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정복 다짐

美 암 사망률 30년간 7.5% 감소…유전학 발달 영향
내시경스크린 보급으로 대장-직장암 사망률도 감소

▲ 김일훈 박사
在美 내과 전문의, 의사평론가
현재 경제공황 위기를 경제촉진플랜(Stimulus Plan)으로 정면 돌파하려는 의욕에 찬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 의회연설(2009. 2. 26)에서 미국이 당면한 의료문제 중 무보험자 해소와 더불어 ‘암 정복을 위한 적극지원’을 내세웠다. 매년 미국인 56만 명이 암으로 사망하는 사실을 묵과할 수 없다는 말이다.
과거 닉슨 대통령은 1971년 의회연두 메시지에서 “미국은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이나, 동시에 앞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선언하고 암연구비 증액을 요청해 무난히 의회를 통과했다. 당시 암연구비는 연간 2200만 달러($220M) 정도였는데, 닉슨이 서명한 새 연구비는 3년간 16억 달러($1.6B)로 껑충 올랐다.

오바마는 대선캠페인에서 이미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난소암으로 인한 모친의 사망(1995년)이 자기인생의 가장 슬픈 일이었다고 고백하며 “연방정부의 암 연구지원금을 5년 이내에 현재(*주)의 2배로 증가 시키겠다”는 선거공약을 내걸었었다. <*주: 2008~2009년도 NCI(국립 암연구원)의 암 연구예산은 연간 50억 달러미만(지난 5년간 연평균 48억 달러)이다.>
2월 26일 백악관서 발표한 2010년도 ‘암 연구자금’은 NCI(국립암연구원)예산 60억 달러($6B)이며, 여기에다 ‘경제촉진플랜’자금에서 할당이 예측되는 13억 달러($1.3B)를 합쳐도 종전의 2배 금액보다 크게 부족한지라 두고 볼 일이다.

암 발생ㆍ사망률 저하
사실 1970년대부터 암 발생률은 매년 1~2% 증가하여 1992년에 최고률(인구 10만 명당 510.5명)이고 사망률은 1991년에 최고(215.1)를 기록했으니(참조: 도표 1), ‘암과의 투쟁’을 선언하여 선수(先手)친 닉슨은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하겠다.
현대의학발달로 많은 암환자가 치유되고 있음을 우리주변에서 자주 목격하며, 도표 1에서 보듯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 주요 암의 발생ㆍ사망률이 감소돼가고 있다. 40년전(1971년) 닉슨 때만해도 과학자들은 암 정복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방안이 없었으나, 근래 유전학과 유전체학(Genomics)의 발달로 암의 정체일부가 해명되기에 이르렀으니, 앞으로 암의 예방 및 조기발견과 최신치료에 의한 암의 정복이 기대된다. 여기에 근래 미국의 암 발생ㆍ사망추이를 살펴보기로 한다(의학신문 필자칼럼 2008년 4월 16일 미국 의료소식-1과 일부 중복됨).

▲전체 암: 1975~2005년 미국 전체 암의 발생ㆍ사망률 추이는 <도표 1>과 같다. 지난 30년간(1975년 이후) 암 발생률은 13.8% 증가했으나, 1992년의 최고발생을 고비로 1999년 이후엔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암 사망률 역시 1999년을 고비로 계속 하강세를 보이고, 지난 30년간 7.5% 감소했다.
특히 암 사망률 저하는 치료 가능한 초기 암의 진단과 동시에 최신 치료 혜택 덕분이라 하겠다. 현재 항암제는 750종류나 되지만, 암 주변 정상조직의 손상없이 종양세포만 표적해서 치료하는 최신 항암제가 나오고 있다.

▲주요 부위별 암: 1975~2005년 부위별로 본 ‘주요 암’(대장-직장암,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백혈병, 자궁경부암)의 발생ㆍ사망률 추이는 <도표 2>와 같다. 암 종류는 100개 이상이고 부위별로 발생ㆍ사망률이 다르며, 암에 따라 현격한 차이가 있기도 하다.

△대장-직장암: 미국남녀에서 세 번째로 많고(발생률) 사망률이 두 번째로 높은 암이다. ‘미국암학회(ACS)’와 ‘미국사회대장암특별대책위원회’ 공동으로 ‘샘종성-폴립(암의 전단계)과 대장-직장암 조기발견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작성한바 있다(참조: 미국암학회의 Cancer J. for Clinician. 2008년 1월호). 이 가이드라인에 의한 암 내시경스크린이 보급되어 폴립의 조기발견과 제거결과, 암의 발생ㆍ사망률이 함께 계속 줄고 있다<도표 2a>.

△폐암: 폐암리스크가 높은 자에 대해 나선시티(Spiral CT)스캔과 형광기관지경술 그리고 기관지상피세포검사 등 고무적인 새로운 검사법으로 폐암의 조기발견에 노력하고 있으나, 사망률 감소에 별 도움주지 못한다는 견해다. <도표 2b>에서 보는 폐암 발생ㆍ사망률의 감소는 거의 전적으로 흡연자 감소결과라 보고 있다.

△유방암(여자): 조기발견에 의한 최신조기치료로 해서 사망률이 감소되고 있다. 가족력 등 유방암 리스크가 높은 여자에겐 MRI(자기공명영상)스크린이 바람직하다. 2000년 이후 발생률 감소의 주원인은 호르몬대치요법 사용의 감소 때문이고, 일부는 유방조영상(Mammogram)검사가 줄어든 결과라 사료된다<도표 2c>.

△전립선암: 1990년대에 가서 발생률의 급격상승<도표 2d>은 PSA(Prostate-specific antigen. 전립선특이항원) 혈액검사 보급결과이다. 근래 사망률감소, 특히 5년 생존율의 연장은 조기진단과 치료법 개선 덕분이라 본다.

△백혈병: 조기진단이 힘들어 발생률에 큰 변동이 없으며, 백혈병 종류에 따라 생존율도 다르다. 급성림프구백혈병(ALL) 치료법의 최신개발에 의해 ALL의 생존율이 급격히 호전되었고, 그 결과 전체 백혈병 사망률도 다소 줄었다<도표 2e>.

△자궁경부암: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백신에 의한 예방과 파파니콜로(Pap)스크린에 의한 조기발견으로 사망률이 감소했다. 특히 Pap스크린보급으로 암전단계-병변발견과 치료가 가능하게 되어 경부암 발생률도 크게 줄었다<도표 2f>.

<도표 1> 미국 암 발생ㆍ사망률 추이(1975~2005년)

푸른선: 발생률, 붉은선: 사망률 출처: 미국암학회.

<도표 2> 부위별 각종 암의 발생ㆍ사망률(1975~2005년)

2a- 대장 직장암 2b- 폐암 2c- 유방암(여자)

2d- 전립선암 2e- 백혈병 2f- 자궁경부암
출처: 미국암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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