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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이반 일리치의 죽음

ㅣ저 자ㅣ 레프 톨스토이 (박은정 역)
ㅣ출판사ㅣ 펭귄클래식코리아
ㅣ발행일ㅣ 2009.3.9
ㅣ페이지ㅣ 248쪽

ㅣ정 가ㅣ

10,000원

| 출판사 서평 | 톨스토이의 중·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세계 문학사에서 손꼽히는 '메멘토 모리'[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작품이다. 죽음이라는 냉혹한 곤경에 처할 수밖에 없는 인간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이 소설은 스타일, 구성, 섬세한 언어 구사 면에서 본보기가 되며, 냉정한 사실주의적 묘사에 기초한 문학적 우수성과 뛰어난 심리적 통찰력이 돋보인다.

그대는 소설 속 주인공보다 더 나은

삶과 더 편안한 죽음을 맞을 수 있나!

김의정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병리과 교수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라는 불멸의 작품을 완성하고 작가로서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50세에 갑자기 밀려드는 인생에 대한 회의로 작가로서의 명성과 대지주로서의 부귀를 버리고 순례자이자 도덕적 설교자로 변신했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와 형제의 죽음을 겪으며 죽음에 대한 공포에 늘 시달렸고, 자신도 감당할 수 없는 육체적 욕망과 높은 도덕적 이상 사이에서 고뇌했던 그가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항상 죽음을 생각하며 겸허하게 살아야 한다. 남을 위해 살고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소박한 진리를 담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말년에 쓰여진 그의 작품 중 걸작으로 손꼽힌다.

법원의 휴식시간에 모인 판사들이 동료였던 이반 일리치의 부고를 읽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불치의 병에 걸려 극심한 고통을 겪다 끔찍한 죽음을 맞은 이반 일리치는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이반은 "삶이란 반드시 쉽고, 기분 좋고, 고상하게 흘러가야만 한다"는 소신을 갖고 사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업무에 충실했으며 예의바르고 재치있는 사람이라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손가락질 받을 만한 악한 일이나 추잡한 일에 연루된 일도 없이 자신을 잘 관리했지만 가족들과도 동료들과도 깊고 진실한 관계를 맺지는 못했다. 그래도 자신의 업무수행능력에 대한 자부심과 카드놀이와 사교생활의 소소한 재미로 자신의 인생을 가볍게 즐기며 살았다. 드디어 자신이 바라던 높은 지위와 급여를 받게 되고 마음에 드는 집을 사서 본인의 취향대로 집을 꾸미려다가 그는 사다리에서 떨어지고 갑자기 옆구리에 알 수 없는 통증이 시작된다. 통증은 점점 심해지지만 의사들은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다가오는 죽음앞에 그는 혼자일 뿐이다.

누구나 죽는 것이고, 그것은 그냥 그렇게 정해진 것이지만 그것이 자신의 죽음이라면 끝까지 부정하며 삶에 지독하게 매달리는 것이 사람이다. 의사와 가족들의 입에 발린 말이 거짓인줄 알면서도 지푸라기 같은 희망을 붙들려 애쓴다. 그러나 삶과 죽음사이에서 힘겨운 전투를 벌이다가 고통과 두려움에서 해방되는 것은 자신의 죽음을 완전히 받아들이고 지나온 삶을 돌아보는 순간이다. 자신의 인생이 산의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죽음 앞에서 돌아보니 유년이후 계속 산을 내려가다가 점점 쪼그라들어 죽음을 맞게 되었다는 아픈 깨달음만 남는다. 법정에서 늘 청원인들에게 판결을 내렸던 그가 죽음의 순간 자신의 인생이 거짓이고 기만일 뿐이었다는 판결을 받는다. 그렇다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일까?

친구들은 동료의 죽음앞에서도 머리속으로는 카드게임을 생각하며 그의 자리에 누가 승진할 것인지 살피고, 아내는 남편의 죽음후에 국가로부터 더 많은 연금을 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골몰한다. 그러나 젊고 선량한 하인 게라심은 이반이 곧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고통을 덜어주려고 친절과 사랑으로 돌보아주고 어린 아들은 아버지의 고통과 다가오는 죽음을 진정으로 슬퍼한다. 하인 게라심과 어린 아들만이 톨스토이가 말하는 진실한 인생이다.

톨스토이는 서서히 진행되지만 점점 고통이 심해지는 죽음의 과정을 잔인할 정도로 정밀하게 묘사하면서 죽음앞에서만 삶이 제대로 평가될 수 있다고 냉정하게 선언한다. 그대는 이반보다 더 나은 삶과 더 편안한 죽음을 맞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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