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은 유행이지만 중년과 노년층에서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한국의 비만 학회와 의사들은 BMI를 18.5에서 22를 정상 체중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노인에서는 BMI가 25~30인 비만한 사람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만이 건강에 나쁘다는 사실이 강조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마른 모습이 멋지고 건강에 좋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저체중은 특히 중년과 노년층에서는 심장병과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1997년 영국 의학지(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된 영국 지역별 심장병 연구에 의하면 체질량지수(BMI)가 20~24인 군에서 사망률, 관상동맥질환, 뇌졸중과 당뇨병의 발생률이 제일 낮았으며 BMI가 20 이하인 군과 BMI가 30 이상인 비만 군에서 이런 합병증이 증가했다.

이 연구는 영국의 24개 도시의 의사들에 의해 15년간 시행되었으며 대상자는 40~59세의 7,735명이었으며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는 제외되었다. 이 대상자의 흡연, 음주량, 직업, 혈압, BMI, 콜레스테롤과 이 들의 사망원인이 되는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당뇨병의 발생률 등이 연구되었다.

이 연구에서 BMI가 20~21.9인 군을 표준으로 할 때 다른 위험인자를 고려하지 않고 분석하면 BMI가 20 이하의 군에서 사망률이 52%나 증가했으며 BMI가 30 이상인 심한 비만에서는 24%증가했다. 그리고 흡연과 음주 같은 다른 위험인자를 같이 분석해도 저 체중은 심한 비만 환자와 같이 사망률이 증가했다. 이것은 흡연이나 질병으로 체중이 감소한 것과 상관 없이 저체중이 사망률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 BMI와 위험인자를 교정한 총 사망률(40~59세)

이 연구의 40에서 59세의 비교적 젊은 층에서 BMI가 20이하인 군에서 사망률이 35% 증가했으며 이것은 BMI가 30이상인 비만 군의 사망률(44% 증가)와 유사하다. 그리고 비만으로 분류되는 BMI가 25-29.9인 사람에서는 사망률이 증가하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는 고혈압, 흡연, 당뇨병, 음주 습관 등 사망률을 증가 시킬 수 있는 위험 인자를 교정해서 얻은 결과이다. 즉 저 체중은 심한 비만과 같이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심혈관질환 사망률도 저 체중과 비만에서 증가했다. BMI가 20~21.9를 표준으로 할 때 BMI가 20 이하인 사람에서 관상동맥질환 발병률이 86% 증가했다. 이것은 야윈 사람이 심장병에 잘 안 걸린다는 보편적 생각과는 정 반대이다. 그리고 비만이 심하면 심할수록 관상동맥질환 발병률도 증가했다. 다음 그림에서 보듯이 BMI가 24~25.9에서 발병률이 30%증가 했으며 BMI가 26~27.9에서 42%, BMI가 28~29.9에서 57%, BMI가 30 이상에서 2배로 증가했다.

그리고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의 발생률도 BMI가 24.0과 26.0을 초과할 때 더 증가했다. 사망, 심혈관 질환, 뇌졸중 그리고 당뇨병의 종합적 발생률도 BMI가 20~23.9인 군에서 가장 낮은 반면 BMI가 20 이하일 때와 28 이상일 때 약 2배로 증가하였다. 결론적으로 40대와 50대의 중년층에서 BMI 20~24이 사망률,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당뇨병 발생률이 제일 낮은 이상적 체중으로 보인다. 그러나 체중이 미달일 때도(BMI 20 이하) 사망률이 증하며 저체중도 비만과 같이 건강의 위험 인자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65세 이상의 노인에 대한 연구에서는 BMI가 30에서 35까지도 총 사망률과 심장병 사망률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연구가 여러 번 발표 되었다. 그러므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비만의 기준이 변해야 하며 비만의 기준도 연령에 따라 차별화 되어야 한다.

마른 노인이 빨리 죽고 살찐 노인이 장수한다
미국과 일본의 연구결과를 보면 65세 이상의 노인에서는 BMI가 25kg/㎡이상인 비만한 사람에서 사망률이 감소한다. 그러나 복부 비만은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야윈 노인이 빨리 죽고 살이 찐 노인이 장수 한다는 가장 확실한 근거는 미국 정부가 주도한 “심혈관 질환 연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 연구의 목적은 노인에서 사망의 원인이 되는 인자를 찾는 것이었으며 무작위로 선출된 65세 이상의 노인(평균연령 73세) 5,201명을 5년간 연구하였다. 이 연구에서 키는 사망률과 무관했다. 그러나 체중이 제일 적은 군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았으며 체중이 가장 많은 군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체중이 제일 적은 남자(63.9kg, 이하)와 여자 (51.5kg 이하)에서 체중이 70.2~77.4kg의 남성과 59.0~65.2kg 이상인 여성에 비해 사망률이 각각 37%와 50% 증가했으며 비만한 남자(85.8kg 이상)와 여자(75.6kg 이상)에 비해서도 사망률이 55%나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체중이 많을수록 사망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Cardiovascular Health Study, JAMA 1998).

▲ 체중의 5등급과 사망률

체중이 63Kg. 이하의 야윈 노인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았으며 체중이 77.4Kg. 이상의 살찐 노인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미국의 프레밍함 연구는 약 5,000명의 주민을 30년 이상 연구했는데 이 연구에서도 체중이 63Kg. 이하인 야윈 사람에서 체중이 85kg. 이상인 비만한 노인에 비해 사망률 2배 이상이었다(Int. J Obesity 1993).

일본인의 체중과 사망률
체중이 미달인 일본인에서 뇌경색과 뇌출혈이 증가하고 비만한 사람에서는 심장병이 증가한다.

2005년에 미국 신경학회지 중풍(Stroke)가 104,925명(40에서 79세)의 체중과 심장병 및 중풍에 대한 일본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대상자들을 약 10년간 추적하는 동안 765명에서 중풍이 발생 했으며 총 1707명에서 심혈관 질환이 발생했다.

▲ 저체중은 뇌경색을 증가 시키고 비만은 심장병을 증가 시킨다. (Stroke, 2005년)
BMI가 23.0에서 25.9에서 발병률이 가장 낮았으며 이 남녀를 1로 했을 때 저체중인 BMI 18.5인 남자에서 중풍이 28% 증가 했으며 여자에서는 92% 증가 했다. 특히 뇌출혈은 저체중의 남자에서 96% 증가하고 여자에서는 105% 증가했다. 그리하여 일본인에서 저체중이 뇌출혈의 위험인자로 나타났다.

그리고 비만한 남녀에서는 관상동맥질환이 증거했다. BMI가 27이상인 비만 남자에서는 심장질환이 105% 증가하고 여자에서도 58% 증가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고혈압과 흡연 등 위험 인자를 통계적으로 교정했으며 기존의 암을 가지고 있으면서 체중이 감소한 환자를 제거하기 위해 연구 시작 후 5년 이내에 사망한 대상자를 제외하고 분석 했을 때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야윈 노인에서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는 일본 에서도 확인 되었다


2007년에 미국의 노인 의학지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우리와 체격이 비슷한 일본인에서도 80세 이상 노인에서 BMI가 18.5 이하인 야윈 노인에 비해 BMI가 25.0 이상인 비만 노인에서 총 사망률이 75% 감소했으며 폐렴사망률은 69%, 암 사망률은 무려 82%나 감소하였다.

▲ 80세의 일본인 노인에서 체중과 사망률(American Journal of Geritrics, 2007년)

이 연구 결과는 고령의 일본 노인에서 BMI 25.0이상이 가장 건강한 체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일본의 여러 지역에서 건강하다고 생각되는 노인을 무작위로 선출하여 시행했으며 신빙성 높은 연구이다.

2009년에 유럽 심장장학회지는 남자와 여성에서 연령 별 체중과 사망률에 대한 모든 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에 의하면 여성에서는 BMI가 21.5에서 32.0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으며 남성에서는 22.0에서 35.0에서 가장 낮다. 그리고 여자와 남자에서 BMI가 상정으로 분류되는 21.5와 22에서 사망률이 증가한다. 연령별로는 분석하면 50에서 60세에서는 BMI가 32에서 사망률이 증가 하지만 66에서 73에서는 심한 비만인 35에서 사망률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66세와 73세에서는 BMI가 고도의 비만인 35까지도 사망률이 증가하지 않았다. 그어나 한국인의 체격과 체질은 서양인과 다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일본의 연구가 더 정확할 것이다.

▲ 남자와 여자의 연령별 체중과 사망률의 변화(Eur. Heart Journal, 2009년)

이상의 이 모든 연구들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학술지에 발표된 과학적 연구이며 이 결과를 의심할 이유가 없다. 나를 찾아 오는 많은 노인 환자들이 비만이 아닌데도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식사의 량을 줄이고 있다. 아마도 이런 사람들은 이유 없이 삶의 질을 떨어 떨어트릴 뿐만 아니라 자신의 건강을 해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심장병이 있는 환자도 BMI가 22이하로 줄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비만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특히 노인에서는 비만이 아닌 사람을 비만으로 규정하는 것이 문제다. 한국의 많은 노인들이 비만이 건강에 해롭다는 생각으로 육류는 거의 먹지 않고 체중을 줄이려고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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