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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지켜야할 사회계약
이명진 명이비인후과의원장

2013년 4월까지 대한민국 의사들은 모두 의사면허등록을 해야 한다. 만약 의료법에 의한 보수교육을 이수하지 못하여 면허등록자격이 되지 않거나, 기간 내에 면허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 면허가 정지된다.

 

그동안 면허등록제도를 앞두고 많은 괴담이 떠돌았다. 가장 잘 못 알려진 정보는 정기적으로 시험을 봐서 합격하지 못하면 면허를 유지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면허제도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 한 일부 인사들의 주장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왜곡된 정보가 퍼져버린 것이다. 정말 잘못 알려진 정보였다.

 

사회가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에게 시험을 거쳐 인정해주는 것이 의사면허이고, 일종의 사회계약이다. 사회는 면허를 받지 않은 사람이 진료행위를 하면 법으로 처벌하고 면허를 받은 의사만 환자진료를 할 수 있도록 특권을 부여해 준다. 대신 면허를 주는 조건으로 의사 면허를 받은 의사가 사회에 해가 되지 않도록 의사집단이 자율적으로 전문지식과 술기를 유지하고 의사로서 갖추어야할 덕목과 소양을 지켜가도록 임무를 맡기는 제도이다. 의사단체는 면허라는 사회계약의 조건들을 지켜야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의사면허를 받은 사람에게 정기적으로 시험을 쳐서 면허를 유지시키는 나라는 한 나라도 없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시행하고 있는 등록제도는 면허를 전문가집단이 관리함으로써 전문가의 질을 유지하고 비윤리적인 동료들을 자율규제 함으로써 사회로부터 부여받은 면허라는 사회계약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면허제도와 자격인증제도, 면허등록제도의 목적을 바로 알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먼저 면허제도(licencing system)는 면허관리기관이 일정한 요구조건(의료법5조)을 만족시킨 자들에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면허증을 발급한다. 일반적으로 면허를 허락한 나라에서만 의료행위를 할 수 있고, 각 나라에 따라 상호 인정해주기도 한다. 두 번째로 자격인증제도(전문의자격인증 certification system)는 전문가 단체가 일정한 요구조건(의료법77조)을 충족시킨 자들에게 정부가 증명서를 발급하게 된다. 증명의 목적은 의료행위자가 그러한 요구조건을 충족시켰는지 여부를 환자들이 확인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원하는 자면 누구나 의료행위를 할 수 있으나 규정된 요구조건을 만족시킨 자만이 증명된 의사로서 선정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해서 일반인들은 사기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등록제도(registration system)는 면허를 가진 자가 의료행위를 하고자 할 때 누구나 등록 사무소에 자기 이름을 등록하고 자신에 관한 적절한 정보를 제시하기만 하면 개업할 수가 있다. 이러한 명단을 보관하는 목적은 어떤 자의 의료행위와 관련해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경우 면허 관리기관이 그의 소재, 그의 배경 등을 파악하는 일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면허의 등록과 관리는 전문가 단체인 의사단체에서 주관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보건소에 신고를 하는 이상한 형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금년부터 의사면허등록을 의사협회가 맡아서 하게 되었다. 그동안 의사단체는 의사 면허의 의미와 유지관리에 관한 의무를 소홀히 한 면이 있다. 이 점을 의사들 모두와 의사단체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의사단체가 스스로 면허등록과 관리에 소홀한 결과 전문가집단이 유지해야할 전문지식을 유지하는 보수교육과 윤리교육, 자율규제를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한 것이다. 사회는 전문가집단이 사회계약조건을 부실하게 이행 할 때 법을 만들어 자신들을 보호하려고 한다는 점을 알아야한다.

 

전문가 집단의 최고의 가치는 자율(self- regulation)이다. 자율은 의사가 면허를 지키고 사회로부터 존경과 권위를 인정받는 최고의 덕목이다. 면허등록은 전문가 단체가 스스로 보호하고 자율을 지키기 위한 첫 걸음이다. 의사가 자율을 지키지 못 할 때 타율의 간섭을 받는 비극이 시작된다.

이창우 기자  medicalnews@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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