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성인 비만율 심층분석…“비만치료제 의존 주의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우리나라 성인 중 절반이 비만이라고 인식하는 반면, 실제 비만율은 1/3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만에 대한 인식과 개선 노력이 이뤄지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비만치료제 등 약물에 의존하지 않을 것을 조언했다.

질병관리청 성인 비만율 심층분석 온라인브리핑
질병관리청 성인 비만율 심층분석 온라인브리핑

질병관리청과 윤영숙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10일 ‘2024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성인 비만율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유미 질병청 만성질환관리과장은 “우리나라 성인 비만율은 꾸준히 증가해 2024년에는 약 성인 3명 중 1명(34.4%)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10년 전 약 4명 중 1명(26.3%)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자가보고 비만율은 약 30.8% 증가한 수준”이라고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또한 “남성의 비만율은 41.4%, 여성은 23%로 나타나 남성이 여성보다 약 1.8배 높았다. 남성의 경우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는 30대(53.1%)와 40대(50.3%)가 비만율이 높아 약 2명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성은 고령층인 60대(26.6%)와 70대(27.9%)에서 상대적으로 비만율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전체 성인 인구 중 약 2명중 1명(54.9%)이 주관적으로 자신이 비만하다고 답변했다. 비만인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비만하다고 인식한 비율이 남성 77.8%, 여성 89.8%로 대부분은 스스로 비만임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만이 아닌 사람들 중에서도 자신이 비만하다고 인식한 비율이 남성 13.0%, 여성 28.2%로 나타나, 여성이 남성보다 더 실제 체형과 인식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조절의 경우, 우리나라 전체 성인 인구 중 약 5명 중 3명(65%)이 체중을 줄이거나 유지하려고 했다. 체중조절 시도율은 비만인 사람은 남성 74.7%, 여성 78.4%로 대부분 체중조절을 시도했다.

비만이 아닌 사람들은 남성 42.0%, 여성 64.6%로 비만이 아닌 집단에서도 체중조절 시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약 1.5배 높게 나타났다. 두 집단 모두 고령층으로 갈수록 체중조절 시도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윤영숙 교수는 이번 조사와 관련 “우리나라 비만조사에서 체중조절 시도율과 비만 인식을 보면 여성에게 굉장히 높다”며 “생활 습관 등을 통해 체중 증가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측면에서의 시도율은 좋지만, 체중이 높지 않은 사람들의 약물 치료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 역시 비만에 대해 질병으로서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비만치료제에 의존한 비만조절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질병청은 “비만은 심혈관질환, 제2형 당뇨병,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한다고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암의 발생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만성질환”이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꾸준히 5~10% 정도 체중을 줄이고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대사와 호르몬 환경이 개선된다. 우선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이 좋아지고 만성 염증 반응이 줄어들며, 여성은 에스트로겐 등 호르몬 균형이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약물 치료를 넘어 반드시 식이조절과 운동을 포함한 생활습관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뛰어난 효과의 비만치료제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고 관심도 늘어나고 있지만, 비만 환자가 단순히 비만치료제에만 의존해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하지 않고 체중을 감량한 경우 영양결핍, 근육량 감소, 골밀도 감소 및 대사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만치료제 투약을 중단했을 때 체중이 빠르게 원상복귀되고, 체중감량 이전보다 대사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비만치료제들을 사용 하더라도 균형잡힌 저열량식사와 꾸준한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 및 운동을 병행해 건강한 생활을 습관화 시켜야 한다고 질병청은 강조했다.

즉, 효과적인 비만치료제만으로는 충분한 체중감소 효과를 거두기 어려우며, 반드시 식이조절과 운동을 포함한 생활습관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

윤영숙 교수도 “비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관리를 하는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지만, 필요하지 않고 적응증이 되지 않는 사람들의 약물 남용에 대해서는 감시가 필요하고 주의깊게 볼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체중감량을 위한 식이조절 방법으로 근소실을 막기 위해 체중 1kg당 하루 1~1.5g 정도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되며, 초저열량식(여성 800kcal/일, 남성1,000kcal/일 미만의 열량섭취)는 영양결핍이 쉽게 초래되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다.

하루 세끼니를 먹되 매 끼니마다 미량원소와 비타민,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양의 채소를 섭취하고, 힘을 내서 생활하고 운동할 수 있도록 매끼니 반공기 정도의 잡곡밥을 먹고,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매끼니 한덩이의 단백질(계란, 생선, 닭고기 등), 약간의 지방을 먹도록 권한다.

운동은 중강도(숨이차고 땀이 나는 정도)이상의 운동을 주 150분 이상, 근력운동을 주2회 이상하는 것을 권장한다. 개인의 운동능력, 통증정도, 선호도에 맞추어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을 고르는 것이 좋다. 이러한 운동은 기분을 환기하고 근감소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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