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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슬 인제대 상계백병원 10층 병동 간호사

마음을 전하는 “감사합니다”

이제 6월인데 한여름 같은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덥고 습도가 높아 괜히 짜증이 많아지고 감사함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현대에는 먹을 것도 풍부하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얻기도 쉬워졌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지구 반대편의 이야기도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편리하고 풍요로운 세상인데 왜 우리의 입에서는 불평 불만이 멈추지 않을까요? 물질적인 풍요 속에 정신적 빈곤함이 자리잡고 있어서 일까요. 이렇게 마음 속의 감사함이 사라지고 마음이 굳어져 갈 때면 생각나는 분이 있습니다.

위암으로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다가 반복적인 장폐색증이 와서 자주 입원하신 어르신이 있었습니다. 그 분의 인상은 참 선하고 인자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늘 출근할 때면 손녀를 보듯 환하게 웃으시며 '안녕하세요'라고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주셨습니다. 제가 BST(혈당)를 체크하고 Vital sign(활력증후) 을 측정해도 IV line start(정맥주사)에 실패하고 다시 주사를 놓을 때도 늘 '감사합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옅은 미소를 입가에 담아주셨습니다. 밥은 먹었는지 물어봐 주시며 제가 업무에 지쳐 힘들어 할 때면 제 손을 꼭 잡아 주셨습니다.

어느 날 응급실을 통해 입원을 하셨을 때에는 얼굴색도 좋지 않고 전반적인 컨디션이 안 좋아 보였고 침상에 누워 있는 것 조차도 힘들어 보였습니다. 시간당 소변량을 측정하였는데 언젠가부터는 이뇨제를 써도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다리는 붓고 얼굴색이 까맣게 변해가는 모습을 볼 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때에도 제가 투약을 하거나 처치를 시행할 때 '감사합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르신이 한마디 한마디 말씀하시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는데도 그 말 만큼은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 모습이 제가 본 마지막 이였습니다.

컨디션이 나빠져서 중환자실로 옮겨 가셨고 그 곳에서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이야기를 담당의로부터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물론 생사의 주권은 인간에게 없고 죽음은 누구나가 겪는 일이겠지만 특히 어르신의 사망 소식은 더욱 마음이 아렸습니다. 하지만 어르신의 인자한 미소와 감사하다는 말은 제 마음 속 한 켠에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맛있게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입고 싶은 옷을 입을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는 튼튼한 두 다리가 있고, 일을 할 수 있는 건강한 몸이 있으며, 효도 할 수 있는 부모님이 건강히 살아 계시고, 열심히 일해서 동생에게 용돈도 줄 수 있고, 저의 전문지식과 기술로 어려운 사람들과 아픈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며 제 마음 속의 불평 불만들을 내보내야겠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하루는 어떠셨나요? 여러분의 하루에 감사함이 넘쳐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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