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동맥화학색전술 대비 적은 횟수로 강력한 치료…회당 2,000만원 비용은 과제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간암은 간세포에서 기원하는 악성 종양으로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높은 암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간암이 암 발생에 있어 다섯 번째로 높지만 사망률에 있어서는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매우 위험한 암이며, 특히 OECD 국가 중 간암 사망률이 최고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BL&H가 국내 공급하는 TheraSphere(테라스피어)

간암 초기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조기 진단을 통해 간암 부위를 완전히 도려내는 절제술이다. 그러나 절제술이 불가능할 경우 간동맥화학색전술(TACE)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기존 TACE에서 나타날 수 있는 항암제로 인한 부작용과 낮은 종양 반응률의 단점을 크게 보완할 수 있는 방사선색전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비엘엔에이치(BL&H)는 지난 25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자사가 공급하고 있는 방사선색전술 의료기기 ‘테라스피어(TheraSphere)’를 집중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테라스피어는 방사선색전술에 사용되는 방사능물질로써 종양세포에 강력한 방사선을 적용하고, 방사선에 대한 건강한 조직의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원발성 및 전이성 간암 치료법이다. 유리 마이크로스피어에 방사선 ‘이트륨-90’을 수백만 개 함유하고 있다.

혈관을 통해 간 종양으로 들어간 유리 마이크로스피어가 간 종양 내에 영구적으로 자리잡은 후 종양을 직접 괴사시킨다. 주변의 일반 간 조직에 방사선이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면서 강력한 방사선을 적용해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다.

색전술을 시행한 이후 발열, 복통, 오심, 구토, 피로감 등과 같은 색전후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는데 방사선색전술은 색전효과가 거의 없어서 색전후증후군이 발생하지 않는다. 입원 기간이 3일 정도이며 기존 색전술의 평균 7일 입원 기간에 비해 매우 짧다.

또한 시술 도중 복통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TACE에 비해 시술 횟수가 적고, 치료효과가 좀 더 강하다. 절제술이 가능한 종양에서 종양의 크기가 3~10cm인 경우 수술과 비슷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 11월 서울대병원에서 최초로 치료를 했다. 유럽연합과 홍콩, 싱가포르에서도 판매 중이며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2만 명이 넘는 환자들이 테라스피어 치료를 받은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간암 치료를 하는데 있어서 많이 사용되는 간암의 병기 ‘BCLC’에서 B와 C 사이의 증상이 심각한 환자에게 치료가 효과적”이라며 “종양의 크기가 8cm 이상, TACE로 완벽하게 치료하기 힘든 경우 강력한 방사능물질로 인해 큰 종양이라도 한 번의 시술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윤준 서울대병원 교수(소화기내과)는 “방사선색전술은 종양의 크기를 줄이면서 무진행 생존율도 수술과 약제치료 대비 효과적이라 환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기존 간동맥색전술과 비교해 가격의 차이는 있다. 방사선색전술은 1회 진행 시 2,000만원 정도 비용이 소요되며 환자당 2회 정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간동맥색전술은 다회 투여와 각종 부담 요인은 있지만 1회 30만원 정도 선에서 치료비용이 지불된다.

하지만 김윤준 교수는 “이번 정부가 환자들을 위해 보험을 확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방사선색전술도 더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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