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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간질환의 효율적인 관리방안 2-2

▲ 유병철 이사장
▲ 백승운 총무이사

▲ 이명석 보험이사

▲ 배시현 홍보이사

▲ 박중원 섭외이사

▲ 정영기 서기관
▲ 정영식 위원장
▲ 김종만 위원
▲ 오상권 위원

참 석 자

◆ 대한간학회
유병철 이사장(성균관의대) 백승운 총무이사(성균관의대)
이명석 보험이사(한림의대) 배시현 홍보이사(가톨릭의대)
박중원 섭외이사(국립암센터)
◆ 보건복지부
정영기 서기관(보험약제과)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영식 위원장 김종만 위원 오상권 위원

간암환자 건강보험 ‘사각지대’ 노출

소라페닙, 생존율 이득 근거 유일한 치료제
간암만 표적치료제 급여 제한 형평성 결여

간암 위험인자 75%가 B형 간염
선제적 항바이러스제 치료 필요

간암의 내과적 치료

본사는 2010년 6월 15일 ‘만성간질환의 효율적인 관리방안’이란 주제로 학술좌담회를 개최하여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중심으로 만성간질환의 관리실태와 개선방안 및 간암의 내과적 치료에 대해 토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는 좌장을 맡은 대한간학회 유병철 이사장의 진행으로 대한간학회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복지부측에서 관계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폭넓은 임상경험 및 최신지견을 나누었다. 본지는 간질환 치료제의 급여 적정화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 좌담회를 지난호에 이어 ‘간암의 내과적 치료’ 발표내용을 요약, 지상중계한다. <편집자 주>

박중원= 간암치료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간암은 우리나라 전체 암 중 남자는 세번째, 여자는 일곱번째 많이 생기는 암입니다. 1년에 약 1만5천명의 신환이 등록되고 있는데 주로 50대 후반~60대 초반에서 많이 생기는 암이고 우리나라 50대 사망원인 중 1위를 차지합니다.

간에 원발로 생기는 혹은 30 종류가 있고 그중 양성 종양이 14가지, 악성 종양이 16가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만 그 16가지 악성 종양들 중 대부분이 간세포암종이고, 담관세포암종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합니다. 미확인 분류 중 많은 수가 간세포암종이라 생각되므로 대략 간세포 암종이 전체 간암 환자의 85% 정도를 차지합니다.
다행스러운 건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에서 암에 대한 5년 생존율을 낸지 10년만에 다른 암종에 비해 간암은 상당히 괄목할 만큼 생존율이 좋아졌습니다. 왜 좋아졌는지 해석을 의뢰받았을 때 이유를 고민했는데, 첫째 국가암조기검진 사업홍보 등을 통해 조기에 빨리 찾아내는 비율이 늘었고, 둘째 우리나라 간암은 특징적으로 75%가 만성B형간염과 관련돼 생기는데 만성B형간염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해줌으로써 간기능이 개선되고 이에 따라 좀더 적극적인 암치료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생존율 증가의 주된 이유로 추정했습니다.

저희 간을 전공하는 연구자들이 2003년에 간세포암종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이 우리나라 가이드라인들 중 최초였고, 만성 간염-간경변증 등 진료가이드라인, 간암조기검진 권고안 등을 저희 대한간학회가 제정했었습니다. 그런 점들을 인정받아 의학회 산하 학회단체 180여개 중 3년 연속 최우수 학회가 돼있는 상태입니다. 간암 관리는 사실 상당히 체계적으로 돼 있습니다. 위험인자가 뚜렷하고 그중 만성 간염이 간경변증이 되고 거기서 간암이 발생하기 때문에 각 단계에 대해 여러 조치들이 있습니다.

영유아 B형 간염백신 프로그램을 국가가 하고 있고, 여러 간염바이러스 음주습관 집중관리 교육을 간학회가 앞장서고, 항바이러스 치료에 대해 2004년.2007년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이 있고요. 합병증 관리가 2005년도에 간병변증 합병증 치료 가이드라인이 나왔습니다.

<도표1> 2009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
간암조기검진프로그램에 대해선 2001년 대한간학회 국립암센터 조기검진 권고안에 바탕을 두고 국가조기검진 프로그램이 시작됐고요. 적절한 치료에 대해선 2003년.2009년도 대한간암연구회-국립암센터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이 나오게 됐습니다. 2009년 간세포 암종 가이드라인 입니다(도표1).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법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전문가 그룹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consensus 베이스가 있고, 다른 하나는 evidence 베이스가 있죠. 저희는 evidence 베이스를 채택해 만들었습니다. 또 세계적으로 몇가지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만 우리나라가 유일한 다학제적 가이드라인이 됐습니다. 각 분야의 45명 선생님들이 1년간 고생하셨고 자문위원 18분이 자문을 잘 해주셔서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간세포암종을 진단하는 방법에 어떻게 진단하는 것이 가장 좋겠느냐, 진단이 안되는 경우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도 정리했습니다.

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굉장히 예후가 좋지만 아직 발견이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과 한국을 비교하면 극단적인데 일본은 조기 발견율이 높지만 한국은 대략 45% 정도가 후반에 발견되는데, 이분들이 결국 진행성으로 불리게 되고 전신 화학요법 대상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간암치료는 현실적으로 다른 암과 달리 특징적인 게 있습니다.
위암이나 대장, 유방암을 생각해 보십쇼. 위 염증이 심하다 해서 치료법이 다르지 않고 대장 염증이 있다고 달라지지 않습니다. 유방을 치료할 때 유방 건강을 따지지 않습니다. 이에 반해 간암 치료법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간기능입니다. 간기능과 간 병기를 따지는 이차방정식(그림1)이 되기 때문에 치료방법이 복잡해지고요. 간기능 개선을 위한 간염 치료는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됩니다.

이 두가지 이차방정식에서 시행되고 있는 치료방법들이 사실 혼맥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가이드라인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간암만큼 빨리 발전되는 암분야가 없는 것 같습니다. 내과학 분야의 성서로 불리는 해리슨 내과학에서 권하는 간암 진단-치료 기술이 너무 뒤떨어져서 교과서도 쫓아오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교과서를 보고 판단하시면서 잘못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이드라인이 2001년부터 나오기 시작해 유럽에서 첫 번째, 미국에서 두 번째, 세번째 대한민국에서 나왔습니다. 다음 다시 미국, 일본, 일본, 미국, 아시아 다시 대한민국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게 됐고요.

오늘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항암제에 대한 것입니다. 가이드라인을 알고리즘으로 만들면 모양은 멋있습니다만 예외규정 때문에 사실 문제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오히려 앞서나가기 위해 기술적으로 했습니다. 그래서 간암 치료를 할 때는 이렇게 하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그림1> 간세포암종 치료술 적용범위

<그림2> 소라페닙 투여 후 간세포암종 환자 반응 변화

간절제술은 문맥압항진증과 고빌리루빈혈증이 없는 경우에 한다 등을 기술했고, 간이식 방법 등 증거순위를 매겨 기술했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소 치료술은 직경 3cm 이하 단일 간세포암종에서 근치적 치료법으로 적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으로 증거순위 1순위까지 올라갑니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은 근치적 치료가 불가능한 간세포암종 중 주혈관 침습이나 간외전이가 없는 경우 TACE는 생존율을 향상시키며 증거순위 1등급입니다. 방사선 치료도 어떤 경우 시행할 수 있다는 걸 여러 선생님들이 검토해 증거 순위를 매겨 제시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 항암화학요법입니다. 권고사항은 Child-Pugh 등급 즉 간기능을 따지는 가장 보편타당적 한 방법으로 A또는 상위 B 즉, 점수로 7점 이하를 말합니다. 이런 양호한 간기능과 좋은 전신상태를 갖고 있는 간세포암종 환자에서 국소림프절 폐 혹은 뼈 등의 간외 전이가 있거나 또는 다른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고 암이 계속 진행하는 경우 ‘소라페닙’ 치료가 증거순위 1, 또는 세포독성 화학요법이 증거순위 3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게 우리나라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사항입니다.

이게 왜 증거순위 1이고 3인지 다시한번 말씀드리면, 많이 사용하고 있는 항암제치료 방법으로 복합 화학요법 ‘카페시타빈+시스플라틴’을 국립암센터에서 178명 대상으로 해보면 종양반응은 거의 40%까지 됩니다. 그럼 좋다고 이야기하겠지만 사실 이게 후향적(retrospective), 기술적(descriptive) 연구이고 survival gain에 대해 나와 있질 못합니다. 세계적으로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했을 때 survival gain이 증명된 약이 없습니다.

선제적 항바이러스제 치료 : 권고사항


1.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위험도가 높은 군에서는 세포독성 화학요법 혹은 면역억제요법 시행 전에 B형 간염 표면항원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여아 한다. (증거순위 Ⅱ-3)

2.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에서 간세포암종 치료에 따른 B형 간염바이러스의 재활성화를 예방하기 위해 경동맥화학색전술(증거순위 Ⅰ), 세포독성 화학요법(증거순위 Ⅱ-3), 방사선치료(증거순위Ⅲ)를 시행하는 경우 항바이러스제 선제요법을 고려한다.

3. B형 간염바이러스 양성 간세포암종으로 인한 간이식 환자에서의 항바이러스제 선제적 치료는 만성 B형간염 환자의 간이식 치료지침에 준한다.

4. C형 만성간염이 동반된 간세포암종 환자에서 간세포암종 치료에 따른 C형 간염바이러스 재활성화를 예방하기 위해 선제적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증거순위Ⅲ)

사실 일선 치료의사로서는 세포독성 치료제를 사용해도 survival gain이 분명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큰 규모의 전향적 근거기반이 구축이 돼 있지 않죠. 그런 연구를 할 수 있는 연구비가 없으니까요. 영국이나 미국에선 국가가 연구비를 대서 대규모 임상연구를 합니다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렇게 하진 못하기 때문에 안타깝습니다.

그럼 이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위 근거기반 약은 유일하게 소라페닙입니다. 소라페닙은 SHARP 및 Asia-Pacific 시험을 통해 survival gain 근거를 얻은 최초의 약입니다. 그래서 미국 식약청이 3상 임상연구 진행 중에 생존율 이득이 너무 분명하기 때문에 끝까지 가면 위약군에게 윤리적 문제가 된다며 조기에 연구를 종료시켰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비교적 빨리 식약청으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았습니다. 실제 환자 임상에서 썼을 때도 한 40%에서 종양 반응을 보입니다. 국립암센터에서 한 2년 반 기간 동안의 간세포암종 환자 1000명의 코호트를 구축했어요. 한명도 빠져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후향적 연구지만 근거수준은 2단계 까지 높습니다. 이 코호트에서 214명이 소라페닙을 먹었는데 60명이 중도포기를 해요. 이 분들 중 많은 경우가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 했습니다.
실제 임상에서 소라페닙을 투여하다보면 반응이 놀라운 환자들이 있습니다(그림2). 간세포암종이 심장까지 들어가 있었던 경우인데 소라페닙 복용 11주에 암의 과혈관성이 거의 다 없어지고, 23주 추적에 살아있어 보이는 종양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환자는 mRECIST 평가로서 ‘완치’입니다. 소라페닙이 생존기간 3개월을 늘였다는 중앙값만 가지고 이야기하면 안됩니다.

사람에 따라 치료 반응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좋은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예측인자를 찾는 것이 현재로서는 매우 중요한 연구 과제입니다.

그런데 눈물 없인 못들을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젊은 환자가 진행성 간암이 발견돼 제게 왔습니다. 색전술 등을 시행했으나 곧 폐 등으로 전이가 일어나서 소라페닙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도표2> 암종별 표적치료제 보험적용 현황

*표시된 항목은 사망률 1위인 폐암과 국가암 조기검진 사업에서 정한 5대암.

환자는 다행히 치료 반응이 좋아서 암의 과혈관성들이 없어지고 암의 진행을 멈출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환자의 부모가 찾아오셨어요. “우리집이 형편이 어렵다. 소라페닙 비용을 대기 위해 전세를 빼 대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애한테 암에 잘 듣고 있다 하니 계속 먹겠다는데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환자는 24주까지 겨우 먹고 약을 끊었습니다. 예상대로 약을 끊은 후 암은 진행되었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각종 암의 표적치료제 보험 적용 현황이 매일경제에 나왔습니다. (도표2) 각종 암에 까만색이 보험되는 거고 빨간색은 비보험입니다. 폐·위·유방·대장암·기저종양·만성골수종은 다 보험이 되요. 그런데 간암은 무슨 이유인지 하나밖에 없는 약도 보험이 안되요. 간암을 보는 의사로서 슬픔을 느낍니다. 그렇지 않겠어요? 다른 암들은 다 보험이 되는데 간암은 유일한 약 하나가 보험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소라페닙은 2008년 3월 세계 최초의 경구 다중표적 항암제로서 우리나라 식약품안전허가를 받았어요. 7월 우리나라에선 환자부담 100대 100으로 보험을 인정했습니다. 2009년 7월 상정되려다 여러 이유 때문에 안됐죠. 소라페닙은 급여를 인정하는 게 타당하단 결론까지 내리고선 지금도 환자는 약값전액을 부담해 먹고 있습니다. 폐·유방·신장암 모두 다른 약들에 대해 보험이 인정되고 있죠. 그런데 간암은 인정을 못 받고 있는 이런 차별이 어디 있습니까?

다른 나라 보험 현황을 살펴보니 대부분이 다 보험을 해주고 있었어요. 우리나라보다 훨씬 못사는 나라도 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나라는 간암이 그리 많이 발생하고 있진 않죠. 우리나라는 간암 환자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소라페닙 값이 거의 1/3 값이에요. 이렇게 싸게 들여오는 데 보험 해주셨으면 좋을텐데 안해주시네요.

그래서 현재 간세포암종 환자에서 생명연장 효과가 증명된 유일한 전신적 항암치료제인 소라페닙이 급여제한으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간암 환자들이 혜택받지 못하고 생명연장과 삶의 질 향상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건 보장성 확대가 분명 필요하고요. 타질환과의 형평성을 반드시 고려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선제적 항바이러스 치료입니다. 우리나라 간암환자의 75%가 B형간염을 갖고 있고, 그런 환자에게 항암치료, 색전술, 방사선치료를 할 때 간염이 악화되기 때문에 반드시 선행적 치료를 하라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간암이 10년만에 생존율이 2배 증가된 이유가 사실 B형간염을 치료함으로써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험이 안되고 있습니다. 환자에게 왜 안되는가 설명하면서 치료하고 있습니다.

실제 제가 방사선 치료를 하고 나서 간이 나빠지는 경우를 조사해 봤더니 그중 반수 가량은 B형간염의 악화였어요. 그땐 라미부딘 밖에 없던 시절인데 라미부딘을 먹인 그룹은 악화되지 않아서 그런 논문을 발표했었습니다. 천안함 사태 때도 선제적 공격이란 말이 나오던데 선제적 공격이 필요하다는 게 항암치료와 관련된 여러 메타분석에서 증명이 됐습니다.

B형간염바이러스 혈액 농도가 높은 분에서 전신적 항암 치료를 해야 할 때는 B형 간염바이러스 치료가 선행이 돼야 한다는 점은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모두 공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B형간염 치료가 간암 치료에도 아주 필요한데 지금 보험이 안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이상입니다.

간암의 내과적 치료를 위한 최신지견 Q&A


한정된 보험재정, 진정한 보장성 강화책 절실
소라페닙 급여 타당성 동의·재정이 문제
약가부담·복약중단 야기 증상만 되레 악화

유병철(좌장): 국립암센터 일선에서 간암 환자를 직접 많이 보고 있는 사람으로서 거의 읍소 형식으로 발표해 주셨는데요. 보건복지부서 여기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영기: 아마 지금 복지부에서 의약품 급여와 관련해 가장 크게 화두에 오르고 있는 게 소라페닙일 겁니다. 이미 실무적 검토는 다 완료됐고 재정문제 밖엔 없습니다. 소라페닙과 관련된 내용은 장관께도 다 보고된 상태지만 워낙 환자수도 많고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큽니다. 거의 한 800억원 정도 예상하고 있어요. 운이라고 해야 할까요, 작년과 재작년만 해도 굉장히 보험재정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급여확대도 많이 했고 그 와중에 간염 치료제도 계속 급여 확대되는 계기가 됐는데, 소라페닙이 검토되고 부터 재정이 굉장히 안 좋아졌습니다. 올해 1조8천억원 정도 적자가 예상이 돼 누적 적립금까지 쓰게 될 상황이다 보니 선뜻 이 부분에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실무적으로 제약업계와 가격도 어느정도 추가 인하하기로 약속했고 어쨌든 급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학문적으로는 의심하고 있거나 하지 않으니까요.


다만 아쉬운 건 우리나라 보험료가 올해 5.3%입니다. 외국 같은 경우 보험료가 15% 정도 되거든요. 그런데 의약품 같은 경우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급여기준이 특별히 다르게 가진 않거든요. 환자입장에서 보면 보험료는 5% 내시면서 급여는 15% 내는 사람처럼 혜택 받고자 하니까 이야기들을 때마다 안타깝습니다. 해결방법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보험료를 맘대로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절충점을 찾다 보니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이건 저희 장관님.국장님.과장님.실장님 다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항상 고민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백승운: 간암환자들에 대한 간염 보험 문제입니다. 그런데 헵세라 같은 경우 3년 초과되면 보험 환자 부담이 20~30% 되는 게 아니고 약가의 일정 부분으로 초과 부분이 달라지고 있지 않습니까? 가장 부담을 크게 느끼는 분들이 간암 환자입니다. 보장성 강화 때문에 약값의 5% 밖에 안내다가 갑자기 한꺼번에 몇배를 내게 되는 일이 생깁니다. 특히 헵세라같은 경우 일선에서 그분들을 설득하느라 어려움이 많거든요. 진료하느라 바쁜데 약값 설명하느라고 어려움을 많이 겪습니다.

박중원: 저도 이번 기획이 잡히고 나서 간호사에게 환자한테 보험문제 설명하는데 외래 한번 볼 때 얼마나 시간 걸리나 재보라고 했습니다. 5시간 동안 환자를 보며 똑같은 말로 설명하는데 30분 이상을 쓰더라고요. 사실 환자가 돈 없어서 못 먹겠다면 안주면 그만이나 그러면 환자들이 나빠지는 걸 뻔히 알면서 그럴 수는 없지요. 개원가에선 환자들 설득이 힘들어서 그냥 안 쓰고 안 줘 버리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비용효과를 강조하셨는데 그게 결국 비용효과를 엄청나게 증가시킵니다. 먹어야 될 약을 안 먹음으로써 야기되는 간염 악화로 인해 거꾸로 비용효과를 어마어마하게 증가시키는 역작용하고 있다는 걸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유병철(좌장): 저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고등학교 은사님이 제게 간암으로 치료를 받으셨는데 간암은 다 좋아졌고 변이종 때문에 제픽스랑 헵세라를 같이 써서 잘 지내셨습니다. 그러던 중 간염약 보험이 3년 초과되니 이분이 아주 가난한 분도 아니었는데 보험이 안되니깐 부담스러워서 나중에 여쭤보니까 ‘보험도 안되는거 보면 안먹어도 되지 않을까’ 해서 처방해드린 약을 안드시고 3개월 뒤에 왔는데 완전 급성 간부전이 돼서 입원해 별의 별 치료를 다 하다 한달만에 돌아가셨거든요. 한 달 동안 의료비용만 몇천만원 들어갔을 겁니다. 현장에서 환자를 보는 입장에서 아주 심각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한 번 더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명석: 한동안 보험재정이 괜찮지 않았습니까, 작년부터 급격히 나빠진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신종플루의 영향도 있었나요?


정영기: 신종플루 영향은 크게 없었고 노인인구가 계속 늘어나니까 급증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노인이 인구의 9.3%인데 진료비는 전체의 35%로 3배 쓰고 있습니다. 2019년이 되면 65세 이상의 진료비가 65세 미만을 초과하게 되고 그 후 기하급수적 올라갈 것입니다. 지금 시스템으론 도저히 감당 못해서 장기적 재정건전성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할 때입니다.

박중원: 암을 치료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좀 씁쓸한 게 진짜 약을 먹고 좋아질 수 있는 사람은 보험이 안 되서 못 먹고, 병실비나 식비는 보험이 되는 게 과연 보장성 강화인가? 그걸 정치하는 분들이 올바르게 소신을 갖고 지켜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영기: 그 부분에 대해 여러 내부적 견해가 있습니다. 보장성 강화 방안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그런 방향으로 결정된 거니까요. 의약품 급여 담당 입장에서 박사님 말씀대로의 견해를 갖고 있지만 사회적 차원에서 합의돼 그런 방향을 추구하기 때문이죠. 보장성 강화가 재정의될 필요는 있습니다.


처음 복지부에서 좋은 뜻으로 보장성을 강화해도 운영과정에서 와전돼 재정립될 필요가 있습니다. 진짜 필요한 사람에게 해주는 게 보장성 강화지, 불필요한 환자에게도 해주는 건 아닙니다. 전부 공짜면 의무는 다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하게 됩니다. 중증 희귀 난치성 질환도 새로 검토돼야 합니다. 너무 희귀 질환이 많아져서 부담은 전혀 안하면서 최고로 좋은 것만을 고집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졌습니다.

박중원: 암환자에서도 고가의 치료제가 정말 필요한 사람이 있고 불필요한 사람도 있는데 써야 되는 사람에게는 쓰게 해줘야 합니다. 정부쪽에서는 진행성 간암 치료제로 800억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단순히 계산하면 더 적게 나옵니다. 진짜 필요한 사람의 수를 따져 보면 그렇게 많이 들진 않을 겁니다.

정영기: 대만의 경우엔 중증도에 따라 보험 급여를 합니다. 재정 제한을 풀어가기 위해선 여러 요소를 종합해 검토해야겠지만 결국 질환 위중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정영식: 네, 저 역시 2년 전엔 치료현장에 있었지만 오늘 대한간학회 유병철 이사장님과 의학신문사 이웅 사장님 및 여러분을 모시고 많이 배우고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들었습니다. 심평원의 유능한 위원들이 잘 하고 있지만 혹시 부족한 점이 있다면 이해해 주십시오. 여기서 논의된 내용이 정책적으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자리와 시간을 마련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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