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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健康 돋보기 335]오바마 의료- 4

금연국가로 가는 마지막 규제

美, 담배 속 풍미 함유 금지 등 강력한 담배 규제 시행
韓, 흡연율 OECD 국가 중 1위…흡연예방 대책 필요

▲ 김일훈 박사
在美 내과 전문의, 의사평론가
FDA에 강력한 감독권한 위임
1996년 클린턴 민주당 정부는 강력한 흡연억제를 위한 첫 조치로 FDA(연방식품의약품부)의 권한을 확대시켜 담배제품도 다른 약품처럼 FDA에 관할통제를 위임하려고 시도했으나, “현행법상 FDA에서 담배를 약품처럼 규제할 아무런 권한이 없으며, 규제를 위해서는 의회가 관련된 현행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연방대법원 판결(2000년 3월)로 좌절된바 있다(참조: 의학신문 2007. 9. 27. 필자의 ‘미국의 흡연정책-1’).


그 후 공화당정권이 들어서게 되어, ‘담배세금 인상법안’마저 거부권행사로 반대한 부시에게 ‘FDA에 담배권한 위임’하는 현행법개정이란 전혀 기대할 수 없던 일이었다.
그러나 사회정의를 앞세우며 2009년 초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1개월(2월 4일)에 ‘담배세인상과 SCHIP(州아동의료보험프로그램) 확장 법안’에 서명했으며(참조: 오바마 의료- 1), FDA에게 담배판매와 광고에 대한 강력한 감독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미국상원에서 압도적 다수표(찬성 79 대 반대 17)로 통과되어 6월 22일 순풍에 돛단 듯이 오바마의 서명에 이르렀다.
가족 흡연예방 및 담배통제법(The Family Smoking Prevention and Tobacco Control Act)이라 일컫는 이 법안에서 주목되는 사항은 다음과 같다.


▲새 권한: 모든 담배제품에 대해 그 내용과 판매 및 마케팅을 규정하는 권한을 FDA에 부여한다.
▲성분 밝힘: 담배제조회사와 수입회사는 담배제품에 함유된 모든 성분을 발표해서 밝혀야 하고, 새로운 담배제품은 FDA의 승인을 거쳐야한다.
▲금지 조항: 담배제품 속에 캔디나 과일 등 풍미의 함유를 금지케 한다. 또한 담배제품에 ‘연하다’ ‘가볍다’ 등 건강리스크가 적다고 암시하는 표현사용을 금지한다.
▲광고 활동: 청소년의 흡연에 유혹적인 모든 광고를 제한한다.


오바마는 서명직후 담화에서 “흡연자의 약 90%는 18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하며, 나 자신도 10대에 시작한 사람으로서 금연이 얼마큼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고백하며 아울러 “이 법안성립으로 아동건강을 지키려는 우리의 노력이 승리했다”고 말했다.
여태껏 미국에서는 부시정권과 담배산업계의 반대 때문에 각주와 자치단체 수준의 흡연억제규제만이 있었고, 연방정부차원의 광범위한 담배규제는 이번 법안이 처음이다.
규제에서 담배포장의 절반이상을 흡연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문으로 충당할 것을 의무화하고, 인체에 미치는 유해정도를 따져 니코틴 등 모든 유해성분의 함유량을 제한시켰으며, 앞서 인용한바와 같이 ‘캔디 맛’ ‘과일 맛’ 등 유혹적인 표현을 금지시키고, mild(연하다) light(가볍다) 등 건강에 영향이 가볍다는 인상을 주는 담배표현을 금지시킬 수 있게 되었다.


컬러광고는 흑백으로 바꾸며, 청소년이 접하는 모든 출판물엔 담배광고가 금지되고 담배회사가 스포츠 대회나 오락회의 스폰서 되는 것을 금지시켜 청소년에 대한 선전을 방지하고자 했다. 해석에 따라서는 이 규제가 “의회는 ‘언론자유를 빼앗는 어떠한 법안도 제정해서는 안된다”라는 미국헌법조항에 저촉되는 듯하지만 ‘헌법위반’ 운운하는 비평은 아직 없다.
‘담배 맛’까지 통제하는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수준의 담배규제가 담배회사 등 산업계가 활개치는 자본주의 국가 미국에서 성취됐으니, 이제 담배산업계에 대해 FDA가 FBI처럼 새로운 경찰로 등장한 격이라 시대의 변천을 실감케 한다.
오늘날 세계 흡연자 수는 10억 이상을 헤아리며 흡연은 예방이 가능한데도 그것이 원인이 되어 사망하는 자는 연간 500만 명(미국인은 40만 명)이나 되고, 그 중 개발도상국가의 희생자가 가장 많다.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에서는 효과적인 흡연억제정책으로 흡연율이 계속 줄고 있는 터에, 다국적 담배기업은 현재 개발도상국가를 대상으로 새로운 시장개척에 열중한다니, 이제 UN 등 세계경찰이 담배기업을 통제하고 WHO가 주도하는 범세계적인 흡연예방책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바야흐로 21세기 선진국가의 지상과제는 국민의 QOL(삶의 질) 향상에 있는 터에, 다행히도 이를 위한 독재적인 권력발동도 무방하다는 분위기 조성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담배규제에 관한한 앞으로 남은 일은 ‘담배판매금지’에 의한 ‘금연국가’의 길 뿐이라는 느낌이다. 현재 지구상의 금연국가는 히말라야산맥에 있는 불교국가 ‘부탄’이 유일하다(참조: 의학신문 2005. 11. 21. 필자의 ‘금연국가로 가는 길’).

두 번째 금연국가 꿈꾸는 한국
2005년 세계금연의 날을 맞이하여 한국국회에 ‘10년 이후 담배판매 금지법안’이 상정될 것이라는 뉴스는 실로 놀라웠으나, 알고 보니 전혀 진전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아직도 동일한 움직임, 즉 담배판매금지로 향한 시도가 학계 일각에서 적극 추진중이라는 뉴스는 고무적이라 하겠다.


전에도 소개한바 있지만 한국남성의 흡연율(2007년도 43%. 2002년도 이전 60%이상)은 세계의 톱 순위에 속하며 OECD 국가 중 단연코 첫째이다(참조: 도표 1).
사실이지 세계여행을 자주하다보면 음식점에서 마음대로 담배 피우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고, 더구나 한국식당엔 ‘금연’이란 딱지가 붙어있는데도 말이다. 식당주인에게 ‘금연’ 딱지에 대해 물었더니 식당협회의 지시라 하며 웃기만 했다.
만일 한국서 ‘담배판매금지법’이 성사되는 날에는 세계남자흡연 일등국 한국은 10년 후엔 ‘부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금연국가가 된다는 말이니, 금연을 위한 한국학계의 노력이 한국식당의 ‘금연’ 딱지처럼 유명무실하게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도표 1] OECD 국가의 남녀 흡연율 현황(2004~2005년)
- 출처: OECD Health Data 2006

[도표 2] 한국 남녀의 연도별 흡연율 변동(1990~2007년)
- 출처: 한국금연운동협의회

곽수연 기자  yeon804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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