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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의칼럼] 1339가 사라집니다!

앞으로 '1339'라는 번호가 사라진다. 그래도 지난 1년간은 번호는 유지가 되어 1339로 전화를 걸면 119에서 응대를 해주었는데 이제 번호 연결 자체도 없어진다고 한다. 그럼 이제 1339로 전화를 걸면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이오니…’라는 안내가 뜨는건가? 여튼, 번호만 남았던 지난 1년을 포함하여 10년 이상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자 노력했던 1339가 6월 사라진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 사실을 알고 계실런지 모르겠다.

1339 폐지 결정은 지난 2011년 12월 국무총리실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그 전까지도 1339와 119간의 자원중복, 협조불능의 문제 등으로 말은 많았지만 어느 한쪽으로 기능을 완전히 몰아주기보다는 최선의 대국민 서비스를 위하여 두 기관이 어떻게 협조해 나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빠른 시간에 폐지결정이 날 줄은 서로 예상하고 있지 못했던 것 같다. 당시 보았던 1339의 공중파 TV광고가 아직도 기억나는데, '전문의 24시간 상주'를 강조하며 당시 서울에서 근무하시던 여선생님을 모델로 내세우고 있었다. 폐지 결정이 나기 직전까지도 이런 광고가 나가고 있었으니 1339에서는 폐지 결정을 예상치 못하고 있었을 것으로 본다. 내가 근무하는 충남 119에서도 그때 이 뉴스를 접하고 예상보다 급작스럽게 결정이 내려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1339의 폐지결정이 내려진 이유는 복합적이겠지만,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대국민 인지도가 너무 낮다는 것이었다. 119의 구급기능은 날로 발전하여 불만 끄던 119가 응급의료체계의 주요한 축이 된 반면, 1339는 119에 비해 속된말로 가성비가 너무 낮았다. 나도 공중보건의 복무 전에는 1339를 잘 몰랐고, 내 주위에도 의료인이 아닌 경우에는 대부분 1339를 모른다. TV광고, 지하철, 버스 광고, 모바일 앱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그 존재감을 알리려 한 1339 입장에서는 이러한 결과가 억울할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1339를 잘 몰랐고, 그래서 폐지되었다.

그런데 1339의 완전폐지가 결정된 이 시점에서, 약하게나마 1339가 얻은 인지도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339의 꾸준한 노력으로 의료인들은 대부분 1339를 알게 되었고, 비의료인들 중에서도 1339의 ‘아플 땐 1339’라는 지난 카피와 같이 아플 때 도움을 구하고자 전화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2009년 당시 1339의 인지도가 4.6%였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대략 250만명의 국민들이 아플 땐 1339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 1339 번호 자체가 6월부터 사라지고, 250만명의 국민들이 아플 때, 주위의 의료기관에 대해 문의할 때 1339로 전화하면 어찌해야 하나? 밤에 아이의 열이 펄펄 끓어 근처 야간진료 소아과를 찾으려는 초보엄마가 1339에 전화했을 때 없는 번호라는 ARS응답이 나오면 패닉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응급환자에 대해 1339에 전원 문의를 하려는 의료인은?

길거리를 둘러보면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는 많이 붙지만, 자신의 행사 포스터를 직접 철거하는 단체는 거의 없다. 1339도 마찬가지이다. 여전히 지하철 광고판 한켠에 ‘아플땐 1339’광고가 붙어있고 지나가다 보면 1339 광고가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내가 관심이 있으니 더 많이 보이는 것이겠지만, 통합 1년이 지난 시점에 여기저기서 1339 광고가 보이는 것은 응급의료체계의 운영에 큰 방해물이 된다. 1339 입장에서야 조직이 거의 해체되었으니 제 스스로 우린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광고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최소한 자신이 수행한 일들이 애물단지가 되는 것을 바라만 보는 것은 무책임해 보인다.

조직이 없는 1339가 할 수 없다면, 흡수통합의 주체가 된 119에서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야 할 터이다. 그러나 119도 1339폐지 및 119로의 통합을 알리는 데에 적극적이지 않다. 내가 알기로 작년 12월 폐지결정 당시와 6월 통합 당시에 기사만 몇개 나갔을 뿐 대대적인 홍보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119의 속사정은 이렇다. 윗선에서 통합결정을 해서 기능을 통합하긴 했는데, 자원까지 통합하지는 못했다. 그 단적인 예가 공중보건의 배치문제이다. 통상 각 1339센터에서는 5명의 공중보건의가 근무하고 있었다. 그런데 통합과정에 이 5명의 공중보건의가 모두 119로 옮겨지지 않았다. 5명중 2명만이 소속 시도의 소방본부로 옮겨졌을 뿐, 3명은 전국 각지의 보건소, 보건지소로 흩어졌다. 소방본부입장에서는 황당했을 터이다. 기능통합은 시켜놓고 인력을 주지 않았으니. 의사인력 뿐만 아니라 1339에서 근무하다가 옮겨오신 응급구조사분들의 말씀에 따르면 이분들도 본인들도 이전에 하던 업무들을 그대로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인력이 축소되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19에서 통합 1년이 지난 지금 어찌어찌 꾸려나가고는 있지만 대대적으로 홍보하면 쏟아질 업무량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당장 오는 6월 20일경부터 1339번호는 아예 사라질 예정이다. 내 주변의 의료인들조차 1339폐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안전행정부에게 일감을 뺏겨 서운하겠지만 1339라는 나름 중요했던 기관이 애물단지 취급을 받지 않도록 뒷수습을 깨끗이 하고, 안전행정부에서는 일을 가져온 만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각 시도 본부에서 필요한 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예산을 충분히 배분해 주었으면 한다.

한 종 수
충남소방안전본부 공보의

이창우 기자  medicalnews@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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