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천식의 과제,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의존도 낮추면서 증상 개선 필요
생물학적제제 처음으로 급여받은 졸레어…환자 삶의질 확보 가능
폭넓은 적응증 듀피젠트, 대다수 중증 천식 환자에 효과 기대됨에도 급여 좌절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천식은 호흡곤란이나 가슴답답함, 기침, 천명과 같은 가변적인 증상과 가역적인 호기 기류제한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기도질환 중 하나로, 전세계적으로 3억명 이상이 앓고 있다.
천식의 증상과 호기 기류제한은 시간과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알레르기 원인 물질, 자극성 물질에 노출되거나 기후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에 의해 악화될 수 있다.
천식은 20세기 중반부터 기관지확장제(LABA), 흡입 스테로이드(ICS) 등 새로운 치료제가 꾸준히 등장했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 정도에 따라 치료제 선택이 가능한 상황이다. ICS와 LABA를 복합하는 병합요법도 개발될 만큼 치료 영역에서 다양한 발전을 이룩했다.
하지만 천식 치료의 4~5단계에 해당하는 중증의 환자들은 여전히 증상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증 천식 환자들은 증상의 재발과 악화를 반복적으로 겪어 생활주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으며, 낮에는 피로감과 졸림, 밤에는 야간기침 및 발작 증상으로 수면장애를 겪는 게 대부분이다.
또한 천식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천식 악화’가 빈번히 발생해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에 이를 수 있고, 이처럼 증상 조절이 어려울 경우에는 두려움과 불안을 유발시켜 정서적인 문제도 초래해 삶의 질이 현저히 낮은 편이다.
무엇보다 중증 천식 환자들은 ICS/LABA의 용량을 높이면서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OCS)를 추가로 투여해도 치료가 잘 되지 않아 문제다. OCS는 장기간 사용할 경우 당뇨나 고혈압, 심할 경우 사망 위험성까지 높여 주의가 필요한데, 소아 및 고령층 유병률이 높은 천식 환자에게 OCS의 이상반응은 치명적일 수 있어 중증 천식의 치료는 더욱 까다롭다.
이에 최근에는 생물의약품이 중증 천식 치료의 해법으로 자리잡으며 또 한 번의 변화가 찾아왔다. 실제 글로벌 가이드라인인 세계천식기구(GINA)의 가이드라인은 OCS의 단기 사용조차 경고하며 생물의약품을 통해 OCS의 장기 사용으로 인한 이상반응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국내 출시된 생물의약품으로는 듀피젠트를 비롯해 졸레어, 누칼라, 파센라, 싱케어 등이 있는데, 이중 가장 최근 출시된 듀피젠트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제2형 염증성 천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며 등장해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출시된 지 가장 오래된 졸레어는 알레르기성 천식을 표적하며, 이외 누칼라, 파센라, 싱케어는 호산구성 천식을 적응증으로 가진다.
각각의 생물의약품이 다른 표현형과 범위를 표적하듯 천식은 원인에 따라 요구되는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 상황에 맞춰 치료옵션을 변경하는 섬세한 변주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실정은 아직까지 그렇게 자유롭지 못하다.
여러 생물의약품이 출시되어 있지만 급여 적용이 된 치료제는 졸레어 딱 하나뿐이기 때문. 이에 알레르기성 중증 천식 환자를 제외한 많은 환자들이 여전히 치료 혜택을 누리고 있지 못하며, 졸레어로 증상 조절이 되지 않을 때에도 치료제를 자유롭게 변경하기는 어렵다. 이미 다양한 치료제가 출시되어 있고 또 출시될 예정이지만 현실적인 치료 장벽은 높기만 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천식 환자 수는 감소추세에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증 천식 환자의 유병률은 전체 천식 환자의 약 10% 정도로, GINA에서 제시하는 6.1%와 비교한다면 우리나라의 중증 천식 유병률은 상당히 높다.
특히 2015년 기준 중증 천식 환자의 사망률은 10만명당 2,650명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입원환자 또한 10만명당 94.5명으로 OECD의 2배 규모로 나타나 환자들의 삶의 질이 상당히 낮은 수준인 것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 천식으로 인한 장애보정수명 손실은 연간 약 10만명 당 약 400년으로, 천식은 질병부담이 6번째로 큰 만성질환에 해당한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접비용, 간접비용, 무형비용을 산출하였을 때 천식으로 인한 총 사회적 비용은 연간 약 4조원으로 집계됐다.
천식은 증상 조절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증상 악화 및 입원을 예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외래 민감성 질환이지만, 국내에서는 ‘꾸준하게 치료를 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라는 인식이 아직까지 부족하다.
GINA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천식 조절보다는 천식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며 천식 악화에 따른 응급치료에도 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5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평균 94.5명이 천식으로 인해 입원했으며, 이는 OECD 전체 입원율 46.6명을 크게 상회했다.
뿐만 아니라 천식은 직접적인 의료비 외에도 학교 결석이나 직장 결근 등 사회에 중대한 경제적 부담을 초래하는 질환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천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이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19년 기준 천식으로 인한 요양급여비용은 2015년 대비 7.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천식 환자들의 상황을 다각도로 고려해 생물의약품의 추가 급여를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한국오가논 싱귤레어 20년이상 처방 경험
1982년 노벨상을 수상한 사무엘손 박사가 류코트리엔 물질을 발견 한 것이 시초가 된 싱귤레어는 1998년 미국 FDA 승인 후 20년 이상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처방되고 있는 오리지널 몬테루카스트 제품이다.
싱귤레어는 국내에서 2000년 천식의 예방 및 지속적 치료목적 , 을 시작으로 계절성 및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 증상 완화까지 적응증을 확대해 오며 국내 천식 및 알레르기비염 대표 치료제로 자리매김했다.
싱귤레어가 오랜 시간 처방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싱귤레어가 보유한 유효성 검증 데이터 및 장기간 안전성 프로파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류코트리엔은 알레르기 반응의 초기 및 후기 단계에 모두 관여하며 코막힘, 재채기, 콧물과 같은 알레르기비염 코 증상의 원인이 되는데 싱귤레어는 전반적인 코 증상 개선에 효과를 보였다.
싱귤레어가 200주 이상의 장기간 안전성 연구 데이터를 확보한 유일한 류코트리엔 조절제 라는 점도 주목해 볼 부분이다.
한국노바티스 에너제어와 어택트라...1일 1회 용법으로 복약순응도 높여
에너제어와 어택트라 흡입을 위해 사용되는 흡입용캡슐은 정량으로 복용했는지 환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흡입 시 공기 흐름 저항을 낮추어 편안한 흡입을 돕는다.
두 치료제 모두 ICS/LABA 치료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천식 환자에서 폐기능 개선부터 삶의 질 개선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확인했다.
또한 1일 1회 용법으로 복약순응도를 높이며 효과적이면서 편리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에너제어와 어택트라 흡입을 위해 사용되는 흡입용캡슐은 환자가 치료제를 정량으로 복용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흡입 시 공기 흐름 저항을 낮춰 편안한 흡입을 돕는다.
천식 생물의약품 졸레어...다수의 임상데이터 및 치료 경험을 통해 입증된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
한국노바티스 졸레어는 중증 천식 치료제로 승인받은 최초의 생물학적제제이자, 국내에서 중증 알레르기성 천식 환자 대상으로 최초이자 유일하게 보험급여 치료가 가능하다.
천식환자 의료비는 천식 치료에 사용되는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의료비 부담이 큰 만큼 졸레어의 급여 적용은 국내 중증 천식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의료비 부담을 경감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바티스의 졸레어는 알레르기성 천식의 주요 매개체인 면역글로불린 E(IgE)를 표적으로 하는 중증 천식 치료를 위한 최초의 생물의약품으로, 2007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았다. 알레르기성 천식은 면역글로불린 E(IgE)가 증가하는 주요 특징을 보이는데, 면역글로불린 E(lgE)의 증가는 폐의 염증으로 이어져 호흡 곤란과 천식 발작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다만 급여 적용 대상이 알레르기성 중증 천식 중에서도 계절적 요인과 관계없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인 통년성 알레르기에만 한정돼, 여전히 알레르기성 중증 천식 환자를 포함한 많은 중증 천식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치료옵션이 필요한 상황이다.
졸레어는 현재 전세계 약 99개국에서 중증 천식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지난 2007년 허가 이후1 10여년동안 중증 천식 환자에서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해왔다.
졸레어 관련 논문은 적응증 관계없이 약 280건 이상 발간됐고 임상에 참여한 누적 환자수는 약 1만 4000여명에 달한다.
최근의 연구에서 졸레어의 입증된 천식 악화 발생 및 OCS 사용의 감소 효과는 환자의 혈중 호산구 수치의 높낮이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장기간 졸레어 투여 시 이상반응 특히, 아나필락시스 발생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으며 실제 임상에서 졸레어를 장기간 투여해도 내약성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10월 졸레어 프리필드시린지 제형의 자가투여가 허가되면서 졸레어 또는 기타 다른 물질에 대한 아나필락시스 이력이 없는 환자의 경우 담당의의 판단 하에, 의료인에 의한 초기 투여 이후 4번째 투여부터 자가 투여 혹은 간병인에 의한 투여가 가능해졌다.
이를 위해 환자 혹은 간병인은 올바른 투여 방법과 심한 알레르기 반응의 초기 징후 및 증상에 대해 교육을 통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졸레어 자가투여는 중증 천식 환자의 내원 횟수가 줄어들면서 환자들에게 치료의 유연성을 통해 삶의 질을 확보하고 치료 부담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생물의약품 GSK 누칼라, 아스트라제네카 파센라, 한독테바 싱케어
GSK의 누칼라는 2016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중증 호산구성 천식 생물의약품으로, ▲치료 시작 시 혈중 호산구 150 cells/㎕ 이상 또는 ▲치료 시작 전 12개월 이내에 혈중 호산구 300 cells/㎕ 이상의 중증 호산구성 천식을 앓고 있는 성인 환자에게 천식치료의 추가 유지요법으로 사용 가능하다.
누칼라는 인터루킨-5가 호산구 표면에서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작용하는 최초의 항 IL-5 단일클론항체로, 호산구가 과다 생산되며 유발하는 폐기능 저하를 비롯한 빈번한 천식 증상 발현, 증상 악화 위험 증가 등의 위험성을 낮추고 OCS 의존도 또한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2019년에는 자가투여 제형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과 유럽 의약품감독국으로부터 승인 받아 환자들이 가정에서 자가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으나 국내에선 아직 승인 전이다.
누칼라는 지난 2017년 일찍이 급여 적용 신청을 했으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급여위원회에서 비용효과성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급여항목에서 제외돼 현재 비급여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이외에도 중증 호산구성 천식을 타깃하는 생물의약품으로는 누칼라와 동일한 기전을 가진 한독테바의 싱케어가 2017년 국내 승인을 받았으며, 2019년 승인을 받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센라가 있다.
파센라는 항 IL-5 제제인 누칼라와 싱케어와는 달리 호산구의 표면에 발현되어 있는 IL-5 수용체(IL-5Rα)와 직접적으로 결합해 세포자멸을 유도하는 기전의 항 IL-5 수용체의 항체 기반 생물의약품이다.
제2형 염증성 천식 타깃하며 등장한 듀피젠트...OCS 의존도 높은 중증 천식에서 기대주
사노피 아벤티스 듀피젠트는 2020년 4월 국내 최초로 ‘제2형 염증성 천식’을 적응증에 명시하며 등장한 가장 최신의 중증 천식 치료제다. 제2형 염증성 천식이란 제2형 염증의 주요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4와 인터루킨-5, 그리고 인터루킨-13에 의해 발현되는 천식이다.
특히 인터루킨-4와 인터루킨-13을 타깃하는 차별화된 치료 기전을 통해 제2형 염증 반응을 보이는 중증 천식 환자라면 모두 치료 가능한 폭넓은 적응증을 획득하며 의료진과 환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즉 기존 생물의약품들이 타깃하는 알레르기성 천식과 호산구성 천식 모두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성인 천식 환자의 최대 70%까지 커버하는 범위이기 때문에 듀피젠트는 생물의약품을 포함해 흡입기와 같은 기존 치료제로도 증상 조절이 어려운 대다수의 중증 천식 환자들에게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GINA 또한 제2형 염증성 천식에 집중했다. GINA는 2020년 개정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증상 조절이 어려운 중증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제2형 염증 여부를 확인하고, 제2형 염증 반응이 나타날 경우에는 듀피젠트와 같은 생물의약품을 고려하도록 권고하며 나섰다. 이는 환자 증상 개선은 물론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의존도도 낮출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듀피젠트를 통해 보다 많은 중증 천식 환자들의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OCS 의존도 또한 낮출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의 중증 천식 환자들은 듀피젠트의 치료 혜택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영국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필란드 등 해외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급여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양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상헌 교수는 “천식은 비교적 친숙한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가 쉬울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중증의 경우에는 여러 치료제를 쓰더라도 증상 조절이 매우 까다롭다”며 “OCS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치료 옵션인 생물의약품이 필요한데 현재 급여가 된 생물의약품은 졸레어 딱 하나 뿐이라 졸레어 적응증이 아니거나 졸레어에 반응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부득이하게 OCS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상헌 교수는 “무엇보다 OCS 의존도를 낮추는 치료 효과를 보이는 듀피젠트와 같은 치료제가 출시되어 있고 이러한 상황을 환자가 모두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부담으로 인해 치료 혜택을 포기하는 상황들을 보고 있으면 의료진으로서 무력감을 느낄 때도 있다"며 "중증 천식 환자들의 질병부담이 하루빨리 검토돼 급여권에 들어서는 생물의약품이 하나라도 더 많아 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