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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차 진료에서 혈뇨의 진단적 접근

항응고제 사용 환자 신장요로계 질환 주의해야

소변색 붉을 땐 요잠혈 반응검사 시행

일차 진료서 진성 혈뇨 확인 가장 중요

의학신문-서울대병원 공동기획 1차 진료 활성화를 위한 지상연수강좌

의학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각종 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기법 또한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상에서 필요로 하는 각 질환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고 있지만 정작 1차 진료에서 꼭 필요로 하는 지식이나 정보가 아쉬울 때가 많다. 이에 본지는 1차 진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빈도 질환에 대해 보다 체계적인 학술·임상정보를 제공해 주기 위해 본란에 지상연수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그 동안 이 지면은 주요 대학병원이나 학회의 도움으로 관련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주요 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 등 실질적인 환자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왔다. 이번 순서에서는 서울대병원 신장내과(과장 김연수)의 도움으로 주요 신장질환 관리에 대한 심층적인 정보를 4회에 걸쳐 제공하고자 한다.

혈뇨는 일차 진료에서 아주 흔하게 접하는 문제로서, 신장 및 비뇨기계 질환이나 신장과 비뇨기계에 이차적으로 영향을 주는 전신질환 등을 암시하는 중요한 징후이다.

하지만 정상인에서도 어느 정도 적혈구가 분비되고 심한 운동, 월경 등 특정 질환과 관련없이 요검사에서 혈뇨가 발견되기도 하며 추적검사에서 혈뇨가 없어지는 경우도 많아 어느 정도까지 검사를 진행시켜야 하는 지 판단하기 어려운 때가 많다.

요시험지봉 검사 결과만으로 환자를 전문의에게 의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불필요한 검사를 진행하게 할 가능성이 많다. 다른 이상 소견이 없이 무증상성 현미경적 혈뇨만을 보이는 환자는 심각한 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낮으며, 이러한 환자들에서 검사를 진행할 지(비뇨기과적 또는 신장내과적) 아니면 관찰해도 될 것인 지를 결정하는 것이 혈뇨 환자의 접근에 있어 가장 중요한 단계가 된다.

1. 소변색이 붉다고 방문한 환자에서 생각해 볼 사항들

소변색이 붉은 경우 먼저 요시험지봉(dipstick) 검사를 이용한 요잠혈 반응검사를 시행하여 가성혈뇨를 감별해야 한다. 가성혈뇨란 음식이나 복용하는 약품 중에 함유된 분홍색이나 오렌지색을 띠는 색소 성분에 의해 소변색이 붉어지는 경우로 요시험지봉 검사의 요잠혈 반응이 음성이므로 대부분 감별이 가능하다.

항결핵제인 리팜핀(rifampin), 항전간제인 딜란틴(dilantin) 등과 같은 약제와 마황(rhubarb), 블랙베리(black berry) 등의 식품이 가성혈뇨 소견을 보일 수 있으므로 병력청취에서 이런 항목을 확인해야 한다.

한편, 요시험지봉 검사에서 양성인 적색뇨가 모두 육안적 혈뇨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헤모글로빈뇨와 마이오글로빈뇨를 감별해야 한다.

2. 요시험지봉 검사에서 혈뇨 양성을 보인 환자에서 고려할 사항들

실제 진료에서는 붉은색 소변 유무에 관계없이 요시험지봉 검사에서 혈뇨가 양성인 환자를 처음 접하게 되는 경우가 제일 흔한데, 이 결과만을 가지고 혈뇨로 판단해서는 안되며 반드시 현미경적 요검사를 시행하여 실제로 적혈구가 검출되는 지 확인해야 한다.

적절히 처리된 요샘플을 사용한 검사에서 3회 중 2회 이상에서 3 RBCs/HPF 이상의 적혈구가 검출되면 의미있는 혈뇨로 간주할 수 있다. 여자의 경우는 소변 채취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5 RBCs/HPF 이상을 비정상으로 보기도 하지만, 대체로 소아와 성인의 차이는 없다.

그러나 40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비록 1 RBC/HPF의 적혈구가 보이더라도 이전의 요검사가 정상이었다면 비정상으로 생각하고 이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혈뇨의 진단을 위한 소변 채취는 도관을 이용하지 않고 12시간 금식 상태에서 아침 첫 중간뇨를 받는 것이 좋다. 요검사의 specific gravity가 1.007 미만인 경우에는 적혈구가 용혈되기 때문에 현미경적 요검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

일단 채취한 소변은 실온에 보관한 상태에서 2시간 내에 검사를 시행하도록 하며, 냉장 보관을 하면 인산이나 요산이 참착하여 검사 결과 판정이 부정확해질 수 있다. 따라서 직접 요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의뢰하여 시행할 경우에는 이러한 상황을 꼭 고려해야 한다.

3. 혈뇨 환자에 대한 진단적 접근

혈뇨를 주소로 내원한 환자를 평가함에 있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혈뇨가 분명한가 하는 점이다. 다른 적색뇨를 배제하고 운동, 월경 등과 연관성이 없음이 확인되면 병력과 신체검진, 기본적 검사에서 우선 혈액 응고장애, 요로감염 등의 가능성을 확인한다.

그 다음으로 사구체성 혈뇨인 지를 평가하고 사구체성일 경우 평가를 위하여 전문의에게 의뢰하는 것을 고려한다. 40세 이하 환자의 경우는 한 달 간격으로 검사를 반복하면 혈뇨가 소실되는 수가 많고, 지속되더라도 특정 질환과의 연관성이 밝혀지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신조직 검사 없이 정기적으로 추적관찰해 볼 수 있다.

단백뇨를 포함한 동반 증상 없이 혈뇨만 발견되는 경우 비뇨기계 종양에 의한 것을 배제해야 하지만 이는 환자의 위험인자를 고려하여 진행해야 한다. 육안적 혈뇨의 약 25%는 비뇨기계 악성종양에 의해 발생하며 34%는 그 외의 비뇨기계 질환에 의한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육안적 혈뇨 환자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비뇨기과적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반면에 현미경적 혈뇨에서 비뇨기계 악성 종양이 발견되는 비율은 1~10% 정도이다.

△육안적 혈뇨 환자

육안적 혈뇨를 보이는 대부분의 환자는 비뇨기과적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외는 40세 미만의 여성이 전형적인 요로감염 증상을 보이고 요배양 검사가 양성이면서 적절한 항생제 치료 후 혈뇨가 완전히 없어지는 경우에 한한다.

악성 종양에 의한 혈뇨는 간헐적인 경우가 많으므로, 위의 경우를 제외하면 항생제 치료에 의해서 혈뇨가 호전되더라도 악성 종양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육안적 혈뇨 환자에서는 아주 제한된 경우가 아닌 한 정밀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현미경적 혈뇨 환자

비뇨기 증상이 있는 현미경적 혈뇨 환자도 비뇨기과적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영국에서 진행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배뇨 시 자극 증상이 있는 경우에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악성 종양이 발견될 확률이 높았다.

또한 옆구리 통증이나 빈뇨, 요급, 배뇨통과 같은 증상이 있는 경우 현미경적 요검사를 미리 시행하면 나중에 의뢰를 받은 의료진이 검사 결과를 해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무증상성 혈뇨 환자

내과적 질환이 의심되지 않는 무증상의 현미경적 혈뇨 환자에서도 3회 중 2회 이상 현미경적 검사에서 혈뇨가 확인되면 비뇨기과적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혈뇨의 정도가 심하고 위험인자가 있거나 환자가 검사 결과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는 첫 번째 검사 이후 바로 전문의에게 의뢰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요로계 악성 종양의 위험 인자가 없는 40세 미만의 환자에서 암이 발견될 확률은 1% 미만이므로 이런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면 된다. 한편 현미경적 요검사에서 RBC cast가 관찰되거나 단백뇨가 동반되면 내과적 질환에 의한 혈뇨일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육안적 혈뇨의 경우 혈뇨 자체로도 하루에 500mg까지, 현미경적 혈뇨는 200mg까지 단백뇨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 범위를 넘는 단백뇨가 있는 지를 확인해야 한다. 사구체성 혈뇨를 나타내는 다른 중요한 지표로서 이형 적혈구가 있지만 이형성의 판정기준이 절대적이지 않고(일반적으로는 75% 이상), 위상차현미경을 이용한 이형적혈구의 진단에 노력이 많이 들고 형태학적 감별을 위한 전문가가 필요하며 주관적 요소가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다.

진단과정에 있어 한 가지 더 주의할 점은 항응고제 사용 환자의 경우이다. 항응고제를 사용하는 환자에서의 혈뇨는 많게는 40%까지 보고되고 있고 이런 환자에서 발견되는 혈뇨는 약제에 의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현재 권장되고 있는 항응고요법의 강도로는 유의하게 혈뇨가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항응고제 사용 중에 혈뇨가 발견된 환자의 80%정도에서 신장요로계 질환이 발견되어 주의를 요한다.

4. 일차 진료에서 시행할 수 있는 검사

과거에는 ‘신장 초음파+요로 조영 검사’로 진행하는 것이 권고되었으나, 최근에는 추가적인 방사선학적 검사가 불필요하고 상부 및 하부 요로를 함께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 유무에 관계없이 CT urography를 처음부터 시행하는 것을 권유하는 경향이다.

다만, 방사선 노출로 인해 가임기 여성에서는 임신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하고, 조영제 유발 신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60세 이상, 당뇨, 기존의 신장질환 등)에는 혈청 크레아티닌을 함께 측정하여 조영제에 의한 신병증 발생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요세포진검사는 육안적 혈뇨가 있거나 요로계 악성 종양의 위험 인자가 있는 환자에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민감도가 50% 미만으로 위음성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음성으로 나왔다고 해서 악성 종양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문제이다.

5. 환자를 의뢰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들

서론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증상 없이 요시험지봉 검사 결과만으로 환자를 의뢰해서는 안되며, 반드시 현미경적 검사를 시행하여 혈뇨가 있는 것을 확인한 후 필요한 경우에만 전원해야 한다.

요로감염에 연관되어 발생한 혈뇨가 의심될 경우는 요로 감염을 치료한 후 요검사를 다시 시행하여 혈뇨가 호전되었을 때는 추가적인 검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 3차 병원에 혈뇨로 의뢰되는 환자의 약 75%가 요시험지봉 검사 결과만을 기준으로 의뢰되었다는 보고에서 알 수 있듯이 일차 진료에서 진성 혈뇨를 확인하는 것이 혈뇨의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주 권 욱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내과

강진원 기자  jindol02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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