나13, GSK 신플로릭스 모두 내세우는 장점과 마케팅 포인트는 분명하다. 이는 해당 제품 총괄 책임자 멘트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한국화이자제약 백신사업부 임소명 부사장은 “지난 10년간, 19A를 포함한 13가의 예방범위를 가지는 프리베나13은 국내 영유아 폐렴구균 시장에서 10년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했다”며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은 일어날 수 있다는 말과 같다. 화이자의 모든 직원들은 프리베나13이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데 기여함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GSK 백신사업부 정현주 본부장은 “신플로릭스는 폐렴구균 19A를 비롯한 전반적인 IPD는 물론이고, 영유아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급성중이염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폐렴구균 백신”이라며 “백신은 국가별 유행 혈청형 타입, 항생제 내성 등에 따른 선택이 중요한 만큼, 이번 국내 임상 결과를 통해 한국 영유아에 보다 적합한 폐렴구균 백신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프리베나13은 ‘시장 1위’라는 자부심과 그 자부심의 근거가 된 19A 혈청형에 대한 중요도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신플로릭스는 폐렴구균 백신으로 효과가 있다는 점을 알리면서 최근 K-AOM 연구를 통해 급성중이염에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신플로릭스는 최근 한국인 임상 진행, 운반단백질의 차별화 등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는데 이럼에도 불구하고 신플로릭스가 향후 2~3년 사이에 프리베나와 폐렴구균백신 시장 점유율을 좁히지 못하면 향후 프리베나13의 시장 독주는 당분간 현재진행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폐렴구균 백신이 개발되고 국내에 도입된 지 10여년이 흐른 만큼 정부 주도하의 질환 유도 주요 혈청형, 균에 대한 항생제 내성, 질병 부담 등 국내 폐렴구균 감염증에 대한 역학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 주도하의 연구자료보다는 보다 정부 주도하의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NIP 정책을 도출하고 이를 통해 국민 보건 건강을 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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