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대표 뉴스 - 자매지 일간보사
의학신문
상단여백
HOME 기획연재 이명진 원장의 의료와 윤리
의사윤리 선언과 강령 그리고 윤리지침
이명진 명이비인후과의원장

전문가 단체는 자율적으로 지켜야 할 전문가윤리를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세계 각 의사단체들은 의사윤리선언(declaration of ethics)과 의사윤리강령(Code of ethics ), 의사윤리지침(Ethical guideline) 등을 제정하여 전문직 윤리의식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세 가지를 다 제정하여 사용하는 나라도 있고, 회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이름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의사윤리강령은 의사윤리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고대 히포크라테스 선서이후 19세기에 들어와서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다. 1837년 미국의사회가 의료윤리강령을 제정하고 현재 매 2년마다 개정하고 있다. 캐나다의사회는 1869년 의사윤리강령을 제정한 후 2004년 최종 개정작업을 한 상태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는 2000년 의료의 윤리강령을 만들고, 2004년 의사의 직업윤리 지침을 만든 상태이다. 영국의 경우 1858년 GMC(General Medical Council, 영국의료심의회)가 설립된 후 ‘Good Medical Practice(모범의료행위지침)’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개정해오다 2013년 3월 가장 최근의 내용으로 개정한 내용을 발표 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세 가지가 다 있었다가 2006년 의사윤리선언을 폐지하고, 윤리강령과 윤리지침만 개정한 후 이를 사용하고 있다.

의사윤리선언과 의사윤리강령, 의사윤리지침의 차이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의사윤리선언은 말 그대로 선언적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고, 윤리강령은 꼭 지켜야할 것들을 알려주는 것으로, 법은 아니지만 약간의 강제성을 띄고 있는 단계이다. 윤리지침은 윤리강령에서 정한 강령들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 같다. 이중 윤리강령은 모든 나라에서 대부분 제정하여 사용하고 있다. 대략 강령은 가치 지향적 기능, 교육 개발적 기능, 관리적 기능, 자율 정화적 기능의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의사 단체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명문화하고, 의사로서 갖추어야 할 자아상, 자기책무, 최소한의 행동 준칙 등을 담고 있어야 하고 이를 기초로 자율규제를 수행 할 기준으로 삼는다.

하지만 의사윤리강령은 교조적 문서의 성격을 띠고 있어, 구체적인 행동을 변화시키기 어렵다. 각 나라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성격의 윤리지침을 만들거나 다른 이름으로 의사회원들의 이해를 돕고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영국 GMC에서 만든 Good Medical Practice라는 진찰실 진료지침이다. 영국의 Good Medical Practice는 환자들의 불만과 개선요구를 접수하여 각 문제들을 분류한 후 논의를 거쳐 매번 개정작업에 포함시켜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의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고 있다. 진찰실에서 의사들이 꼭 지켜야 할 사안들과 주의해야 할 사안들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온라인상으로 일반인에게도 공개되어 있다. 환자의 자율성을 보장해주고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주려는 부분들이 눈에 띈다. 16세 이하의 아동을 진료할 때 주의 할 점을 쉽게 동영상까지 제작하여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있다. 여성 환자를 대할 때 샤프롱제도(환자의 보호자나 의료보조 인력을 동반하는 방법)를 적용시켜 진찰실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범죄를 방지하고 의료진을 보호하라는 권유를 하고 있다. 신체의 은밀한 부분을 진찰 할 때 진찰에 필요한 부위를 제외하고는 진료용 시트로 가려주고 옷을 갈아입을 때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대한민국 의사들은 극히 일부의 의사 성범죄자들로 인해 의사전체가 심한 외부 간섭을 받아 왔다. 하지만 그 때에만 ‘스스로 지침을 만들어 회원을 교육하고 자율정화를 강화하겠다’는 말만 했지 구체적인 계획을 아직까지 찾아 볼 수 없다. 의사협회의 새 해 사업계획을 살펴보면 알게 되겠지만 답답한 현실이다. 의사협회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기 바란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금이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더 심한 외부 간섭과 수모를 당할 수 있다. 그 책임은 의사지도부에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창우 기자  medicalnews@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창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