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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과실과 재교육하기
이명진 
명이비인후과원장 · 의사평론가

[의학신문·일간보사] 2017년 12월 16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4명의 아이가 사망하는 사건으로 2018년 4월 4일 담당 의사들이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2018년 10월 2일에는 2013년 횡격막 탈장을 일으킨 아이의 사망사고와 관련된 형사재판 중 의사 3명이 금고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 되었다.

진료 중에 발생한 환자사망사고에 대해 의료인을 인신 구속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매우 드물다. 의사를 구속하는 경우는 비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르거나 성적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혹은 범죄에 가담하는 의료행위를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사들을 구속하는 사례가 없다. 어린 생명이 사망한 나쁜 결과에 대해 사안에 따라 법적인 판단도 있어야겠지만, 그 이전에 전문가적 원인 분석과 판단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의학교육과 연수교육의 중요한 목적의 하나가 가능하면 의료행위 중에 나쁜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가 역량을 갖추게 하는 일이다. 특히 전공의를 수련하는 교육현장에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여러가지 평가방법을 통해 사전에 발견하고 보완하거나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발견된 부분이나 잘못된 부분을 재교육하기 위해서도 정확한 원인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문직 과실이나 부족한 수행능력을 알기 위해서는 명확한 전문직 표준(Professional Standard)과 같은 수행표준(Performance Standards)과 전문직답지 않은 행위(Unprofessional Behavior)가 무엇인지 분명히 정의해 주어야 한다. 명확한 기준이 없는 판단은 혼란만 가중시키고 전문가적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전문적 과실 파악시 고려사항

교육현장에서 개발된 여러 가지 전문직업성 평가방법들은 전문직 과실(Professional Lapse)과 수행 능력이 기준 에 미치지 못 하 는 행위(Substandard Performance)를 알아보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전공의의 전문직 과실을 가려내는데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직접 관찰하고 중요한 사건을 보고하도록 하는 것이다. 재교육을 실시하기 전에 필수적인 과정이다. 조사 결과 다루기 힘들 정도로 과실이 커지기 전에 초기에 행동을 수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사실을 확인하고 협의한 후 문서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것은 과실의 심각함을 파악할 때도 중요하다. 사건 보고나 불만 접수가 잘 이루어지려면 모든 것을 비밀로 다루어서 당사자를 안심하게 해야 하고, 후속 조치로 검토한 내용을 받아볼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전문적 과실이나 수행능력 부족을 파악할 때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대인 관계와 관련된 문제, 태도의 문제, 의학적·심리적·정신과적인 문제, 약물남용 문제, 스트레스 관리나 인지장애 그리고 가족문제 등이다. 또한 환자의 진료와 안전을 손상하거나 잠재적으로 손상할 위험이 있어 즉각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부분과 평가결과 환자에게 즉각적이 손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전문가답지 못한 행위라고 판단되는 부분을 구분하여 처리해야 한다.

평가결과 문제가 발견되어 재교육을 시행할 때에는 정당한 절차(Due Process)에 관한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정당한 절차의 요소는 다음과 같은 것을 포함해야 한다. 먼저 우려되는 부분과 과실에 대하여 미리 통보해야 한다. 또한 개인이 문제가 된 사안에 대해 소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와 함께 전문직 표준에 기반을 둔 역량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하는 작업을 사전에 해 놓는 일이다.

재교육과정은 반드시 다음과 같은 내용을 기록 문서로 작성해서 보관해야 한다. 개인의 과실과 재교육 방법 그리고 재교육 시간계획표와 재교육 과정을 끝까지 마치지 못하거나 교육에 협조하지 않을 때의 불이익과 재교육 정책에 따른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권리 등이다.

재교육과정 문서로 보관해야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의과대학 학생기록부외에는 의사의 수련과 교육 경력, 근무기록, 상벌기록과 전문 진료영역(Scope of Practice)에 관해 종합적으로 의사의 경력 기록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미비한 상황이다. 체계적인 전문직의 역량과 자질 관리를 위해 의사경력서(Doctor Career Document)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국내 기준을 국제적 표준에 부합하게 해주고, 전문직 자율성을 획득하는 기초 작업이 될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 의료계도 전문가 집단에 걸맞는 전문가주의를 주장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줄 시기가 되었다. 의사가 판단해야 할 전문적인 판단을 법정에 의지하거나 여론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전문직의 기준이 흔들리면 그 피해가 의사집단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의사가 의사다워야 환자를 잘 치료할 수 있다. 전문가주의의 발전은 의학 전문직업성(Medical Professionalism)의 실현을 통해 이루어진다.

의학신문  medicalnews@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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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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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턴제폐지 2018-12-17 15:25:26

    좋은글 감사합니다.
    더불어 인턴제도 이제 폐지되어야 합니다.
    너무 오랫동안 미뤄왔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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