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신창호 교수팀 ‘소아 무릎 질환자 159명 대상 MRI 기반 분석’
정상군 대비 경골 바깥쪽 관절면 경사↑…전방십자인대 파열·경골극 골절 위험↑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국내 교수팀이 소아청소년이 운동 중 무릎을 다칠 경우 타고난 모양에 따라 부상의 양상이 달라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신창호 교수
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신창호 교수

서울대병원(원장 김영태)는 최근 소아정형외과 신창호 교수팀이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Theodore J. Ganley 교수 및 美경골극 연구 그룹과 함께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경골극 골절의 해부학적 위험인자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교수팀에 따르면 소아청소년은 뼈와 근육 발달이 미성숙해 스포츠 손상에 취하며, 특히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경골극 골절’은 소아청소년에게 발생하기 쉬운 대표적인 무릎 손상이다.

하지만 같은 외상을 입어도 사람에 따라 십자인대가 파열되거나 경골극 골절이 발생하는데, 그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

이에 교수팀은 지난 2009년부터 2023년까지 美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에 내원한 18세 미만 환자 159명을 대상으로,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경골극 골절의 해부학적 위험인자를 비교했다.

구체적으로 소아청소년을 53명씩 △전방십자인대 파열군 △경골극 골절군 △대조군(정상 무릎)으로 구분하고 연령·성별을 매칭하고, MRI를 재구성한 3차원 영상을 바탕으로 14개의 해부학적 지표를 분석했다.

그 결과, 두 무릎 손상군은 대조군보다 ‘경골 바깥쪽 관절면 경사’가 유의미하게 높았다. 통계 분석에 따르면 경사가 높을수록 전방십자인대 파열 및 경골극 골절 발생 위험이 각각 1.42배·1.33배 증가했으며, 이 값이 소아청소년의 주요 무릎 손상에 대한 위험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퇴과간 절흔 폭(무릎뼈 사이 공간)’은 전방십자인대 파열군에서만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었다. 특히 이 폭이 넓을수록 파열 위험이 감소하는 보호 효과가 확인됐다.

정상 무릎 및 무릎 부상 환자의 MRI(자료: 서울대병원)
정상 무릎 및 무릎 부상 환자의 MRI(자료: 서울대병원)

교수팀은 “경골 바깥쪽 관절면의 경사가 가파를수록 무릎에 무게가 실릴 때 대퇴골이 바깥쪽으로 회전하며, 그 결과 전방십자인대가 과부하돼 파열이나 경골극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며 “또한 대퇴과간 절흔 폭이 넓을 경우, 전방십자인대가 대퇴골과 덜 충돌하기 때문에 파열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교수팀은 위험인자 분포를 추가 분석하고, ‘경골 바깥쪽 관절면 경사 > 3.2°, 대퇴과간 절흔 폭 ≤ 24%’인 환자는 2명 중 1명(52%)꼴로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경험한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무릎 손상에 더욱 취약한 소아청소년의 선별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이번 결과가 향후 청소년 운동선수의 활동을 조절 및 조기 예방 프로그램을 설계 등 맞춤형 치료와 관리를 위한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교수팀은 기대했다.

신창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MRI를 활용해 전방십자인대 파열 및 경골극 골절의 해부학적 차이를 정밀하게 비교 분석한 세계 최초의 연구”라며 “성장판이 열려있는 아이들은 수술을 통해 무릎 구조를 비교적 쉽게 교정할 수 있는데, 이번 결과를 기반으로 수술을 통한 무릎 손상 예방 가능성을 모색하는 후속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스포츠의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