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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기획연재 아이맘이 들려주는 하루 5분 부모코칭
세 살 놀이(play)가 여든살까지 간다.

변질된 놀이문화 속에서 내 자녀를 지키자

<심효정 아이맘 인지발달연구소 소장>

제일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부모 마음은 매한가지겠지만 하나뿐인 자녀에게는 그 마음이 더욱 크다.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 생각을 가진 가정이 늘며 외자녀에게 올인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부모의 변화는 교육열 뿐 아니라 놀이문화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몇 년전만해도 집에서 형제끼리 좀 더 좋아보이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위해선 치고박고 치열하게 싸워야 했으며 때론 부모로부터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동맹을 맺어 계략을 세우기도 했다. 집 밖에서는 학교 운동장에 있는 구름다리면 몇시간이고 잡기 놀이를 할 수 있었고 조금 지루해질 때면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내며 친구들과 스스로 대견해 했었다.

요즘은 어떠한가? 학교 과제에 학원 수업에 놀이터에 아이들이 없어 큰일이라지만, 더 큰 문제점은 “놀이의 본질”이 변화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계획된 놀이는 놀이가 아니다.

놀이는 신체적·정신적 활동 중에서 생존에 관련된 일 제외하고 “일”과 대립되는 개념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에서 나타나는 스트레스와 고통, 강제성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이 놀이이다. 놀이는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목적이나 목표성 없는 유희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놀이는 어떤 의미일까? 아이들에게 놀이는 곧 삶이다. 잼잼놀이는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고리끼우기나 퍼즐을 맞추며 좀더 조작적으로 소근육을 사용할 수 있는 기초가 되어주며 , 뭐든 잡고 올라가는 놀이는 운동능력을 향상시키고 대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다.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 있는 이러한 놀이가 활동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사회성을 기르고. 행동조절과 감정표현을 증진시킬 수 있는 심신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금의 놀이문화는 철저히 계획되어가고 있다. 즉 자발적이고 즐거운 놀이의 본질이 사라졌다.

소근육을 증진시키는 찰흙놀이, 감성을 키우는 동화책, 수행평가 만점을 위한 줄넘기 등 당연한 소리를 대단한 발견마냥 홍보해대는 통에 변질된 놀이는 아이들을 더 이상 즐겁게 하지 않는다. 엄마 옆에서 조물조물대는 밀가루 반죽, 자기 전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 아빠와 저녁 식사 후 즐기는 줄넘기로는 충족되지 않는 것일까?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배운다.

앞서 과거의 놀이문화는 치열했으며 남들보다 노력하고 열심히 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하기 싫은 술래를 도맡거나 팀의 패배를 맛봐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기돌 5개를 손 등에 올리기 위해 연습하며 술래가 되지 않기 위해 달리기 연습을 하였다. 그 속에서 노력, 사회의 규칙, 경쟁의 의미, 양보, 성취감을 배웠다.

하지만 현재의 놀이 환경은 구조화되어 있다. 자녀의 개월 수에 맞춰진 장난감들이 획일되게 생성되고 그에 부합되지 않는 아이들은 훈련에 들어간다. 그 시기에 이러한 소근육/ 대근육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마치 도태되는 양 몰아붙이는 사회적 문제도 있지만 정작 자녀의 발달 상태는 뒷전이고 장난감을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만 매달려 있는 부모도 생각보다 많다는 문제점이다. 훈련을 통해 개월 수에 맞는 장난감을 사용할 수 있다하더라도 정작 아이들을 배운 것이 없다.

- 실패의 경험, 다시 시도해 보고자 하는 다짐, 다양한 시도와 기회, 성공, 칭찬, 성취감, 더 수준높은 장난감에 도전 – 반복되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녀들은 진정한 “놀이”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놀이가 학령기 시기에 학습동기로 이어지고, 자기주도학습, 자신이 원하는 꿈을 향한 진로선택으로 이어진다. 세 살에 접한 자발적 놀이가 진정한 자기 것이 되어야 매사 작용되는 것이다. 문제해결력, 상황판단, 과제집중력, 창의성 등은 갑자기 타인에게서 만들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다. 꾸준히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바로 놀이를 통해서 말이다.

아이에게 놀이를 맡겨라

놀이 자체의 즐거움을 아이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처음부터 맡겨두어야 한다. 프렌맘(FrienMom), 프렌디(Friendy)의 용어를 잘못 이해하고 정말 친구가 된거마냥 자녀의 놀이에 사사건건 침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4세 A아동의 부모는 A가 욕심이 많다며 양보를 배워야 한다는 목적으로 잘 놀던 아이에게 ‘엄마 이거 빌려주라’ 라고 요청했고 당연히 싫다는 자녀의 장난감을 실갱이 끝에 양보 받았다. 과연 A는 양보를 배웠을까? 부모에게 장난감을 뺏겼다는 불신감이 생겼을까? 아마 A 어린이집에서 또래들에게 양보를 강요할 것이다. 부모의 모델링으로 A는 양보하는 법이 아닌 남에게 양보받는 법을 배웠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부모는 놀이 자체에 아이가 빠져들 수 있도록 지원자, 지지자가 되주어야 한다. 또한 함께 놀 때에는 정말 최선을 다해주어야 한다.

놀이(PLAY)를 통해 아이들은 성장한다. 조금 서툴러 보일 수 있고, 또래와 비교해서 개월 수에 맞는 놀이 활동이 보이지 않더라도 조급해 하지 말아야 한다. 부모는 조금 기다려 주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칭찬해주고 지지해주면 훨씬 즐거운 놀이 속으로 아이가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 5분 되새기기 ▶

자녀의 놀이를 노리는 검은 그림자는 “목적”이다.

목적을 가지고 있는 놀이는 더 이상 즐겁지 않으며 놀이 활동에 흥미를 잃게 한다.
놀이는 자녀가 전생애기 발달에 필요한 기본생활습관을 형성하도록 돕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놀이를 통해 얻으려 한다면 잃게 되는게 더 많아질 수 있다.
자발적인 놀이를 통해 아이는 우주를 만들고 있음을 명심하자. 충분히 그럴 잠재력을 아이들은 가지고 있다.

김원준 기자  kimwj@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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