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대표 뉴스 - 자매지 일간보사
의학신문
상단여백
HOME 기획연재 이명진 원장의 의료와 윤리
의사들 왕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명진 명이비인후과의원장

대한민국에서 의사로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을 말하라고 하면 분노와 답답함 그리고 자신의 면허를 잘 지켜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일 것이다. 왜 이런 부정적인 감정에 쌓이게 되었는지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면허에 대한 간섭과 의사들의 따돌림은 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수준의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을 의사들이 가지지 않고 있었기에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판단된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현상의 원인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알 수 있다. 현대 의학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 온 것은 120년 전 선교사들을 통해 들어왔다. 당시 의료선교사들은 대부분 목사들이었기에 전문직이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을 어느 정도 지니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타심, 책임감, 정직함, 봉사정신과 종교적 자비심 등의 소양으로 전문직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식민통치와 함께 일본의 의학체계가 우리나라를 지배하게 된다. 당시 일본은 메이지유신을 일으키면서 유럽으로 많은 인재를 보내 교육을 받고 오게 한다. 그 중 의료에 관하여서는 독일에 가서 서양의술과 지식을 배워 온다. 그런데 일본의사들은 전문 의학 지식과 술기는 배워왔지만 정작 의사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소양인 전문직업성에 대해서는 배워 오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 일본 의료시스템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전해지게 되었고, 대한민국 의사들은 전문직업성에 대해 들어 보지도 생각지도 못하며 의학을 공부해 왔다.

 

전문직업성에 대한 교육의 부재는 의학교육의 큰 빈 공간으로 남았다. 일제강점기의 악영향이 의사들에게 큰 짐으로 남겨진 것이다. 그 결과 동양적 의사상에만 얽매여 있던 대한민국 의사들은 정체성의 혼란을 맞게 된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사회는 의사에게 더 높은 전문직업성을 요구하게 되고, 이에 따라주지 못하는 의사들을 법과 규칙으로 다스리려고 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 원인을 알지 못하고 있는 의사들의 마음에는 분노만 가득 차게 되는 부정적인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기성의사들에게는 전문직업성의 내용을 받아들기에 벅차고 불편한 것으로 여겨진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동양적 사고로 이해하려고 하다 보니 의사의 무조건적인 희생만을 강요당하는 느낌으로 이해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회와의 계약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않고 서는 전문직업성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문학적 성찰 없이 성장일변도로 달려온 대한민국 사회도 문제를 안고 있다. 아직 유교적 사고가 지배하는 우리나라에서 사회계약이라는 시스템을 받아들이기에 아직 서툴고, 생활의 속에 잘 정착하지 못한 문화적 이유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대한민국 의사들은 전문직으로서 역할을 감당하며 살아가기가 힘들고 짐이 무겁다.

 

대한민국 의사들이 왕따를 당하는 이유에는 한국사회의 미성숙함과 의사들의 전문직업성의 부족이 가져온 산물인 것이다. 이런 현상을 깨우치기 시작 한 것은 1980년대 들어 와서이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의사들과 외국의 의학교육 상황을 연구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에 의해 의학교육의 빈 공간으로 남아 있는 전문직업성의 부재가 의사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런 사실을 알기 시작한 일부 대한민국의사들과 의과대학 교육자들은 마음이 바빠지고 부랴부랴 의학교육에 전문직업성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게 된다. 그 결과 요즘 의과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은 전문직업성에 대한 개념을 배우고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운 전문직업성에 대한 의식과 실천의지는 졸업 후 선배의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잊어버리거나 훼손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전문직업성에 대한 교육이 학생들에게만 행해져서 안 되고 학생들의 롤 모델이 되는 의과대학 교수들에게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이유가 된다. 또한 개원의들도 마음속의 분노를 내려놓고, 의사로서 소명의식을 가지고 당당하게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보수교육들을 통해 전문직업성 함양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창우 기자  medicalnews@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창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