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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수면장애 예방과 치료

낮에 30분~1시간 걷는 운동 권장

만성 수면장애 정신·신체질환 원인

운동, 이른저녁에…술·카페인 금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는 수면 문제와 관련해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진다. 갑자기 별다른 이유 없이 짜증이 늘고 일의 능률이 떨어지거나 집중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도 바로 잠의 문제이다.

불면증이 여름에 많이 발생하는 이유로는 우선 해가 길어지는 여름철의 계절적 특성을 들 수 있다. 수면 주기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생리적 요인으로는 멜라토닌과 체온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이 중 멜라토닌의 분비는 햇빛과 잠 모두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낮에 햇빛을 많이 받으면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며, 밤에는 거꾸로 멜라토닌 분비가 늘어나면서 수면이 시작된다. 여름에는 길어진 일조시간 때문에 수면의 시작 시간이 늦어질 수 있는데 반해, 아침 출근 시간은 변하지 않으므로 절대적인 수면의 양 자체가 부족해질 수 있다.

여름 밤의 더위는 쉽게 잠을 설치게 만든다. 잠들기 가장 쾌적한 실외 온도는 18~20도 사이로 알려져 있다. 대개 여름철에는 밤에 기온이 떨어지고 이어서 체온도 떨어지면서 수면이 시작된다. 따라서 기온이 25도를 넘어가는 열대야가 잦은 여름철에는 체열이 쉽게 방출되지 않아 수면개시가 어렵다. 또한 체온을 낮추기 위해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계가 흥분하는 것도 수면을 방해한다. 특히 수면주기 중 꿈을 많이 꾸는 시기로 알려진 REM 수면기에는 생리적으로 체온 조절이 잘 되지 않으므로 더욱 잠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더위 뿐 아니라 습도 역시 잠에 큰 영향을 준다. 여름철에는 어느 때보다 습도가 높은 날씨가 계속된다. 습도의 상승은 불쾌지수를 더 높이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 수치가 상승하여 잠을 이루기 더 어렵게 만든다. 특히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겹치는 경우에는 스트레스성 불면증에 시달리게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수면에 나쁜 습관들도 여기에 한몫을 한다. 날이 더워지면서 일과 후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더위를 줄여보려는 사람들이 많다. 시원하게 술을 마시고 나면 편안히 잠들 것이라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술을 마시면 쉽게 졸리고, 잠들기도 쉬워지는 것은 맞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오히려 잠에서 더 쉽게 깨게 된다. 또한 음주 때문에 깊은 수면이 사라지고, 만약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라면 알코올의 근이완 효과로 인해 기도 주위의 근육이 약화되어 호흡이 힘들어지면서 수면 유지가 어려워진다.

또 다른 나쁜 습관은 잠들기 직전의 야식이다. 밤 늦은 야식은 위장을 움직이게 만들고, 위장의 운동은 뇌에 자극을 줘서 수면을 방해한다. 따라서 잠들기 전 3시간 이내에는 야식을 삼가하는 것이 좋다. 밤늦은 시간에 마시는 커피나 카페인을 함유한 음료 역시 불면의 원인이 된다. 저녁 시간에 하는 흡연 역시 니코틴이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키므로 잠을 방해한다. 저녁 시간 이후에 하는 격렬한 운동 역시 교감신경계를 항진시켜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덥다고 해서 수면 전에 물이나 청량음료를 많이 마시거나 수박 같은 과일을 먹게 되면 야간에 잦은 배뇨로 인해 수면이 방해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여름철에 잠을 설치는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행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잠 드는 시간에 관계 없이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도록 한다. 이른 아침부터 햇빛을 많이 쬐게 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금방 각성상태에 이른다. 멜라토닌 분비 곡선을 보면 대개 아침 기상시간에서부터 14시간이 지나면 급격히 올라가서 수면이 유도된다. 이렇게 빛으로 인해 수면리듬이 형성되므로 일정한 기상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잠을 잘 때에는 빛이 투과되지 않는 커튼을 쳐서 멜라토닌 분비를 돕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그밖에도 침실의 온도와 습도를 쾌적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취침 1~2시간 전부터 선풍기나 에어컨을 가동하여 집안의 온도를 낮추는 것이 잠을 쉽게 드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수면 중에 밤새도록 선풍기나 에어컨을 켜놓게 되면 상기도 감염이나 드물게는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밤이 아니라 낮에 노력해야 한다. 대개 불면증 환자들은 잠을 제대로 못 자서 피곤하다며 낮에 잘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낮 동안에 활동량이 부족하면 밤에 잠 들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따라서 전날 밤에 잠을 설친 사람일수록 낮 시간에 밝은 태양 아래에서 30분 내지 1시간 정도 걷는 것이 좋다. 낮에 밝은 햇빛을 충분히 쬐게 되면 멜라토닌 분비 주기가 정상화되고, 낮 동안의 신체적 활동 자체도 밤 시간의 수면을 돕기 때문이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잠옷이나 이불을 사용하면 피부 자극을 줄여 숙면에 도움이 된다. 덮고 자는 이불의 무게는 가능한 가벼울수록 좋은데, 이불이 무거우면 호흡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베개는 목을 약간 뒤로 젖힐 수 있는, 6~8센티미터 정도 높이의 낮은 베개가 좋다. 코골이가 있거나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에는 똑바로 잘 경우 혀가 기도를 막을 수 있으므로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편 불면증을 호소하는 일부 환자들은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와 같은 정밀평가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주간 수면과다증을 호소하거나 수면 관련 호흡장애가 의심되는 환자, 기면병이 의심되는 환자, 렘수면 행동장애가 의심되는 환자, 몽유병, 야경증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검사를 시행한다.

잠은 일종의 생체리듬이므로 이러한 리듬을 잘 유지하기 위해 생체조건 및 수면환경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더운 여름철이라도 자신의 신체조건과 수면환경을 평소에 잘 관리한다면 수면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범희 교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강진원 기자  jindol02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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