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비타민 D 농도 높을수록 당뇨·대사증후근 감소
인슐린 저항성 및 대사증후군과 비타민 D
비타민 D는 영양소라기보다는 우리 몸에서 무기 이온의 항상성 조절에 관여하는 중요한 스테로이드 호르몬이다. 비타민 D는 장에서 칼슘의 흡수를 촉진시키고 뼈의 미네랄화 및 재형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비타민 D는 잘 알려진 골격계에 대한 효과뿐만 아니라, 심혈관계에 대한 효과 등 비골격계 부분에서도 관련성이 알려지고 있으며, 지금부터는 그 중에서도 비타민 D의 당대사 및 대사증후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비타민 D는 인슐린 분비 및 저항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췌장 베타세포에는 비타민 D 수용체가 존재하며, 이를 통하여 프로인슐린으로 부터 인슐린으로의 전환을 촉진시키고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킨다. 또한 간접적으로는 췌장 베타세포에서 칼슘 유동(flux) 및 세포 외 칼슘 농도를 조절함으로써 베타세포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췌장에서의 인슐린 분비는 칼슘에 의존적인 과정이며, 비타민 D가 칼슘의 항상성에 영향을 주면서 인슐린 분비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골격근은 인슐린 감수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우리 몸의 기관이며, 역시 비타민 D수용체가 존재한다. 이미 클램프 연구를 통하여 비타민 D의 투여가 골격근에서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시킴을 확인한 바 있으며, 비타민 D 결핍과 근육(rotator cuff muscle)의 지방 변성이 관련되어 있다는 국내 연구진의 보고가 있었다. 비타민 D 결핍으로 인한 골격근 위축과 골격근 내의 지방 침윤과 관련되어 특히 노인에서는 신체적 활동을 저해할 수 있다. 노화와 관련되어 근육량이 감소하며 근력이 소실됨을‘근육감소증(sarcopenia)’이라고 하며, 최근에는 비타민 D 결핍이 근육감소증과 관련된다는 사실이 많이 밝혀졌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이용하여 50세 이상의 성인남녀 3169명을 대상으로 비타민 D 수치에 따른 근육감소증 유병률을 조사하였다. 비타민 D 수치가 가장 높았던 4분위 그룹(≥24.1ng/mL)이 가장 낮았던 4분위 그룹(≤14.5ng/ml)에 비해 근육감소증이 생길 위험이 53% 낮았다(Odds ratio 0.47, 95% confidence intervals, CI, 0.30-0.73; P for trend= 0.001). 이러한 기전으로 비타민 D 영양상태와 당뇨병의 발생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게 된다. 즉, 비타민 D의 영양상태가 좋을수록 당뇨병의 발생이 감소한다고 할 수 있다.
![]() | ▶ 비타민 D와 암의 예방 |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혈중 비타민 D 농도와 제2형 당뇨병 유병률과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비타민 D 농도를 △≥30ng/mL △20-29.9ng/mL △10-19.9ng/mL △<10ng/mL로 4군으로 나누어서 분석해 보았을 때,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가장 높았던 군(≥30ng/mL)과 비교해서 가장 낮았던 군(<10ng/mL)에서 당뇨병 유병률이 1.76배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odds ratio 1.759, 95% confidence intervals, CI, 1.267-2.443; P for trend= 0.001).
단면연구나 관찰연구에서 비타민 D와 당뇨병의 관련성에 대해서 잘 밝혀져 있으나, 이중맹검시험에서는 다소 실망스럽다. 위약대조로 비타민 D 보충을 할 경우 정상 혈당인 사람에서는 혈당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기존에 혈당장애가 있거나 인슐린저항성이 있는 환자에서는 비타민D 투여 시 혈당에 좋은 효과가 관찰되었다.
70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골다공증성 골절 예방을 위하여 비타민 D 800IU/day와 칼슘 1000mg/day를 투여한 연구에서는 위약군에 비해서 비타민 D 투여군에서 제2형 당뇨병 발생에 대한 뚜렷한 예방효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비타민 D의 복용 순응도가 높았던 군에서는 제2형 당뇨병의 발생위험도가 의미 있게 감소하였다. 비타민 D 관련 연구결과를 해석할 때는 여러 가지 주의점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실제 임상연구와 관련된 비타민 D 보충요법 이외에도 자외선 노출의 정도 및 음식을 통한 비타민 D의 섭취량 등 혈중 비타민 D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인자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의 시작 시점에서 다양한 범위의 비타민 D 농도를 가지는 연구대상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해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비타민 D와 대사증후군과의 관련성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저자 등은 충북 충주에 거주하는 40세 이상 주민 1330명을 대상으로 혈중 비타민 D 수치에 따른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혈중 비타민 D 수치가 가장 높은 군(≥24.7ng/mL)에서 가장 낮은 군(< 11.9ng/mL)에 비해 대사증후군이 생길 확률이 65% 낮았다(odds ratio, 0.35; 95% confidence intervals, CI, 0.22-0.56; P for trend< 0.001). 여러 대사증후군의 요소 중에서 고혈압,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이 혈중 비타민 D 농도와 유의한 관계를 보였다.
비타민 D는 지방조직에 대한 높은 친화력으로 인하여 비만한 경우에는 체내 지방조직 내에 가둬지게 되어 혈중 비타민 D 농도는 감소하게 된다. 또한 비타민 D가 지방세포의 분화를 저해시켜 지방조직의 발달을 방해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와 같이 비만과 비타민 D는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대사증후군의 한 요소인 고혈압과 비타민 D와 관련성에 대해서는 비타민 D 결핍인 경우 고혈압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한 기전으로는 활성 비타민 D인 1,25(OH)2 vitamin D에 의한 renninangiotensin system 억제가 주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기전으로는 비타민 D 결핍에 의한 이차성 부갑상선기능항진증에 의해 상승된 부갑상선 호르몬이 혈관 내 평활근세포에 작용하여 혈압을 올릴 수 있다. 비타민 D와 대사증후군과의 관련성을 설명할 수 있는 또 다른 기전으로 비타민 D의 항염작용이다. 대사증후군 또는 비만한 환자에서는 낮은 정도의 염증이 동반되며, 혈중 비타민 D 농도와 염증 지표인 CRP와의 음의 상관관계가 있음이 알려져 있다. 또한 실험실 연구에서 비타민 D는 여러 세포에서 향염증 사이토카인인 IL-1, IL-6, IL-8, TNF-α의 발현을 하향 조절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비타민 D와 당뇨병 및 대사증후군과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와 더불어 최근에는 좀 더 나아가 비타민 D와 심혈관계 질환(또는 동맥경화) 과의 관련성에 대해서 연구되고 있다. 비타민 D 결핍인 경우 혈관 석회화가 진행됨이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65세 이상의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연구에 의하면,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30ng/mL이상으로 충분한 사람은 전체에서 6.0%이였다. 혈중 비타민 D 농도를 <15ng/mL, 15-29.9ng/mL, ≥30ng/mL로 나누어서 음주, 흡연, 비만, 고혈압 등 일반적인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를 보정한 후 분석해 보았을 때, 비타민 D농도 <15ng/mL군은 ≥30ng/mL군에 비해 관상동맥 협착이 있을 확률이 3.12배 증가하였으며 또한 비타민 D 결핍된 경우 관상동맥 내 석회화 지수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이와 같이 혈중 비타민 D농도가 높을수록 당뇨병과 대사증후군 유병률 및 발생률이 감소하며, 혈관 석회화 및 관상동맥 협착 정도와도 관련됨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비타민 D를 보충함으로서 관련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장기간의 이중 맹검 연구를 통하여 이를 증명할 필요가 있겠다.
![]() | 강무일 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