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사이 ‘피부사상균’ 번식하기 좋은 조건 제공

무좀 예방 위해 수시로 발 씻고 청결·통풍 유지해야

항진균제·스테로이드제 혼합 도포시 증세 악화 우려

무좀은 피부사상균에 의한 피부감염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Trichophyton rubrum이 주 원인진균으로 90% 정도를 차지한다. 이밖에 Trichophyton mentagrophytes도 검출된다.

무좀(족부백선)은 감염 경로상, 무좀에 걸린 사람에서 떨어져 나온 피부조각(보다 정확하게는 각질층으로 이뤄진 인설)을 다른 사람이 발로 밟으면서 옮아가게 된다.

셋째 발가락과 넷째 발가락 사이와 넷째 발가락과 다섯째 발가락 사이는 붙어있는 경향이 있어, 통풍이 잘 되지 않아 일정한 습기가 유지되고 온도가 적절해 피부사상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에 무좀의 병변이 처음 형성되게 된다.

즉, 무좀의 가장 흔한 형태인 지간형 무좀의 특징적인 증세인 인설과 홍반이 이들 부위에 생기며, 심한 경우에는 미란도 나타나게 된다.

이들 부위는 겨울철에 무좀 병변이 잠복하였다가 다음에 여름철에 다시 재발하게 되는 부위이기도 하다. 병변이 더욱 진행되면 발가락과 발바닥 및 발등으로 퍼지게 된다.

발바닥의 경우 미세한 인설이 발바닥의 일부 또는 전체로 확산되어 무좀의 만성형인 건조인설형의 형태를 보이게 된다. 또한, 원인균종에 따라서는 수포를 보이는 수포성 무좀을 형태를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소양감이 심한 특징이 있다.

무좀은 발 이외에도 신체의 다른 부위로도 확산될 수 있는데, 발가락에서 발톱으로 퍼지면서 발톱무좀(조갑백선)이 생기기도 하지만, 대부분 발을 만진 자신의 손에 의해서 피부사상균이 옮겨지게 되는 것으로, 손의 경우 수부백선, 서혜부의 경우 고부백선, 얼굴의 경우 안면백선 그리고 나머지 신체 부위의 경우 체부 백선이라고 한다.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영장, 찜질방, 사우나, 헬스센터에 다녀온 이후에는 반드시 발을 비누로 잘 씻고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샤워를 하고 온 후에 다시 발을 씻는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발바닥에 붙은 피부조각을 씻어내어야 무좀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무좀 연고를 바르면 더욱 효과적인 예방 및 초기 병변을 치료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또한, 가족 중에 무좀 환자가 있으면 가능한 조속히 치료해 다른 가족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좀은 항진균제를 도포하여 치료하게 된다. 2~3주를 바르면 홍반, 인설 등의 증세와 가려운 증상이 완화되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완치를 위해서는 증세와 증상이 소실된 이후에도 2~3주간 더 도포해야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이때 주의할 것은, 약국에서 항진균제와 스테로이드제를 혼합한 연고를 구입해 도포하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도포 초기에는 스테로이드제의 영향으로 일시적인 증세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이후에는 증세가 갑자기 악화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재발이 된 경우나 손발톱 무좀이 병발된 경우에는 항진균제를 복용해야 한다. 비교적 안전한 항진균제인 터비나핀 제제의 경우, 재발된 무좀에는 4~6주간 복용해야 완치를 기대할 수 있으며, 발톱의 경우는 12주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안규중 교수

건국대병원 피부과

대한의진균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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