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랄런트·아일리아 맞춤형 용량으로 치료 효과 지속성과 삶의 질 개선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다국적 제약사들이 환자 편의성과 치료 지속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의약품 용량 다양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복약 간격을 줄이고,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생활 패턴에 맞춘 맞춤형 치료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사노피의 PCSK9 억제제 ‘프랄런트(성분명 알리로쿠맙)’가 있다.

사노피의 PCSK9 억제제 프랄런트가 올해 4월 300mg 용량을 국내에 급여 출시하며,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기존 75mg, 150mg 용량에 더해 300mg이 추가되면서, 프랄런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 가지 용량을 모두 제공하는 PCSK9 억제제로 자리매김했다.

프랄런트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 강도 높은 LDL-C 강하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권고 치료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환자에서는 LDL-C 수치를 목표치 이하로 낮추는 것이 예후 개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고강도 지질 저하 치료가 필수적이다.

기존에는 75mg 또는 150mg을 격주로 투여하는 방식이 표준이었지만, 300mg 용량의 도입으로 월 1회 투여가 가능해졌다.

이는 동일한 LDL-C 강하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투여 간격을 늘려 환자의 치료 편의성과 순응도를 크게 향상시킨다. 특히 고령 환자나 직장인처럼 병원 방문이 제한적인 환자에게는 치료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옵션이 된다.

프랄런트 300mg은 단순한 고용량 제품이 아니다. 임상적으로는 기존 용량과 유사한 LDL-C 강하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투여 횟수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유연한 치료 전략 수립이 가능해졌다. 의료진은 환자의 LDL-C 목표치, 동반 질환, 생활 패턴 등을 고려해 75mg, 150mg, 300mg 중 최적의 용량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는 환자 맞춤형 치료의 실현을 가능케 한다.

또한 프랄런트는 모든 용량에 대해 ASCVD 환자의 심혈관 위험 감소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어, 용량 선택에 따른 적응증 제한 없이 치료 전략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는 단일 용량 중심의 치료제와 비교해 임상적 유연성과 환자 중심 접근에서 큰 차별점을 제공한다.

프랄런트300mg은 이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최근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해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원내 코드를 획득하고 환자 처방을 개시하고 있다.

아일리아 8mg, 시력 개선 유지하며 투여 간격 연장…환자 부담 완화 기대

안과질환 치료제에서도 용량 다양화 흐름은 뚜렷하다. 바이엘코리아는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고용량 제품 ‘아일리아 8mg’을 국내에 출시하며, 기존 2mg 제품 대비 투여 간격을 최대 5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했다. 이는 시력 손상으로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운 고령 환자들에게 특히 유용하며, 치료 부담을 줄이고 순응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엘코리아 습성 황반변성(wAMD) 치료제 아일리아가 8mg 고용량으로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투여 간격을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최근 발표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아일리아 8mg은 기존 용량과 유사한 수준의 시력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보이면서도 평균 주사 횟수를 줄이고 투여 간격을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바이엘은 바이오시밀러와의 경쟁 속에서도 오리지널 제품의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아일리아는 지난 2018년부터 T&E(Treat & Extend) 요법을 통해 환자 상태에 따라 투여 간격을 점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선도해왔다. 초기에는 매월 1회씩 3개월간 투여 후 고정 주기로 치료하거나, 증상 악화 시에만 투여하는 PRN(Pro re nata) 요법이 주로 사용됐으나, 잦은 병원 방문과 모니터링 부담으로 환자에게 불편을 초래했다.

반면 T&E 요법은 병원 방문 시 모니터링과 주사 투여를 동시에 진행하며, 재발을 방지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 투여 간격을 2~4주씩 조절해 최장 16주까지 연장할 수 있어 효율적인 치료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T&E 요법의 최소 투여 간격이 기존 8주에서 4주로 변경되면서, 시력 또는 해부학적 상태가 악화된 환자군에서도 보다 집중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아일리아는 재발이 잦은 환자부터 투여 간격 연장이 가능한 환자까지 폭넓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며, 국내 허가된 치료제 중 가장 유연한 투여 주기를 갖춘 약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존 의약품에서 용량 다양화는 단순한 제품 확장이 아니라, 환자 중심의 치료 환경을 만드는 핵심 전략”이라며 “복약 편의성과 치료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약사들의 개발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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