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질환, 뇌졸중, 유방암, 치매 가능성 경고 해당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미국 FDA가 폐경기 여성을 위한 호르몬대체요법(HRT) 제품에 대해 블랙박스 경고를 22년만에 제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에스트로겐 및 프로게스토겐 함유 HRT 제품에 대해 심혈관 질환, 뇌졸중, 유방암, 치매 가능성에 관한 블랙박스 경고가 제거된다.

단, 전신 에스트로겐 제품에 관한 자궁내막암 블랙박스 경고는 유지되며 이 경우 프로게스테론 추가를 통해 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다른 부작용에 관한 라벨도 유지된다.

특히 위험과 효과 사이에 균형 최적화를 위해서 전신 HRT는 폐경기 발생 10년 이내에 시작하거나 60세 이전에 개시하도록 권고됐다. 더불어 호르몬 치료제에 관해 최저 용량, 최단 기간 처방 권고도 제거될 방침이며 대신 치료 결정은 환자와 개인적 논의에 따라 임상적으로 판단해야 된다.

이에 대해 FDA는 과학적 문헌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전문가 패널로부터 피드백 및 공공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라고 밝혔다.

지금의 블랙박스 경고는 지난 2002년 WHI 연구 결과 유방암 및 심장질환 위험 증가가 발견됐기 때문인데 이에 대해 미국 보건부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즉, 당시 각 여성에 대해 유방암을 연간 0.1% 미만으로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블랙박스 경고는 과잉 해석이라는 비판이 있다.

이에 대해 보건부(HHS)는 당시 참가자의 평균연령은 63세로 보통 폐경기를 겪는 연령에서 이미 10년은 지난 상태였으며 평균 기간 이상으로 오랫동안 치료 받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른 연구에서는 HRT가 심장 건강, 골절, 알츠하이머 등에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까지 나타나는 등 위험 및 효과에 관해 수년간 논란이 이어졌다.

이번 HHS 발표에 의하면 연구 결과 HRT를 60세 전에 시작하면 모든 원인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가운데 심혈관 위험 최대 50%, 알츠하이머 35%, 골절을 60%까지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케네디 장관은 이에 따라 여성의 수명이 10년은 연장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존스홉킨스의 종양외과 출신인 FDA 국장도 HRT의 안전성 경고에 관해 작년 저서를 통해 근거에 의문을 제기하며 비판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실제 에스트로겐만 단독으로 투여한 여성은 유방암이 24% 감소했으며 HRT는 지금까지 임상시험에서 유방암 사망 증가 위험을 보인바 없다. 이에 관한 WHI 연구 결과에 의하면 에스트로겐만 쓴 HRT 여성은 유방암 진단이 23% 감소했고 유방암 사망 위험도 44% 낮은 것으로 나왔다.

이에 대해 FDA 국장은 폐경기가 여성의 기분 변화, 야간 발한, 체중 증가, 홍조, 이혼 등 삶에 심각한 변화를 유발하는 가운데 HRT는 여성을 우울증으로부터 구조하고 결혼 및 자녀를 보호하는 등 고령 여성의 건강 결과를 인구적 수준에서 개선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변화에 대해 오랫동안 저용량 질 에스트로겐에 블랙박스 경고 제거를 주장해 왔던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는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일례로 메드스케이프에 따르면 지난 7월 FDA가 개최한 전문가 회의에서 한 의사는 특히 질 에스트로겐 제품은 요로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성건강 치료제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질 호르몬 치료만 받아도 메디케어에서 연간 수십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는 연구 결과까지 있다며 경고 제거를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이를 논의하기 위해 FDA가 앞서 개최한 패널 모임은 정식 자문위원회가 아닌 점에서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FDA 국장은 자문위가 관료적이고 오래 걸리며 고비용에 종종 논란적이라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FDA는 제네릭 프레마린의 허가도 발표했으며, 보건부 장관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20종 이상의 다양한 HRT 제품이 있는 가운데 2002년 전에는 미국 여성의 1/4이 치료를 받았으나 현재는 20명 중 1명 미만에 그친다.

이와 관련,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HRT 시장은 작년 24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2033년까지 약 400억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북미가 최대 시장이지만 아태 지역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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