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간염 예방백신 접종 최선

오염된 음식물, 식수, 어패류 등 통해 전염

현증환자 급성신부전, 간부전, 간이식 유발

백신 1회 접종시 항체역가 생성 5~10년 유지

A형 간염은 주로 분변-경구 경로를 통하여 감염 되는 질환으로서, 급성 간염을 앓는 환자가 중요한 바이러스 보유원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HAV)에 노출된 사람의 60-90%에서 anti-HAV가 발생하는 전염력이 매우 높은 질환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오염된 음식물이나 식수, 어패류 등을 통하여 전염된다.

임상 증상은 다른 급성 간염과 매우 유사하나,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질환이며 만성화가 되지 않는다. 급성 간염의 증상은 보통 경하며 영아의 경우에 일반적으로 증상이 없으며, 6세 이하에서 감염되면 약 70%에서 위장염과 상기도 염증 같은 가벼운 비특이적 증상이나 불현성 감염을 보이지만 반대로 성인에서 감염되면 약 70%에서 황달을 포함한 보다 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드물게 전격성 간염, 재발성 간염이 발생되기도 한다. A형 간염은 급성 간염의 임상 소견과 함께 혈중 anti-HAV (IgM) 항체가 양성이면 진단할 수 있다. 증상 발현 직후 검사한 anti-HAV (IgM) 항체가 음성이더라도 1주 정도 경과 후 재검사시 항체가 양성으로 전환되어 A형 간염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5-10% 정도의 환자에서 보고되므로 임상 소견이 A형간염을 의심하였으나 1차 항체검사 음성일 경우 일 주정도의 시간 간격을 두고 재검할 필요가 있다.

IgG anti-HAV는 증상이 소실되는 시기에 증폭되어 평생 지속되어 재감염에 대한 면역을 나타내나 예방접종의 과거력이 없는 젊은 환자에서는 IgM anti-HAV와 같이 검사 시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A형 간염의 감염 양상은 사회경제학적인 지리적 분포와 비교적 일치하며, 특히 개인 및 사회적 위생 정도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따라서 HAV 감염은 세계적으로 볼 때 나라마다 다양한 역학 양상을 보이는데 사회경제 여건의 향상과 더불어 위생상태가 개선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많은 지역에서 역학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다.

저개발국에는 불량한 공중 위생으로 인하여 젊은 연령에서부터 이 바이러스에 노출이 되는데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5세 이하의 소아 연령의 감염은 증상이 경미하므로 불현성 감염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선진국에서는 좋은 위생 환경으로 인하여 낮은 연령층에서 이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고 성인이 된 후 바이러스에 노출이 되면 증상이 현저한 현증 A형간염으로 발현하게 된다.

따라서, 사회경제 수준의 향상과 위생 환경의 개선으로 A형 간염에 대한 그 사회 구성원의 항체양성율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어떤 인구집단의 anti-HAV (IgG) 양성률은 그 인구집단의 급성 A형간염 발생 양상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국내에서 A형간염은 1998년 이전에는 산발적으로 발생하였으나 이후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 그 발생 예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는 지난 30년간 고도의 경제성장과 생활 환경 개선 및 개인 위생의 호전으로 소아, 청소년, 그리고 젊은 성인 연령층에서 A형간염 항체 양성률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오히려 현증 A형간염의 발생 위험도는 더욱 증가하였다고 하겠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경기도 지역에서 전향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급성 바이러스 간염 연구의 중간결과를 보면, 245예의 급성 바이러스간염 환자의 약 70%가 A형간염에 의한 경우여서 아직 전국적인 통계는 없으나 현재 우리나라 성인의 급성 바이러스 간염에서 A형간염이 가장 중요한 원인인자라고 할 수 있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성인의 90% 이상이 HAV에 대한 방어항체를 어릴 때 자연감염을 통해 획득하고 있었기에 성인에서 현증 A형간염 증례를 보기가 어려웠다. 우리나라는 지난 30년 간 은 시간에 걸쳐 인구 집단의 항체 보유울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그외에도 빠른 경제 성장에 따라 아직 지역에 따른 불균형이 아직 존재하고 있다는 점도 현증 A형 간염의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지역적인 불균등성과 급속한 변화 두 가지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청소년과 20-30대에서 발행하는 임상 증상을 보이는 현증 급성 A형 간염의 증가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

A형간염은 만성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급성기에 환자에 대한 지지적 치료로 충분하나 우리나라와 같이 주 현증환자가 10-30대인 경우에는 매우 심한 간염의 경과를 보여 급성신부전, 간부전과 같은 심각한 양상을 보일 수 있으며, 심한 경우 간이식이 필요하기도 하다.

최근 우리나라의 현증 A형간염 환자들이 평균 나이는 29세였으며, 87%의 환자가 20대와 30대의 나이였다. 가장 흔한 증상은 황달, 고열, 구역, 전신쇠약감 등이었으며 83%의 환자들이 입원치료를 받았고, 53%의 환자들이 심한 증상으로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였으며, 평균 입원기간은 6.7±3.8일이었다. 환자들의 평균 총빌리루빈치는 5.2 mg/dL (0.6-24.3), AST/ALT치는 2,124/3,108 IU/L였다.

20세 미만의 환자들에 비해 20세 이상의 환자들에서 AST/ALT 치가 유의하게 높았다. 현증 A형 간염이 전격 간부전으로 진행할 확률은 0.1% 정도이고 우리나라 전체 전격 간부전 중 A형간염이 차지하는 경우는 3.5%로 알려지고 있다. 5예의 A형간염에 의한 전격 간부전 환자를 보고한 한 보고에 따르면 환자들의 나이는 20대가 2명, 30대 1명, 40대 1명, 70대 1명이었고, 1예에서 간이식이 시행되었으나 사망하였으며 간이식을 시행되지 않았던 4명 중 2명이 사망하였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호발 연령층인 20-30대에서 에서 심한 경과를 보이며 특이한 치료 방법이 없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효과적인 백신이 이미 널리 개발되어 있어 A형 간염에 대한 대책은 백신이 가장 효과적임은 비교적 명백하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백신은 4종류가 있는데 미국에서 허가받은 Havrix (GlaxoSmithKline, Philadelphia, NC, USA) 및 Vaqta (Merck & Co. Inc., West Point, PA, USA) 백신과 유럽에서 주로 많이 사용되는 Avaxim (Sanofi Pasteur, Lyon, France), Epaxal (Berna Biotech Ltd, Bern, Switzerland)이 있다. 위 4종류의 비활성화 백신들은 모두 면역원성이 매우 높아서 2세 이상의 어린이들과 성인에서는 1회 접종만으로도 95% 이상에서 높은 항체역가가 생성되고 1회 접종 후 6-18(12)개월에 추가접종을 하면 백신의 효과는 최소 5-10년간 유지되며 아마도 20년 이상 유지될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므로 위험지역으로 여행 떠나기 전 1회 접종과 귀국 후 추가 접종이 대부분 가능하다. 백신접종 후 A형간염을 얼마나 예방할 수 있는가로 나타나는 백신의 효과는 95%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리고 추가 접종시 거의 모든 접종자에서 중화항체를 가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백신의 적응증은 A형간염 유행지역을 여행하거나 유행지역에서 군인으로 복무할 경우, 마약중독자나 동성연애자, 만성 간질환자, 혈우병 환자, 직업적으로 A형간염에 노출되는 실험실 종사자 등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위와 같은 일반적인 백신의 적응증은 유효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와 같이 생활 수준의 차이가 나는 지역이 가까운 거리에 혼재하고, seroprevalence가 지난 2-30년 간 high endemic area에서 low endemic area로 급속히 변한 사회에서는 1-2세의 소아에 대한 universal vaccination이 추가적으로 적절한 대책이라고 생각된다.

현재 1-2세의 소아 모두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전략이 이스라엘, 이태리, 미국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는 백신의 비용-효과 연구 결과 선택적인 대상 접종보다 routine vaccination이 더 유리한 결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우리나라 10대와 20대의 항체보유율은 10%에 불과하므로 향후 지속적으로 성인 및 청소년기의 급성 A형간염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백신의 적응중에 추가하여 1-2세 연령의 소아들에 대한 백신접종이 현재로서는 필요하다고 판단하며 이와 더불어 10-30대의 연령층에게도 백신접종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의 백신 접종은 더욱 시급하다고 하겠다.

김윤준 교수
서울의대 내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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