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강물처럼

ㅣ저 자ㅣ 파울로 코엘료 (박경희 역)
ㅣ출판사ㅣ문학동네
ㅣ발행일ㅣ2008. 10. 14
ㅣ페이지ㅣ327쪽

ㅣ정 가ㅣ

12,000원

| 출판사 서평 | 긴 세월 먼 길을 돌아 서른여덟 살에 작가의 꿈을 이룬 파울로 코엘료.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말처럼 ‘신발을 바꾸는 것보다 더 많이 나라를 바꿔가며’ 그는 세계 각국을 돌아다닌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 만남들에서 영감을 얻고, 그 영감으로 소설을 쓴다. [흐르는 강물처럼]은 그 길 위에 남은 자취이자, 파울로 코엘료 작품들의 원류와도 같은 ‘영감의 샘’이다. 이 책에는 세계 각국의 신화와 종교를 두루 섭렵한 작가가 인간 영혼 깊은 곳에서 건져올린 아름다운 우화, 작가 자신의 일상과 코엘료 문학의 비밀을 엿볼 수 있는 열쇠 같은 글들, 그리고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감동적인 일화들이 담겨 있다.


잔잔한 강물처럼 여유를 갖자

최명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관리정보센터장

‘흐르는 강물처럼’은 브래드 피트 주연의 추억 같은 잔잔한 영화 제목으로 흐르는 강물을 배경으로 허공을 가로지르는 플라잉 낚시를 하는 화보로 우리에겐 친숙하다.
그 친숙함 때문이었을까. 여행길에 잠시 들른 친구가 건네 준 책 ‘흐르는 강물처럼’은 보는 순간 대뜸 호감이 갔으며, 거기에 더하여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쓴 책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흐르는 강물처럼’은 자신의 일상과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일화들을 작가의 섬세한 눈과 인간 사랑에 근원을 둔 따스한 마음으로 그 속에 담긴 지혜를 읽어내어 삶의 비결을 속삭이는 듯한 글들로 담아냈다. 무엇보다 어떻게 이 세상에서 연대하여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단문형식으로 짧게 써 내려간 산문집이라 시간의 짬을 이용해 부담 없이 읽기에 편할 뿐 아니라, 읽는 내내 뭔가 인생살이에 있어 한 가닥 비결을 전수받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어느 독자는 파울로 코엘료의 책은 가슴으로 읽어야 그 의미가 진정으로 다가온다고 했던데, 정말 자연스레 가슴이 따뜻해지고, 삶의 강폭이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삶은 생각하는 것만큼 심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긴장을 늦추고 그저 흐르는 강물처럼 즐겁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만 하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요즘 필자는 30여년을 근무해 온 회사에서 새삼스럽게 내가 해 왔던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어느 학자는 ‘건강은 성공한 사회의 척도’라고 하였는데, 2009년 우리나라의 평균 기대수명은 80.4세로 2004년 78.0세에 비해 2.4년 늘어났고(OECD회원국의 평균수명 79.5세), 국민 의료비 지출은 GDP 대비 6.9% 수준으로 OECD회원국의 평균 지출수준 9.6% 보다 낮다. 강대국 미국은 17.4%나 쓰면서도 78.2세에 불과하다(OECD Health Data, 2011).

그만큼 우리나라의 의료 수준이 세계적이고, 병원이 가까울 뿐 아니라 전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별 걱정 없이 적은 의료비로 질 좋은 진료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건강보험 초창기부터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협조하고, 국민 건강을 보살펴온 의약계의 헌신적인 노력에 더하여 국민과 정부, 의료계 간의 제3섹터로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병원에서 청구한 진료비에 대하여 의·약학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진료인지를 심사하고 평가하는 일을 빈틈없이 꼼꼼하게 잘 관리해 온 덕분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보건의료시스템이 국민들의 건강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그 한가운데에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런 보람을 진작 느꼈더라면, 지금 보다는 행복한 시간이 더 많았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보면서 책이 주는 잔잔한 감동의 물결에 나 자신을 실어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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